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순이 가지는 의미(뇌피셜 다수)

반갑습니다. 참지않는 인영챤입니다. 롤에 흥미는 떨어졌지만 이 마약같은 게임 끊는게 안 되서 가끔씩 친구랑 한두판 즐기고있네요. 롤 대체 게임은 언제 나올까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솔로 랭크/자유 랭크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해야 하는 픽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합니다. 어떤 포지션이 먼저 나가는게 나은지, 그리고 픽 순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비판 환영, 단 공격적인 말투는 지양해주세요. 시작합니다.

롤은 조합 게임입니다. 이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겁니다. 그렇기에 일단 조합이 이쁘면 역전의 기회라던가 게임을 이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이 조합은 어떻게 맞추면 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1픽을 맞추는겁니다. 1픽은 보통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갈 수 있는 라인이 많거나 의외의 라인 픽으로 상대를 혼란줄 수 있을 때 -카운터 맞을 걸 감안하고 높은 벨류의 챔피언을 뽑을 때

하지만 솔랭일 경우 카운터를 맞게 되면 라인전 자체가 힘들어져 벨류 높은 챔프의 벨류를 뽑아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렇기에 보편적으로 솔랭의 1픽은 '카운터를 맞아도 상관 없는' 챔프가 뽑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랭의 1픽은 위에서 말했듯 '우리 조합의 선두 주자'가 뽑는 게 제일 좋습니다.

조합을 선두할 수 있는 라인은 미드, 탑, 정글이고 카운터를 맞아도 상관 없는 라인은 정글, 원딜이죠. 그래서 보통은 정글이 먼저 나가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나 솔랭일 경우에는 라이너 주도권이 정글 주도권과 거의 직결되기 때문에, 정글이 한 수 양보해 준다고 생각하고 먼저 나가는게 낫습니다.

정리하자면, 1픽은 압도적인 고벨류 챔프, 혹은 카운터를 맞아도 크게 상관 없는 라인이 뽑는 게 제일 좋다. 입니다.

그렇다면 왜 정글이 이런 경우일까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1. 정글은 라이너 영향을 많이 받는 라인이다. 2. 정글에서 지표가 막 좋은 챔프는 많이 없다.

정글 챔프가 그렇게 많은데 현재 정글에서 선픽 무난하게 뽑아 쓸 수 있는 픽은 애초에 많이 없습니다. 심지어 그 선픽의 카운터라 할지라도 정글이 일대일 하는 상황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상황에 2대 2+를 상정하고 해야 하는 라인인만큼 내 힘보다 라이너 힘이 더 중요합니다.

즉, 정글이 선픽 나가고 라이너가 라인전을 자력으로 졌으면 그냥 라이너 책임입니다. 이건 자연재해입니다. 정글이 어떻게 할 수 부분이 아님

와드 안 박고 갱 당했으면 그것도 라이너 잘못입니다. 이게 정글이 먼저 나간다는 뜻은 라이너가 최소한 지지 않는 라인전을 해주겠다는 암묵적 약속을 한겁니다.

이 암묵적 약속은 상대가 한두 번 정도의 갱을 오더라도 지켜져야 합니다. 왜냐면 정글이 먼저 나가줬기 때문에 내가 거의 모든 상황에 늦게 나갔고, 그 말은 라인 주도권과 시야 주도권을 꽉 잡고 있다는 말이 되거든요.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인데, 하고 싶은 걸 해도 됩니다. (이게 매우 중요) 후픽으로 나갈수록 상대한테 지지 않으면서, 우리팀 조합을 맞춰야 하는 픽의 난이도가 올라가게 되는데, 가장 먼저 나가는 정글일 경우 그런거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왜? 내가 먼저 나갔으니까.

예시로 먼저 나간 정글이 "교전 조합"을 선언하고 리신을 뽑았다고 가정하면, 밑에서 나가는 라이너들은 최소 "교전이 강하면서 라인전을 지지 않는 것." 으로 카테고리가 좁아집니다. 먼저 나가줬기에 이정도는 당연히 고려해줘야 하는겁니다.

반대로 먼저 나간 정글이 "내가 하이퍼캐리 할래." 를 선언하고 릴리아를 뽑았다면, 밑에서 나가는 라이너들은 "릴리아를 케어할 수 있으면서 라인전을 지지 않는 것." 으로 카테고리를 좁혀서 뽑아야 한다는 겁니다.

예시를 정글로 들긴 했는데, 다른 라인이 선픽 나가더라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1픽의 절대 권한은 하고 싶은 걸 해도 된다는 겁니다. (솔랭기준)

그러면 정글과 더불어서 1픽을 나가도 되는 라인이 있는데, 그 라인은 어디일까요? 바로 원딜입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1. 라인전은 서폿이 함 2. 좋은 챔프가 별로 없음

사실 정글이랑 결은 같은데, 이쪽은 서폿이 좀 착해야하긴 합니다. 원딜 자체는 좋은 챔프가 몇 개 없어서 그 챔프 뽑아도, 서폿이 상대를 덮어주지 못하면 원딜이 같이 썩어나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바텀의 상성은 정확히는 '원딜과 서폿의 조화'가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우리 원딜을 보고 우리 서폿이 '상대 바텀을 불편하게 하면서 우리 원딜과 시너지가 나는' 서폿을 뽑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렇게 정글, 원딜이 먼저 나가게 되면 최소 두 라인은 나중에 나갈 수 있게 됩니다. 나중에 나가는 게 가장 좋은 라인은 탑서폿입니다. 미드는 상성이 살짝 밀리는건 정글로 케어 하고 움직이면 되서 괜찮습니다.

여기서 나중에 나간다의 의미는, 아무리 말려도 지지는 않는, 그리고 무난한 상황에서는 이기는 라인전을 해준다는 전제를 깔아야합니다. 저티어가 후픽에서 제일 책임 없는 쾌락 많이 하던데, 후픽이 제일 자유도 없습니다. 참고로 5픽일 경우에는 '아군 조합을 덮으면서 상대 라인전을 이기는 픽'이 디폴트입니다.

즉, 늦게 나간 만큼 패배 책임을 대부분 제일 많이 떠안습니다. 왜 이걸 다들 모르나 싶어요.

정리하겠습니다.

1픽: 조합의 선두 주자, 자신이 하고 싶은 걸로 어떤 조합을 하고 싶은지 표현 2픽: 1픽의 조합과 시너지가 나는 픽 3픽: 1픽과 시너지가 나면서 라인전을 지지 않는 픽 4픽: 아군과 시너지가 나면서 라인전을 지지 않는 픽 5픽: 아군과 시너지가 나면서 라인전을 이기고, 게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픽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솔랭에서는 정글 원딜, 자랭에서는 미드, 탑, 정글이 먼저 나가는 게 제일 좋다. 2. 뒤에서 뽑을수록 카테고리가 줄어들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챔프의 폭이 줄어든다.

길게 쓴 글의 요약이 단 두줄이네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신이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카운터 쫄린다고 뒤에서 사리지 마시고, 그냥 제발 먼저 나가세요. 할 픽 정해 놓고 뒤에서 나가는거 이기고 싶어하는 솔랭 전사들한테 엄청난 민폐입니다. 어차피 당신이 하고 싶은 거 픽하면 그 하고 싶은게 탑 제리같은 미친 픽이 아닌 이상 어차피 후발주자들은 선발주자의 거룩한 희생을 받들어 최소 안힘들게 맞춰주는게 이 게임입니다. 제발 피해는 주지 말아주세요. 너 어차피 뒤로 가도 못이기잖아 라고 합리화하면서 자기도 뒤로 가서 이상한거 픽하고 못이기고 나몰라라 하는건 정당하지 않잖습니까. 그게 롤하는 사람 인성 평균이라고 믿고 싶지 않습니다 전.

그리고 챔프폭 좁아도 그냥 먼저 나가세요. 어차피 뒤로 가나 앞으로 가나 같은 거 할거면 아군을 위해서 그냥 앞에서 나가는게 무조건 좋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