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에서 멈춘 지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유전이라기에는 과하게 작은 키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보일 수 있는 키면 만족할 수 있는데 왜...
키가 성격 변화에 한몫 했는지 어릴 때부터 수용하는 걸 먼저 배워서 대부분의 상황에도 긍정적으로 사고하게 되더라
160이면 뭐 어때 그냥 살아, 하면서
물론 자존감은 어쩔 수 없음
사실 키만 작았으면 다른 요소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했을 텐데 체형까지 말라서 의지가 안 생긴다.
나한테는 마른 체형이라는 게 남들에 비해 참 까다로운 편인데, 살 찌우려고 먹으면 소화가 안 돼서 토하고, 평범하게 먹으면 그대로 몸이 마른다
운동하면 좀 낫지 않냐, 할 수 있는데 시도조차도 쉽지가 않다
이미 키 때문에 자존감이 바닥 가까이서 기는 중이라 남들 시선이 약간은 신경쓰이고 무섭더라
말은 이렇지만 그렇다고 사회성이 개박살난 건 아니다. 먼저 말 거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지만
사실 그런 시선 견디면서 운동한다고 극적인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닌 게, 예전에 반 강제로 빡센 운동 몇 주 동안 해봤는데 결과는 그냥 체력만 조금 늘어난 수준이었다
그때 외적인 변화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몸이 단단해진 건 느껴졌는데, 정작 제일 문제인 체형에는 아무 영향도 못 줬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그냥 주어진대로 살자, 하면서 지내는 것 같다
자존감은 낮지만 그다지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뭐 누구들처럼 '노력도 재능이다'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려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