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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명작] 브론즈5가 들려주는 내핵이야기 5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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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즈5가 들려주는 내핵이야기] 5









장전동자취방 편.




 




독고다이.









혼자만의 길을 걷는건 힘든일이다.









아무도 의지할 사람없이, 고난과 역경속에도 자신의 길을 걷는건 대단한 의지력이 필요하다.









내가 이 길을 왜 걷고있는 걸까 수십번의 의문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기도하고,









포기하면 편할텐데라고 생각에 가끔은 고개를 떨구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걸어나가는 사람을 우리들은 '장인'이라고 부른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필자가 보았던 트롤러들 중 가장 장인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자의 이야기이다.









소환사의 스펠은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









점화, 점멸을 들면 '나는 정신병자라 적 라이너와 영혼의 맞다이를 깔테니 정글이 알아서 커버를 쳐줘라'라는 뜻이 있고









텔포, 점멸을 들면 '나도 정신병잔데 적 라이너에게 질것같으니까 봇에 텔타고와서 어시먹고 클테니 와드 잘박아라'라는 뜻이 있으며









탈진, 점멸을 들면 '나 역시 정신병잔데 적 라이너한테 탈진걸면 정글이 와서 딱 막타만남게 양념쳐라'라는 뜻이 있고









힐, 점화를 들면 '토끼인간 공략봤다. 내 손은 브론즈지만 토끼인간 공략봐서 스펠은 다이아니 지금의 나는 플레티넘실력쯤 된다.'라는 뜻이 있으며









리바, 텔포를 들면 '나 미드달림 ㅅㄱ'라는 심오한 뜻이 있다.









이런 다양한 스펠 선정이 존재하지만, '장전동자취방'의 스펠 선정은 누구보다도 특이했다.









'리바이벌, 이그나이트'









그 특이한 스펠 선정에 매 판마다 픽밴창에는 '아' 라는 한숨이 가득찰 수 밖에 없었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관운장' 이라고 할수 있겠다. 









일반적인 라이너들처럼 라인에서서 파밍을 하기는 하지만 적 챔프와 마주치게되면 돌변해버리는데,









고래까와의 의지를 이어받은 듯이 하이그나이트를 선사해주는 것으로 적과의 일기토가 개전했음을 선포한다.









그리고, 그는 화려한 컨트롤로 적을 무자비하게 썰어버리거나 무자비하게 썰려버리는 모 아니면 도의 플레이를 해버린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전형적인 탑신병자겠구나 싶어 앞에서 언급한 '관운장'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에 대해선 단호히 아니라고 말할수있다.









그는 일기토를 할땐 절대로 뒷무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에게 등을 보이는 건 전사의 수치이므로.









죽을 체력이 되더라도 절대로 등을 보이지 않았으며,같이 싸우는 아군을 버리고 도망가는 졸렬한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전장은 그 어떤 곳보다도 신성한 곳이였고, 전장에서 최선을 다해 서로를 부딪히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우였기 때문이다.









전장에서 모든 것을 태워버린 내일의 죠처럼 장렬히 산화해버리는 것이 그만의 싸움 방식이였다.









일기토에서 승리하면 패한 적의 시체가 사라질때까지 기다려 패자에 대한 예를 표한 뒤 유유히 집으로가는 포탈을 타며 승리를 만끽하고,









패배하게되면 리바이벌로 빠르게 부활해서 다시 전장에 발을 들여, 재차 적과의 일기토를 알리고 아군의 화면에 빨간색의 무언가가 죽었다는 창을 띄우는데









이미 픽밴창에서 터진 멘탈이 재차 폭발한 아군들의 탈주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그가 보여준 진정한 남자의 싸움은, 현지인들에게는 저게 뭐하는 병신짓이냐는 생각이 들게 했지만, 몇몇 트롤러들에게는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한다.









템선정도 기가막혔는데,









챔프가 ad위주인지 ap위주인지는 그의 템선정에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그의 소환사 계정으로는 ap 아이템을 살수없게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챔피언을 하건 절대로 ap 아이템을 올리지않으며, 그가 사는 2티어 신발은 언제나 신속의 장화 뿐이었다.









특히 말렛과 루난의 허리케인을 선호했는데, 무슨일이 있어도 근접챔프일때는 말렛을 원거리챔프일때는 루난을 올리는 정신병을 보여주었다.









이 트롤러 새끼가 얼마나 죽었는가 보려고 탭창을 여는 팀원들에 입에서는 당연히 욕지거리가 나올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열정의검과 민병대신발로 달리는 트롤러는 정석중의 정석이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 정신병자는 죽어도 죽어도 끝까지 공템을 올려서는 일기토를 벌이니 말이다.









덕분에, 매판마다 팀원들이 어머니를 분해한 횟수가 수십번이 넘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하지않고 묵묵히 남자의 일기토를 하러 전장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절대로 도움을 요청하는 핑을 찍지않았으며, 물러가라는 핑도 찍지 않았다.









이그나이트 리바이벌은 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패배와 떨어지는 mmr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고, 적과의 전투에서의 죽음을 명예롭게 받아들이고 새로이 도전하는 전쟁의 화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결국 현지인들은 그의 존재를 어쩔수없이 일어나는 자연재해로 여기고, 그와 같은 팀원으로 배치된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장전동자취방'









이 남자는 게임을 할때도 게임을 하지 않을때도 절대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브론즈5가 폭발할때까지 트롤러들끼리의 커뮤니티에도 절대 참석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영혼을 걸고 싸워나갔는데 매판마다 성의를 다해 플레이했으며, 









결코 미드를 달리거나 팀원을 방해해서 팀원을 버리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









롤이라는 게임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 아닐까.









현재 닉변을 한 그는, MMR 79점대에서 아직까지도 영혼을 건 일기토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I am the bone of my sword.









(나는 검의 골자)




몸은 검으로 되어 있다.









Steel is my body, and fire is my blood.




(강철은 나의 몸이며, 불은 나의 피)




피는 철이며 마음은 유리.









I have created over a thousand blades.




(나는 수많은 검을 만들어 왔다.)




수 많은 전장을 넘어서도 불패.









Unknown to Death. 




(죽음도 알지 못하고,)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Nor known to Life.




(삶도 알지 못한 채.)




단 한 번도 이해받지 못 한다.









Have withstood pain to create many weapons. 




(수많은 무기를 만들기 위해 고통을 견뎌 왔으나)




그 자는 항상 홀로 검의 언덕에서 승리에 취하며 









Yet, those hands will never hold anything.




(그럼에도,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니)




따라서, 그 생애에 의미는 없으니.









So as I pray, unlimited blade works.




(그렇기에 나는 바란다, 무한의 검제(劍製)를)




그 몸은, 틀림없이 검으로 되어 있었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으로 되어 있다.









전장의 일기토에서는 죽음이 두렵지 않은 백전노장이되어 끝내 동귀어진하는 최고의 전사라 평하겠다.









장전동자취방편 끝.









(출처:디시인사이드 리그오브레전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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