여담

어제 밤새고 이제 들어와 업로드하네요 오늘 결승전 예상글은 써놓긴했는데 일단 너무 피곤해서 한숨 자고... 일어나는대로 조금 다듬어서 되도록 경기시작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프나틱과 C9의 4강경기

제가 이전경기 댓글에서 ‘백종원의 골목식당 vs 맛집’ 이라 표현했던 것 기억하시는분은 기억하실것입니다.

이런식으로 표현하게 된 이유가 C9같은 경우 선수 하나하나의 체급은 다른 팀들에 비해 다소 밀리지만 이를 솔루션을 제시하는듯한 맞춤형 벤픽을 통해 유연하게 공략해나가는 난이도를 낮추고 가성비를 챙긴 프랜차이즈 식당과 같은팀입니다.

프나틱 같은 경우 유행과 메타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날고기는 신진세력들과의 경쟁에서 고유의 손맛과 뚝심 그리고 저력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맛집과 같은 팀입니다.

그럼 프랜차이즈 식당이 맛집을 이기는 이변을 만들기 위해 무슨수를써야할까요? 가능성있는 솔루션은 여러 가지 제시할 수 있습니다만 그중 C9이 어떤 방향성을 잡고 어느부분을 공략해 들어가는지 생각하며 보시면 조금 더 재밌게 게임 구도를 보실 수 있을것입니다.

1세트

프나틱이 블루진영을 잡고 게임이 시작된다.

C9의 조커픽인 질리언과 선공권을 잡을 수 있고 압박플레이를 불편하게하는 녹턴이 벤된다. 마지막으로 다소 의외의 선택이지만, 알리스타를 벤 하며 브라움의 티어를 낮추고 라칸의 티어를 높인다.

프나틱의 장점이자 단점, 캡스에게 일단 캐리챔프를 쥐어줘야한다는걸 이렐리아,아칼리,아트록스 순서대로 자르며 견제한다.

내가 이번 대회 내내 말하고있는점인데, 미드라이너가 쓸 수 있는 캐리력 높은 카드를 벤을통해 모두 닫는건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미드가 쌘 팀 상대로 블루진영을 내어주면 벤픽에서 변수를 두기 힘들다. 게다가 이게 미드,탑 스왑이 가능한 챔피언 위주로 선픽이 되던 흐름에서 이번경기처럼 최근 르블랑같은 픽을 박아버리는경우가 잦아졌다. 이러한 픽이 가능한 이유는 르블랑에게 살상력을 갖고 위협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캐리챔피언인 이렐리아와 아칼리가 후픽진영에서 고정벤처럼 여겨지는것도 유의미하게 작용하고있다고 생각한다.

이렐리아 아칼리 르블랑 중 살아남은 르블랑을 선픽으로 박아버리고 C9에선 정글에서 고티어의 신짜오를 가져오지만 알리스타가 벤 된 시점에 신짜오와 전투하기엔 좋지만 상대가 들어와주는 조합을 오픈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전투가 발생하기 위해선 팀적으로 먼저 싸움을 걸어줄 챔피언이 캐리라이너 쪽에서 필요해지게 되고 벤카드적인 이득을위해 뺏어오는 느낌이 다분한 브라움을 이른타이밍에 가져온다. 이 때문에 루시안의 티어가 다소 오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뽑지않았기때문에 르블랑 하나밖에 오픈되지 않은 시점에 카운터쳤을 때 효과적인 픽들을 이어간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오히려 C9이 브라움을 뽑은걸 확인했기 때문에 레오나에게 카운터당할여지 없이 라칸을 뽑아들고 자야를 뽑을수도 있었지만, 레클레스에게 캐리롤을 맡기기보다 상체싸움에 집중하기위해 원딜의 픽 순위를 뒤로 내리고 사실상 비 원딜을 사용하지 않는 레클레스의 특성상 탑 빅토르를 선픽한다.

-8강 아프리카vsC9 벤픽분석中-

지난 분석글에도 적었듯이 빅토르 선픽은 함부로 해선 안된다.

정글 서폿에서 먼저 상황을 발생시키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드에서 플레이메이킹적인 측면을 보강하면서 르블랑 상대로 버티는픽인 리산드라를 고른다.

원딜정글,원딜탑이 남은상황, 자야라칸을 굳이 줄 이유는 없기 때문에 자야를 벤 한다. 브라움과 더불어 루시안을 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벤한다. 잭스 벤은 따로 연습정보가 있던건지 알 수 없으나, 정글 잭스의 경우 그릇도 큰 편이라 브록사와도 잘 어울리고 신짜오 및 근접평타기반 챔피언들 상대로 이점이 있어 아마 본인들이 신짜오 상대로 카운터픽이라 연구중인 카드였던 것 같지만

문제는, 브록사가 리신을 고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구도에서 리신을 같이 벤하는것도 아니고 한수 다음 카드를 벤하는건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쓴소리를 더하자면 프나틱이 상대적으로 체급이 밀리는 C9상대로 잭스같은 조커픽을 첫경기부터 꺼낼 가능성은 더더욱 낮았다.

마지막으로 스니키의 드레이븐까지 벤되며 시비르,트타,이즈리얼을 나눠갖는 구도에서 C9이 트타를 선점하고 레클라스가 브라움상대로 시비르를잡게된다. 잭스벤이 무안해지게 브록사는 주력픽인 리신을 뽑게되고 모든 포지션이 오픈되고 C9은 빅토르 상대로 에코라는 해법을 제시한다.

AP기반챔피언, 브라움과 평타시너지... 에코가 분명 메타에 어울리는 챔피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극딜메타에서 선빵을 칠 수 있고 궁극기로 핑퐁이 가능한점 등 하지만 빅토르의 카운터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내 의견은 힘들다에 가깝다. 갱킹을 통해 압박을주기에 호응이 약하고 1:1 딜교구도에서 일방적인 이득을 보는것도 쉽지않고 빅토르의 중력장과 이동속도를통한 카이팅구도를 무너뜨릴정도의 지속딜이나 연속적인 대쉬능력이 충분하지 못하다고생각한다.

인게임 상황같은 경우 인베이드 성공으로인해 리신의 레드를 뺏어먹고 시작하긴 하지만 빅토르 상대로 뽑은 에코가 혼자 복귀텔을 사용한점, 브라움상대로 시비르가 선푸쉬를 잡는모습과 더불어 미드에서 르블랑과 리신의 깔끔한 갱킹을통해 플레이메이킹을 담당해야할 리산드라를 꺾어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뒤이어 연타로 딜갱이 들어가며 다소 무기력하게 게임을 풀어나갈 힘을 잃어간다. 그 직후 신짜오의 이번 게임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탑갱킹 시도가 대 참사로 이어지며 사실상 경기가 끝난다. 정화를 들고있는 잘 풀린 르블랑을 억제할 수단도 없고 버티면서 뒤를 바라보기에 트리스타나라는 보험이 있을진 몰라도 버텨줄 챔피언또한 없으며 한방 역전을 노릴만한 포텐있는 챔피언 또한 없는 상황에 전형적인 역전이 나올 건수가 없는 게임이였다.

적어도 프나틱과 같이 메타에 최적화되있는 팀 상대로 아무리 메타에 잘 맞고 가성비좋다한들 같은 맥락의 조합을 통해 정면승부를 거는 것은 체급 차이를 생각해보면 무모했다고 생각한다.

맛집과 프랜차이즈가 같은메뉴로, 맛으로승부보면 역시 이렇게되는구나 하며 경기를 보았다.

2세트

진영이 바뀌었지만 C9이 이렐리아 아칼리 르블랑을 자르게되는 말 그대로 기세에 밀린 모습을 보인다. 옌슨정도면 캐리픽을 못쓸정도의 선수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프나틱또한 진영만 바뀌었을분 벤픽을 똑같이 가져간다.

그리고 1픽 빅토르가 박힌다. 이건 보자마자 아, 원딜빅토르를 쓰는구나 싶었다. 스니키가 원딜빅토르도 연습했네 세상에, 라고 느꼈다 아프리카경기부터 지속적으로 말했던것처럼 빅토르는 선픽 막 박아도되는 무적의카드가 아니다. 그런 픽을 전력의 많은부분을 벤픽능력이 차지하는 C9이 골랐다는건 당연히 의심해야할 상황이였다.

알리스타가 닫힌 상황에 다시한번 라칸을 가져오고 이번엔 신짜오를 프나틱이 가져간다. 뒤이어 아트록스와 그레이브즈가 픽되며 아, 원딜 빅토르 거의 확정이네 라는 확신이 들었다 일단 정글 그레이브즈같은 경우 미드 메이킹챔피언의 화력적으로 아쉬운부분을 보조해줄수있다는 장점 때문에 등장할 수 있는 픽이기 때문에 빅토르와 아트록스를 케어하거나 상황을 발생시키기 부적합하다. 그럼 결국 뭐냐, 조합파워 없이 체급차이나는 프나틱이라는 강팀상대로 순수 실력싸움을 차포때고 붙을 가능성이 매우 적은 C9이기 때문에 탑 아트록스 정글그브 원딜빅토르가 확정되고 미드또한 빙결아리,여진리산드라중에 뽑겠구나 딱 그려지는 것이다.

아무튼 아트록스 상대로 카운터역할을 임팩트있게 보여준 IG의 영향일까 프나틱 또한 제이스를 기용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하며 선택한다.

이미 뽑혀있는 픽들만으로 상체에서 쌔게 부딪힐게 어느정도 정해졌다. 라칸과 더불어 자야를 세트로 구성하지 못하게 벤하고 신짜오 제이스와 데미지 벨런스를 맞춰주면서 강한 AP캐리카드인 신드라까지 벤하는 깔끔한 벤을 보여준다. 프나틱같은 경우 빅토르가 원딜로와도 상관없다고 여긴건지 원딜로 쓸줄 상상도 못한것인지 멀티스왑의 변수가 없는 서폿이 확실히 있는상황에 루시안과 드레이븐을 자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라면 원딜 빅토르라는 확신이 없더라도 멀티스왑의 변수와 조합적인 그림에서 라칸에게 카운터가 될 수 있는 레오나와 쓰레쉬,노틸러스,파이크중 하나를 벤 했을 것 같다. 확신이 있었다면 상대가 세트로 보여준 적 있는 아리와 리산드라까지 벤했을 것이다.

시비르를 통해 바텀에 힘을 빼고 팀적인 벨런스를 잡아가며 막픽으로 아지르를 뽑는 모습에서 역시 이 팀은 그냥 개썅마이웨이구나 그래서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구나 생각했다

인게임은 프나틱은 먼저 상황을 만들어줄 챔피언이 없고 씨나인의 레오나와 리산드라가 어떤 초반 움직임을 보이나가 포인트였는데 정글 그레이브즈가 10분넘게 성장에 집중하는 맞파밍구도를 보인다. 문제는, 선공권이 본인들에게 있는데 쓰지않은건 명백히 턴 낭비라는 것이다. 메이커,딜벨런스 다 잘 잡아놓고 12분에 라칸을 자르기 전까지 라인전 압박픽을 뽑은 상대와 굳이 맞파밍구도를 만들어준건 아직 벤픽의 방향과 플레이가 일맥상통하는수준에 이르지 못했음을 느끼게해줬다. 레오나의 궁극기가 없는 타이밍에 미드에서 괜히 간보다가 라칸의 궁극기에 의해 리산드라의 궁극기가 빠지며 한번 더 턴이 꼬이게 되는데 제이스가 내려와 킬까지 기록하며 게임이 유의미하게 무너지기 시작한다. 아지르를 잘 노려 잡아내긴 하지만 레오나가 잡히며 일방적인 이득을 굴려나가지 못하고 이런식의 흐름을 제일 좋아하는 레클레스가 바텀에서 운영적 이득을 취해버린다. 한번 컨셉을 놓친 컨셉조합이 저력을발휘할 가능성은 솔직히 거의없고 중간에 안해도 될짓을 하며 좀 던지긴 하지만 큰 틀에서 게임은 큰 변수없이 끝나게된다.

3세트

다시한번 프나틱이 블루진영을 잡는다. 아마 135세트를 프나틱이 진영선택권을 가졌었나보다.

첫 번째 벤 페이즈는 1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드 캐리챔피언중 2경기와같이 이렐,아칼리,르블랑 모두 닫는데에 힘썼고

그래봐야 좋은 카드가 너무많기 때문에 아트록스를 가져간다. 다시한번 신짜오와 브라움, 라칸과 빅토르가 선택되며 1경기에서 첫픽이였던 르블랑만 빼면 똑같은패턴이다. 2번째 벤 페이즈에 계속해서 견제받던 루시안을 3턴에 가져간다.

빅토르,아트록스,라칸 상대로 루시안 브라움이 한타단계에서 큰 이점을 갖는것도 카이사 자야 시비르 트리스타나 상대로 브라움이 바텀라인전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찍어누르기에도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같은 맥락의 벤픽이 이어진다. 컨셉이 있기는 한데 자극적이진 않은 무난한조합, 상대적 약팀인 C9입장에선 이정도론 힘들것이라 생각했다.

뒤이어 전경기 아쉬움을 표했던 잭스 벤을 리신과 함께하며 신짜오 상대로 브록사스러운 카드 뽑지 마! 라고하는 듯 하다. 아트록스와 빅토르가 이미 뽑혔고 상대 바텀이 루시안이기 때문에 후반 캐리싸움에서 밀릴 여지가있어 미드에서 후반도 바라볼 수 있는 안티캐리챔피언인 말자하와 체급이 낮은팀이 사용하면 버티기좋고 전술적으로도 좋은 우르곳까지 벤한다.

아무래도 아트록스 상대로 갈리오는 라인전단계부터 힘들것이라 생각했을까 AP 딜 벨런스를 잡아주고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는 리산드라를 다시 뽑는다

문제는, 1경기 리산드라를 가지고도 초반 압박을 당해 뭘 해보지도못하고 무너졌고 2경기엔 레오나와 메이킹역할을 나눴기 때문에 그나마 레오나쪽에서 변수가나왔지 사실상 리산드라가 먼저 뭘 보여주거나 든든히 버티는모습은 나오지않았다. 그런부분을 생각해봤을 때 3연 리산드라는 피했어야하지 않았나싶지만 그렇다고 질리언,말자하,우르곳까지 벤 된 시점에 미드에서 버티기 용이하면서 팀적인 조합 벨런스도 망가뜨리지 않는 챔피언이 딱히 떠오르진 않는다. 아리도 그브없인 화력적으로 애매하고 굳이 꼽자면 라이즈? 제이스를 고르게되면 숙련도나 실력적인면에서 압도하지않는이상 신짜오와 브라움으로 메이킹이 힘들어 경기를 끝내는 결정타가 부실해진다.

프나틱 입장에선 자야라칸을 굳이 안뽑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자야라칸을 구성하고 기껏 리신,잭스까지 다 벤하며 신짜오에게 힘을 주었더니 렉사이가 갑자기 툭 하고 튀어나온다. 3렙루트타기 괜찮고 AD기반 맞딜쌔고 핑퐁이 가능한 카드오픈 (덕분에 결승전 예상하는데 도움이되었다) 막픽으로 빅토르상대로 에코를 뽑는데 이는 1경기와 다를게 크게 없는상황이기 때문에 줄이겠다.

인게임단계에선 렉사이가 미드에 3랩 점멸갱을 시도했으나 의미없이 넘어갔지만 기껏 뽑은 루시안브라움이 자야라칸에게 솔킬을 당하며 게임의 포커싱이 미드에 집중되지만 C9의 노림수와 턴을 자연스럽게 흘려내는 사이 신짜오가 썩어간다**.** 결국 중 후반 한타를 해야하는 게임이 되고 끊어먹기가 아닌 이상 C9의 조합상 자야라칸의 캐리력을 받아쳐낼 앞라인이나 버금가는 중후반 캐리력을 지닌 챔피언이 없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얻어터지고 게임이 끝나게된다.

총평 및 소감

내 기준에 프나틱은 A-급 팀이고 벤픽구도에따라 A+급까지 기량이 올라가는 팀이다.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벤픽을 잘했다고 생각되는 C9조차 이런식의 정면승부를 거는걸 보면서 예전에 엄재경 해설님이였나 정확히 기억은 나지않지만 한창 탐정캐릭터로 물올라있던 김윤환선수가 패배하는 경기에서 한 멘트가 기억나네요 ‘아무리 정답을 딱딱딱 제시하는 명석한 두뇌의 명탐정이라도 대놓고 칼들고 죽이려드는 강도는 잡을수는 없거든요‘ 딱 그런 매치였다. 각 팀별로 조합적으로,팀적으로 상성적 우위를 두고 쉬운난이도를통해 플레이 완성도를 끌어올려 여기까지 올라왔으나 프나틱같이 개썅마이웨이 팀 상대로 정면힘싸움구도로 끌려가서 차포 땐 채로 붙어 3:0으로 장렬히 패배한 그림이라 느꼈다.

프나틱만큼 폼이 올라오진 않았을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체급적인 이점이 있던 아프리카가 16강, C9상대로 이런 스탠스로 전략적 변수없이 단순한 힘싸움구도로 유도할 수 있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거라 다시금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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