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잠시나마 붙잡아볼 뿐,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깨닫고는 금세 포기해버린다.
그리고는 받아들인다.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내 게으름에 대한 대가는 컸기에. 벗어나지 못한 채 받아들일 뿐이다.
나는 그렇게 조금씩 무뎌져만 갔다.
어느샌가, 파릇한 시절 느끼던 긴장감은 더 이상 느낄 수 없음을 알아차리고.
나의 인생은 저 밑바닥, 시궁창이라는 사실은 애써 무시하며, 당장 눈 앞에 비춰지는 화면에 순간의 감정을 결정시킨다.
스스로 일어설 힘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뒤부터는 창 밖의 풍경만 바라봐도, 나는 돌맹이 사이에 핀 해바라기만 못하다는 게 느껴졌다.
이 망가진 삶의 의지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먼 걸음이 필요해 보였다.
이제는 타인의 도움이 없다면, 아무런 변화도 할 수 없었다.
내 인생 절망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