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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프롤로그 느낌으로 써봤음

자유2일 전sdww
조회수 335댓글 6추천 2

춥다. 진짜 오랜만에 맛보는 북부의 날선 추위가 내몸을 애워쌌다. 얌전히 집에만 있을 것이지, 뭐하러 이 멀고 먼 북부까지 왔을까. 나는 속마음으로 과거의 나를 힘껏 저주하며 고삐를 잡아당겼다. "멈춰 팔로스. 저기 뭔가 보인다." 내 애마 팔로스가 힘찬 콧숨을 내쉬며 멈춰섰다. 나는 눈밭을 헤치며 산을 오른 팔로스의 검은 갈기를 쓰다듬고 안장에서 내렸다. 발목을 넘어 거의 무릎까지 닿을 정도로 쌓인 눈밭에 발이 푹하고 꺼졌다. 미친, 난 이런 오지에 대체 왜 온 걸까? "왜긴, 다 먹고살려고 이러는 거지." 염병, 진짜 돈벌어 먹고 살기 힘들다. 얼마 전에 돈만 안날렸어도 지금쯤 수도 카지노에서 떵떵 거리면서 놀고 있었을텐데. 에휴, 내 팔자가 다 그렇지 뭐. 별수 있나. 다시 개처럼 일해서 벌어야지. 방한용으로 산 곰가죽 망토를 조여메고 근처를 둘러봤다. 눈속에 파묻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히 주변에 사람이 지냈던 흔적이 눈에 띄었다. 불을 피우느라 사용한 나뭇가지 몇개와, 주변의 눈을 손으로 치워 쉬려고 사람의 손길이 닿은 흔적까지. 여기에 누군가 있었단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추격자가 붙는데도 흔적을 지우지 않다니. 하긴, 나였어도 이 북부 끝자락까지, 심지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 중턱까지 추격자를 보낸다고 생각하겠어? 중간에 오르다 늑대나 곰의 한끼 식사가 되거나, 눈속에 파묻혀 얼어붙어 몇년 후에 사냥꾼들에게 발견되거나, 둘중하나라고 생각하겠지. 뭐, 나도 그쪽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 오늘까지만 둘러보려 했는데.... 이런, 아쉽게도 흔적을 찾아버렸네? "자, 짤랑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구나. 내 라미아가 되어줄 녀석은 어디 있을까?" 나는 행운의 여신의 이름을 외치며 눈속을 헤집어 흔적을 드러냈다. 눈에 파묻혔지만, 그 위에서 흔적이 드러날 정도로 오랜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을 고려해보면, 여기서 휴식을 취한 이는 아직 멀리가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제까지 내리던 폭우가 그쳤지만, 제대로된 식량이나 식수를 구할 수 없어 멀리 이동하지 못했을테지. 그리고 눈이 무릎까지 차오른 눈길을 망가진 몸상태로 이동하는 건 자살 행위나 다름이 없으니까. "그럼, 저쪽이겠군." 흔적이 사라진 반대편에 있는 가파른 절벽길이 보였다. 그리고 멀지않은 곳에 이어진 조그마한 동굴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미치지 않고서야 성인 남자 보폭 보다 좁인 저 절벽길을 건너진 않았겠지만, 난 저런 도망자 놈들의 심리를 잘 안다. 어차피 잡히면 죽을 목숨인데 일단 어디로든 숨어야겠지. 나는 녀석이 발걸음을 옮겼을 걸로 예상되는 절벽길 아래를 조심히 내려다 봤다. 온통 새하얀 눈이 덮인 가파른 절벽을 보니, 오금에서부터 시작된 몸저림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후, 염병. 진짜 돈벌기 쉽지않네. 딱 저기까지만 확인하고 여길 떠야지." 나는 팔로스에게 싱호를 보내 대기 시킨 후, 최대한 몸을 밀착시켜 절벽길을 따라 내려갔다. 해변의 게처럼 옆으로 걷는 게 퍽 우스꽝스러운 꼴이었지만, 주변에 보는 사람도 없고, 죽지 않으려면 이 방법 뿐이었다. 몇십분의 씨름 끝에 나는 절벽길을 따라 걸어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아니 온건 좋은데 저길 다시 어떻게 올라가지. 이거 다시 돌아가는 것도 일이네.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앞으로 가보자고." 어둡고 칙칙한 동굴 입구를 보자, 뒤에 있는 절벽길에 대한 걱정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뭐, 며칠 동안 모습을 안보이면 구조대를 보내준다 했으니, 여기서 조난 당해도 괜찮지 않을까? 팔로스도 똑똑한 녀석이니 알아사 산을 타고 내려갈 테고, 아껴 먹으면 며칠을 버틸 비상식도 있으니 괜찮을 거다. 문제는 이렇게 개고생을 해놓고 목표를 달성 못 했을 때가 문제인 거지만. "자, 거지 같은 생각은 여기까지. 일단 일부터 끝내자고!" 나는 주머니에서 잡화점에서 사온 초를 꺼내 불을 붙혔다. 임시로 얻은 광원을 손에 쥐고, 그 흔한 박쥐 조차 나오지 않는 동굴의 그림자와 한몸이 되었다. ------ "어으, 추워죽겠네." 동굴 안은 따듯하지 않았다. 밖보다 추우면 추웠지, 절대로 그에 뒤처지지 않는 살벌한 냉기가 어디선가 자꾸 흘러들어왔다. 뒤통수 쪽에서 부는 바람은 점점 줄고, 앞쪽에서 부는 바람의 냉기가 강해지는 걸 보니, 어딘가의 출구가 있다는 말인데. 성가시게 됐네. 출구가 없는 동굴이었다면 궁지에 몰린 녀석을 손쉽게 잡을 수 있었을텐데. "어째 요근래에 일이 쉽게 풀린 적이 없냐. 어우 추워!" 진짜 더럽게 추웠다. 안 그래도 얼마 전까진 따듯한 동부와 남부에서 활동했는데, 갑자기 더럽게 추운 북부로 오니까 적응이 하나도 안되네! 빨리 일 끝내고 다시 남부로 넘어가야지. 남부 해안으로 가서 술한잔 하면서 바다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아, 생각하니까 침 고이네. 따듯하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남부의 포도주와 바다에서 낚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떠올리니 지금의 처지가 더욱 처량하게 느껴졌다. 며칠 내내 먹은 거라곤 보존식인 육포와 딱딱하게 굳은 빵 조각 몇개가 전부였으니, 남부의 호화롭고 다양한 식재료로 만든 휘황찬란한 요리가 그리웠다. "일 끝나면 남부로 가자.... 이제 눈은 꼴도 보기 싫다." 투덜거리며 어두운 동굴 안을 헤메길 몇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새하얀 광채가 눈에 들어왔다. 신의 인도를 받았다고 전해진 교황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나는 없던 신앙심도 절로 생기는 걸 느끼며 출구를 향해 달렸다. "어후 씨! 드디어 끝이 보이는구나!!" 뿜어져 나오는 빛무리로 달려나가자, 드디어 내 목표가 눈에 들어왔다. 동굴 끝, 출구에서 보이는 풍경은 꽤 볼만했다. 작은 공터에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이 함께 있었고, 동굴 출구 쪽에는 새하얀 머리의 노인이 숨을 헐떡이며 앉아있었다. 노인은 고개를 떨구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달려오는 내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담긴 새파란 눈동자가 내 시선을 마주했다. 공포, 혐오, 후회 등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거의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담긴 공허한 눈빛을 마주하니 기분이 묘했다. 다죽어가는 노인네를 강제로 데려가려니 마음이 조금 쓰렸다. 어떤 지역에선 부양하지 못하는 노인을 산에 갔다 버린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어서 뭔가 더 그랬다. 그런데 나도 먹고는 살아야지. 그리고 몇날며칠 개고생한 걸 떠올리니 양심의 가책도 깨끗하게 사라졌다. "에버리 제이 하베스트!! 정의의 철퇴를 받아라!!" 나는 노인의 이름을 힘껏 부르짖으며 달려나갔다.

히히 글 싸버리기

댓글

6
  • 2
    66모리02일 전

    소설이면 특히 요즘이면 하여금 오프닝으로 이목을 끌어야 하는데 첫 문단 이후로 더 이끄는 힘이 없을 듯 함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수 있는 오프닝을 생각해보길 추천 프로기준으로 평가했기때문에 아마추어면 신경ㄴㄴ

    • 38sdww1일 전

      오 좋은 의견 감사! 취미로 시작해볼려고!

  • 1

    님아 작품쓴거있으심? ㅈㄴ 잘쓰는데?

    • 38sdww1일 전

      이게 처음 쓴 글이야. 칭찬 감사!

  • 1
    42소월소월2일 전

    내가 이런 웹소설을 잘 안 읽어서 모르겠는데 비유를 섞으면 좀 더 글이 매끄러워보임 그리고 배경설명은 독백으로 하는 것보단 서술자가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해주는게 좋음. 몇달전까지 돈이 있었는데 뭘로 날려버렸고 그런식으로

    • 38sdww1일 전

      오 좋은 의견 감사! 이따 수정해서 좀 더 다듬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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