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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현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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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히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글이므로 불편하시다면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현재 많은 분들이 SKT의 상황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e스포츠의 여러 관계자분들은 명실상부 다신 나오지 못할 수도 있는 최고의 팀인 SKT가 부진하는 모습에 많이 안타까워하시고

팬분들 또한 격려, 응원 그리고 걱정을 하시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비판과 비난도 같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SKT에 대한 분석글과 개인적인 생각을 쓰신 글도, SKT가 경기에서 패배할 때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달리는 몇백 개의 댓글들도, 좋던 안 좋던 SKT라는 팀은 항상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팬분들 중의 한 명인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매 경기가 끝나면 그날 경기를 치른 선수들 중 누군가는 엄청난 비난과 질타를 받게 되고,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과 뒤에서 기다리시는 코칭스태프님들의 매서운 피드백,

SKT 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다 공통되는 이야기일 것 입니다.

SKT가 경기를 하고 있는 시간에 공식 스트리밍 방송에 들어가 실시간 댓글을 보면 SKT의 경기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다수.. 거의 대다수의 분들은 정말 파도처럼 하나가 되었다는 듯이 SKT를 파헤치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ㄴㄱㅈ", "느그슼", "잼구 방출", "SKT 퇴물", "페이커 퇴물", "승부조작", "운식당", "트할머니 보쌈", "슼갈", "쿵쾅", "블랭크 3경기 내내 한 게 뭐냐" 등등

심지어 경기 들어갈 때 SKT 파이팅! 이 소리만 해도 슼갈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걷잡을 수 없는 비난들은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통제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거의 모든 공식 스트리밍 방송에서는 관리를 전혀 안 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오늘 챌린저스 경기에서도 챌린저스 경기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어제 있었던 SKT와 MVP 경기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계속하셔서

중간에 클템님이 경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을 하실 정도로 팬분들에게 SKT의 연패는 그만큼 충격적인 것 같습니다.

 

SKT의 밴픽을 보면서 저 이외에도 다른 분들도 같은 생각을 하실 수도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조합으로 누가 딜을 하고 어떻게 이긴다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SKT는 정말 말도 안되게 승리를 쟁취했고 모두가 졌다고 생각하는 경기도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 모두에게 충격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이기다 보니 롤드컵 3회 우승과 롤챔스 6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저는 SKT는 자신들만의 승리 공식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들은 알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방법이 승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란 걸 깨달은 것 같았습니다.

가끔씩 의아한 밴픽을 할 때, 알 수 없는 플레이를 할 때, 모두가 SKT의 밴픽과 플레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고

저 또한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은 '우리가 이런 식으로 플레이를 한다면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린 반드시 이긴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SKT는 피드백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왔었습니다. 후니와 피넛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피드백을 했었던 것을 관심 있으신 분들은

거의 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그런 방식이 후니와 피넛에게 악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십니다. 저도 약간 그렇게 생각하고요.

하지만 후니와 피넛의 공식 인터뷰 내용을 보면 SKT에서 정말 배운 것이 많다고 합니다.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92890&iskin=esports  (후니)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90461&iskin=esports  (피넛)

저는 이 인터뷰들을 보고 SKT는 정말 알 수 없는 뭔가가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외에도 SKT 출신의 선수들은 SKT에서의 생활이 영광스러웠다는 식으로 말한 기억이 있습니다.

페이커 선수, 뱅 그리고 울프 선수도 (그때 당시에) 인터뷰를 통해 김정균 코치님과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김정균 코치님이 SKT에서 나가신다면 본인들도 SKT에 남을 이유가 없다면서 김정균 코치님의 대한 확고한 믿음을 얘기한 기억이 납니다.

괜히 푸만두 코치님도 SKT를 왔다 갔다 하시는 게 아닐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단지 SKT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잘 해왔고, 다신 깨지도 못할 수도 있는 기록들을 만들었고 지금도 열심히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MVP와 1세트 경기 후에 김정균 감독님이 부스 안으로 들어오셔서 피드백을 하시면서 한숨을 푹 내쉬는 장면과 표정을 봤습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이렇게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생각보다 안 풀리고 최악의 상황으로 결론 지어져서 안타까움과 복잡한 감정의 표정이셨습니다.

2016 스프링 결승 우승 이후에 (당시에) 김정균 코치님이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습니다. 주춤하더라도 언제든지 응원해주시면은 이 자리에

언제든 올라오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SKT가 만약 이대로 무너지게 된다면, 정말 수고했고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지만 다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서 SKT가 새로운 부활을 알린다면 정말 수고했고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의 비판은 선수로서 견뎌야 할 무게고 버텨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비난과 비방은 자제해주시고, SKT 이외에 다른 모든 팀들도 끝까지 응원하고 지켜봐 주시는 것이

e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낱 롤을 좋아하는 플레이어가 쓴 형편없는 긴 글을 끝까지 봐주셨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의 주관적인 생각만 쓰인 글이라서 읽는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2018년 한 해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LCK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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