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따뜻하다는 걸, 나는 오빠를 통해 처음 알았다.
뺨에 튄 핏방울이 뚝, 뚝 떨어질 때마다 내 안에 뭔가가 끓어올랐다.
아니, 무너져내렸다.
부드럽게.
조용하게.
“아프다”는 말조차 사치였던 어린 시절.
기억은 항상 시끄러웠다.
욕설, 구타, 깨진 그릇, 무너진 나.
엄마는 내 이름 대신 ‘미친년’이라 불렀고 아빠는 술에 취해 내 머리를 벽에 박았다. 사랑 같은 건, 그림책에나 나오는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그 속에서 단 하나의 온기. 오빠. 내게 이름을 불러준 유일한 사람. 내가 인간임을 기억하게 해준 존재.
그래서 나는…
부탁한 거야.
그들을 죽여달라고.
살인자는 나여야 했는데, 나는 너무 작고, 약했고, 겁이 많았다. 그래서 오빠를 망가뜨렸어.
“부탁이야, 오빠… 날 위해서, 살인자가 되어줘.”
그때부터였어.
내 세상이 조용해지기 시작한 건.
핏물이 번진 바닥 위에서 나는 처음으로 웃었어.
썸뜩하게, 그리고 달콤하게.
지옥은, 우리가 만든 거야. 그리고 나는, 이 지옥을 사랑하게 되었어.
이제 없는 소설도 ai로 만들어버리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