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하늘 끝자락 수면 위에 네가 비쳐서 나는 동틀 녘이 되어 너를 보러갔어.
아침 해를 등진 구름이 내지르는 소리를 무시한 채, 노을빛의 바람이 이끄는 대로, 나는 서쪽으로 떠올라 너를 만나러 갔어.
달밤의 고요함보다 서서히 달아오르길 택한, 벌판에 난 풀에 피어오르는 먼지가 네 긴 머리칼을 장식하며, 검게 물들어 지워지는 새벽과 함께 우릴 위한 행진곡을 불러.
난 황혼을 노랑게 지운 동틀 녘, 넌 새벽을 검게 물들인 밤하늘.
세상은 우릴 위한 무대가 되어주었어. 그들의 의지로, 더욱더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