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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번역] 페이커가 없는 skt도 skt라고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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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Summer 7주차 수요일에 있던 SKT T1 vs Afreeca Freecs 경기날, "kkOma" 김정균 코치가 SKT의 미드 좌석에 앉아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았습니다. 여기 새로운 SKT 미드 라이너가 나타났다면서 말이죠.

이 유머는 그동안 SKT의 미드 자리가 거의 항상 페이커의 자리였기 때문에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페이커는 '그의 자리'에 지난 KT 와의 라이벌전 이후로 2주 동안 앉지 않고 있습니다.

그 페이커의 자리에는 전 Phoenix1 의 미드 라이너였던 "Pirean" 이 차지 하였는데요.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경기 전까지, SKT는 "Pirean"을 주전으로 쓰면서 HLE,BBQ,JAG, 심지어 상위 팀인 GEN.G까지 모두 이겨버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고대 그리스의 영웅이었던 테세우스의 배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테세우스는 죽어 없어진지 오래되었지만, 대 전투를 겪었던 그의 배는 박물관에 소중히 보관되어있습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의 선박은 점점 썩어갔고. 복원의 목적 하에 일부분들이 점점 바뀌어 갔습니다. 그 선박이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라고 말할 수 있는지, 아니면 전혀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더이상 그 배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부품이 아무것도 남지 않더라도, 테세우스에 대한 우리의 기억들이 그 선박의 정체성을 그의 배라고 유지시켜줄 수 있을까요? 이것이 여전히 페이커의 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스포츠에선, 팬들은 그 팀 자체라기 보다는 선수 개개인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페이커는 SKT와 지속적으로 같이가면서 이것을 초월하기도 하였습니다. 그의 팀 SKT T1 #2 (SKT T1 K, SKT T1) 를 창단한지 몇 개월도 안되서 최초로 OGN에서 개최하는 LCK를 우승하게 하고, LOL World Championship(롤드컵) 2013을 이기게 한 것도 페이커 였습니다. SKT가 2개의 롤드컵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게 도운것도, 2개의 MSI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게 도운것도, 5개의 LCK 우승 타이틀(2014~2017년 동안)을 달게 한것도 모두 페이커의 공헌이었습니다.

다른 동료 선수들이 더 많은 돈을 찾아 해외로 떠날 때에도, 페이커는 계속해서 SKT와 그의 고향 대한민국에 남아 있었습니다.

SKT는 페이커의 눈부시고, 초월적인 퍼포먼스들로 인해 난공불락이라는 팀 정체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SKT는 플레이오프 전이나 결승전 전에 매우 엉성해 보이더라도 SKT는 항상 이길 방법을 찾았습니다. 페이커는, 2017년 LCK Summer 결승전이나, 2017 롤드컵에서 우승을 따내기 위해 위기속에 허우적 대는 그의 팀을 강제로 캐리하는 것이 가능해 보였지만, 그와 SKT는 두번 모두 Longzhu 와 삼성에 의해 지게 되었습니다.

페이커는 현재는 전혀 최고의 선수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LOL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입니다. 현재 최고의 선수는 비록 현재 휴식을 선언하고 피로와 부상예방을 위해 주전에서 물러난 채로 있지만 RNG의 원딜인 "Uzi"에게 속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7월 21일 HLE와의 경기에서 부터는 Pirean이 페이커의 의자에 앉아서 떠날 생각을 않고 있고 페이커도 마치 Uzi 처럼 지금 주전에서 물러나 있습니다.(물론 피로나 부상예방때문은 아니지만)

이제 우리는 정체성의 문제라고 하는 범위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SKT가 과연 페이커 없이도 SKT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펴게 됩니다.

SKT가 간판스타를 주전에서 물리는 것으로 실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또한, SKT가 시즌 초나 중반에 포지션이나 독특한 로스터를 운용하는 것도 말이죠. 많인 커뮤니티들은 이미 "Wolf"가 정글러로 활동했던 것에 대해서 잊어버렸고, 피레안과 주전이 아닌 선수들을 기용 하는 것도 이미 MVP 와의 경기에서 (1:2로 패배했지만) 했지만 잊어버렸을 것입니다.

피레안은 이미 페이커 대신에 SKT의 부활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고 인정을 받고 있기는 합니다. 피레안이 주전으로 나서던 HLE vs SKT 때, SKT는 4승 7패였고, 플레이오프에 나갈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였고, 물론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지만, 잠재적인 승강전 후보였습니다. 피레안이 미드에 서기 시작하면서, SKT는 플레이오프의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듯 최근 아프리카에 패배하기 전까지 4경기를 연속으로 이겨내었습니다.

커뮤니티들에게 한마디 보내고 싶습니다. 페이커는 이전에도, 지금도 SKT입니다.

페이커의 플레이 스타일은 지난 몇 년간 SKT를 좌지우지 했습니다. 그 주변의 작은 조각들이 바뀌었지만, 그의 공격적인 라인전과 수동적인 사이드라인, 그리고 보조적인 역할의 정글러는 2015년부터 이뤄진 SKT의 방식이었습니다. 피레안은, 몇년전의 이지훈처럼, 페이커처럼 뛰어나진 않지만, 보다 안정적인 라인전을 선보입니다. 이지훈이나 페이커와는 다르게 피레안은 사이드 라인들에 보다 힘을 실어주면서, 블랭크가 정글링 하는데에도 도움을 주게 되었습니다. 블랭크가 피레안과 같이 경기를 할 때 더 잘 해보이는 것은 전혀 우연의 일치가 아니죠.

협곡에서 계속 페이커가 보이지않는 것은 현재 메타의 게임에서는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다른 상징적인 베테랑 플레이어들도 현재 스스로 주전에서 물러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프나틱의 "Rekkles" 처럼 말이죠. 피레안은 페이커같은 뛰어난 기량을 갖지 않았고, 페이커처럼 혼자서 게임을 좌지우지 할 수는 없습니다. 피레안을 기용한 뒤 일어난, 최근 아프리카 프릭스에게의 패배는 그가 SKT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닌 그저 일시적인 미봉책이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페이커가 없는 SKT는, SKT라고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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