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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재업> 새로운 전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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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통폭발 기둥에 관련하여 수정

*캡쳐본 추가

 

안녕하세요. 11월 4일 벌어진 대망의 롤드컵 결승전! SKT와 삼성의 매치업에서 삼성이 엄청난 경기력으로 SKT를 3대0으로 꺾으면서 작년의 복수에, 완성하지 못했던 기적을 완성하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완벽한 정석 운영을 통한 승리, 앰비션의 1깃 2창을 통한 입롤한타 등 명장면이 이번에도 많았지요. 

 

이번 분석에서는 3세트를 파보도록 하겠습니다.

 

<3세트>

밴픽구도는 기본적으로 양쪽 다 한타조합을 짜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SKT가 레오나를 뽑았고, 캐리력이 다소 불안정한 카르마를 픽한 이상 안정성이 떨어지는 조합은 SKT 쪽입니다. 열광레오나의 임무는? 초반부터 상대방을 파괴하는 말 그대로 터트리는 것이죠. 무난하게 흘러가게 된다면 삼성이 유리해지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카르마는 일반적인 미드라이너와는 조금 다른 성향, 말 그대로 불안정한 딜링 능력으로 인한 캐리력이 강제로 떨어지게 되고 후반으로 넘어가면 갈수록 삼성의 조합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종합해 보자면 삼성의 조합이 매우 단단해 보였기 때문에 밴픽에서는 삼성이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누누히 말씀드렸으나 SKT의 조합은 기본적으로 초반에 터트려야만 하는 조합입니다. 열광 레오나의 임무는 봇을 파괴하는 것이지만 상대 조합상 그것이 쉽지는 않죠. 그래서 SKT는 위의 상황처럼 바루스가 아닌 다른 곳에 균열을 내는 것에 성공하면서 초반 스노우볼링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굴리고 있습니다. 트런들과 카르마는 완전히 괴물이 되었고 첫 번째 포탑도 가져왔습니다. 삼성의 라이너들은 바루스를 제외하면 성장이 한차례씩 말렸고 무엇보다 초가스가 힘든 상황입니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SKT의 초반 스노우볼링에 의해 무난히 삼성이 지는 각이 나옵니다.

 

SKT의 조합의 초반 장악력은 매우 매섭기 때문이죠. 그러나 변수가 발생합니다.

 

SKT의 스노우볼링에 1번 제동이 걸립니다. 용 사거리에서 블랭크가 크라운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잡혔고, 잠깐 있었던 봇교전 이후에 로밍을 왔던 카르마가 잡혔습니다. 골드차가 좁혀졌고 이후 삼성은 포탑을 밀어내는 데 성공, 전령을 내주긴 하지만 삼성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SKT의 초반 스노우볼링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도 삼성의 의도는 성공적입니다. 어차피 삼성의 목적은 중반까지 게임을 끌고 가는 것이니까요.

혹시나 언급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트리스타나가 바루스를 방생한 것은 딜계산이 어긋낫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다시 보시면 바루스가 실피인 상황에서 트타가 궁을 쓰는데, 이후 방어막과 룰루의 실드를 받아서 죽지 않았습니다. 뱅이 킬각을 봤기 때문에 궁을 쓴 것이고, 결과적으로 실수이긴 했습니다만 삼성 봇듀오가 대처를 잘했구나라고도 보는 것이 맞는 플레이였습니다. 이후 시간이 꽤 지난 이후에 카르마가 로밍을 온 걸 삼성이 잘 노렸기 때문에 방생이 카르마가 잡힌 거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룰러의 피는 궁에 원콤, 그러나 2실드의 위엄"

 

                                                               

스노우볼링에 1번 제동이 걸리고 시간이 흘러가기는 합니다. 포탑도 2개를 내주면서 오히려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SKT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삼성의 조합이 후반에 더 강하다는 것은 신경쓰지 않고 다시 한 번 시도합니다. 바루스가 무리하게 포지셔닝을 잡고 있는 걸 놓치지 않고 빠르게 점사, 한타를 승리하고 이후 바론을 취합니다.

트타의 포지셔닝을 보시면 바루스보다 매우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바루스에게 잡히지 않고 제일 먼저 끊어낼 수 있었습니다. cc연계가 빈틈없이 들어간 것도 있었고, SKT의 스노우볼링에 제동이 걸리긴 했었지만 챔피언 간의 성장 차이가 있었던 것도 컸지요. MVP를 수상한 룰러가 실수한 몇 안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스노우볼링 조합은 단 1번의 실수라도 치명적"

 

SKT의 스노우볼링에 가속이 붙었습니다. 거칠 것이 없습니다. 바론을 취한 이후 포탑을 전부 깎아냈고 미드 2차에서 여유롭게 공성을 하죠. 트타도 괴물이고 트런들도 확실하게 탱이 됩니다. 누가 봐도 무난하게 SKT가 승리하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러나, 이 장면 이전에 있던 한타에서, 그리고 이 장면으로 SKT의 스노우볼링에 2번째 제동이 걸립니다. 이 장면 이전에 벌어졌던 한타에서 삼성이 격렬하게 저항하며 SKT를 잠시나마 뒤로 물렸고 초가스도 아슬아슬하게 살아갔는데, 이후 그라가스가 다소 무리하게 들어가면서 결국 잡히고 맙니다. 이 장면으로 삼성은 미드 2차 포탑을 지켜내고, SKT의 첫 번째 바론 버프 공성을 성공적으로 멈춥니다.

 

스노우볼링 조합은 소위 말해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들 합니다. 실수가 없다면 주어지는 것도 매우 많지만, 반대로 그 과정에서 실수가 수반된다면 잃어가는 것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상대가 정석한타조합을 짰다면 실수는 더더욱 스노우볼링 조합에게 치명적입니다. SKT는 다소 기분나쁘게 그라가스가 잡히며 약간 정체가 되긴 했지만 2번째 바론 타이밍을 노립니다. 2번째 바론 공성까지는 성장 차이 덕분에 한타조합이냐 스노우볼링조합이냐 차이는 별로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은, 시간을 번 것만으로도 성공했습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겨냈습니다.

 

                                                                           "과연 정말로 트리스타나의 잘못일까?"

 

아마 3세트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장면 중에 하나겠지요. 일단 이 한타가 아니라, 전체적인 운영의 틀에서 다시 한 번 게임을 되돌아 보겠습니다. 한타를 분석하기 전에요.

 

- 트런들이 뒤를 봐주고 있고, 삼성 팀원들도 분산되어 있고, 바론 체력도 3천, 굳이 한타를 회전해야 할 이유가 있었는가.

 

SKT는 대지용과 화염용 2개를 먹었습니다. 카르마와 같은 광역향로도 있어서 오브젝트 사냥이 "정말로" 수월합니다. 그 말인 즉슨, 굳이 바루스를 물지 않았어도 바론을 그대로 버스팅했으면 SKT가 그대로 끝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한 마디로, 굳이 한타를 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골드 차, 트런들과 트리스타나의 성장을 감안한다면 사실 SKT가 바론도 치지 않고 여기서 성급하게 한타를 걸 이유? 저는 별로 찾지를 못했습니다.

 

어차피 포탑관리 상황도 수월하고, 바론 사냥에도 최적화되어있는데 뭣하러 삼성에게 확률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길을 열어주는가?

 

스노우볼링 조합이 생각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될 점이 있습니다. 한타보다 운영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스노우볼링 조합의 이점은 계속해서 오브젝트를 취하고 상대와의 차이를 더욱 벌려서 한타 잠재력 관계없이 그냥 챔피언간의 압도적인 성장차이, 포탑 관리 상황으로 한타 잠재력을 완벽히 찍어누르는 것에 쟁점이 있습니다. 즉 상대에게 1%의 확률이라도 쥐어주고 싶지 않다면 한타를 걸어주기 보다는, 오브젝트를 사냥하여 포탑 공성에 더 신경을 써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SKT는 충분히 한타를 걸지 않고 바론을 사냥한 뒤 운영에 들어갔더라도 이 경기를 매우 수월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삼성에게는 포탑이 전부 밀리고 운영을 당해 이도저도 못하고 말려죽는 것보다 SKT가 이렇게 한타를 거는 것이 조금이라도 확률이 높지요.

 

자 이제는 이 장면으로 다시 한 번 넘어와 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여기서 트타가 바루스를 밀어내지 않았더라도 바루스가 점사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근거로,

1. 바루스는 방어막 ON, 근처에 룰루의 서포팅도 가능

2. SKT 또 다른 딜러 카르마는 만트라q를 쓰는 대신 광역 쉴드를 써주었기 때문에 추가 딜 지원 불가

3. 그라가스의 술통폭발이 일어나는 순간 후니의 기둥이 바루스의 토스를 방해(술통폭발이 벽에 맞았다는 말도 있으나 저는 이렇게 보았습니다)
- 그리고 어느 쪽이든 결국은 토스 실패

 

다시 한 번 보시면 아시겠지만, 믿기시지 않으시겠지만, 술통폭발이 일어난 직후 바루스가 토스되려는 찰나, 잘 보이시지 않겠지만 후니의 기둥이 세워지면서 바루스의 토스가 막힙니다. 정말로 0.1초의 짧은 순간이었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순간입니다. 트리스타나의 궁극기로 인한 방생이 우리들의 눈에는 조금 더 잘 보이는 근거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시 한 번 리플레이를 돌려보면 아시겠지만 정말로 간발의 차이로,

 

그라가스의 술통폭발이 들어간 이후 후니의 기둥이 하필 바루스의 후방쪽으로 세워지면서 토스되고 있었던 바루스를 멈춰세웠습니다. 이미 이 시점에서 트런들의 기둥때문에 트타의 시야는 방해가 되고 딜 또한 부족하여 바루스를 점사할 수는 없습니다. 즉 바루스를 밀쳐내서 조금이라도 딜로스를 만든 트타의 판단은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저는 이 부분은 그냥 SKT 팀원들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라고 정의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설령 술통폭발이 벽에 맞은 것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후니의 기둥 위치는 바루스 점사를 방해하는 위치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지요. 기둥에 끼인 것도 아니고 바루스가 기둥을 타고 기둥 뒤로 넘어갑니다.

트리스타나는 바루스를 점사하기 위해 앞점프로 호응을 한 거 같은데, 스킬 사용의 "이유"는 될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결국 쓰로잉이 되었습니다.

 

 

삼성에게는 기회가 왔습니다. 카르마의 광역 쉴드가 빠졌기 때문에, 그리고 q로는 딜링도 부족하고, 초가스가 침묵+포식을 써서 트타를 점사, 이미 진입한 뒤가 없는 레오나도 그대로 전사하고 맙니다. 이 장면을 보자면 그라가스의 술통폭발로 그대로 바루스가 토스되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참으로 많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SKT의 봇 듀오를 점사한 삼성은 이후 바론을 사냥, 블랭크의 바론 스틸마저도 완벽하게 저지해내고 두 번째 바론을 취득하는 것에 성공합니다. SKT는 이미 이길 확률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 두 번째 바론을 사냥하고 끝내는 것이 SKT의 시나리오였는데, 그러지도 못했고, 삼성의 조합상 매우 많이 피곤해지게 되었습니다.

 

 

삼성이 바론을 취득한 이후 매우 숨가쁘게 전황은 흘러갑니다. 이후에 삼성은 역으로 스노우볼을 굴려 그라가스와 카르마를 점사해내고 그대로 게임을 끝낼 찬스를 잡지만 트런들이 괴물같은 탱킹을 보여주고 트리스타나도 딜링을 어느정도 해내면서 게임이 끝나지는 않고 쌍둥이 포탑까지 내주는 선에서 SKT가 아슬아슬하게 게임 오버를 막아냅니다.

그 와중에 트런들의 맹활약은 인상적이네요. SKT가 이후 장로 주도권을 잡기는 했습니다만 애초 조합 컨셉은 스노우볼링 조합. 장로 버프는 짧은 편이고 전반적으로 SKT에게 상황이 매우 많이 암울해졌습니다. 삼성은 시간이 흘러가도 나쁠 것이 없는 조합, SKT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빠지는 조합입니다. 초반에 망했나 싶던 초가스도 전부 회복을 했습니다.

 

 

트런들이 기적적으로 삼성 팀원을 잡아내기 이전에 있었던 이 장면은 천하의 그 페이커 선수도 "흔들리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카르마는 탱커가 아닙니다. 점멸은 있으니 핑퐁을 시도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그라가스가 잡힌 이상 기본적으로 앞으로 나가지 않고 팀을 서포팅 해주며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맞습니다. 카르마가 앞포지셔닝을 하자 삼성은 귀신같이 초가스의 침묵+포식과 추가 딜 연계로 카르마를 폭사시켜버립니다. 이 데스 이후 SKT가 쌍둥이 포탑까지 밀리게 되고 삼성은 불리했던 전황을 순식간에 역전시킵니다.

 

                                                                         "요우무와 부패의 사슬, 정반대의 결과."

 

SKT가 장로 버프를 취득하기는 하지만 장로버프시간도 짧고 삼성의 조합 역시 대치전에서 약한 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미드 2차를 공성하는 것에 그칩니다. 이후 빠지는 상황이었죠. 네, 이 장면에서도 전 장면들 만큼은 아니지만 말이 약간은 나왔던 걸로 아는데, 별 말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바루스가 슈퍼플레이를 했습니다. 룰러 선수가 여기서 귀신같이 각을 봤던 것이 매우 신기하게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SKT의 에이스는 결국 페이커, 당시 점멸이 실쿨이었던 지라 빠질 수도 없고, 트타가 궁 거리를 재려다가는 트타도 그대로 휩쓸릴 가능성이 있는지라 이 장면은 그냥 삼성이 정말로 엄청나게 잘한 플레이라고밖에 볼수가 없습니다. 롤드컵 내내 SKT를 이끈 페이커 선수의 몇 안되는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향로가 터졌습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향로가 없는 이상 트타는 바루스보다 노딜, 나머지 3명은 그저 탱커일 뿐입니다. 삼성이 그대로 넥서스로 진격하여 게임을 끝냅니다.

 

종합하자면

1. SKT는 본인들의 조합 컨셉대로 스노우볼링 조합을 깔끔하게 살리지는 못했지만 두 번째 바론 타이밍에서 게임을 끝낼 찬스를 잡았다.

2. 버스트를 감행하지 않고 한타로 회전.

3. 그라가스의 술통폭발+ 트런들의 기둥 호흡 오류(술통폭발이 벽에 맞았더라도 트런들의 기둥에 바루스가 끼지 않고 뒤로 타고 넘어가게 됨)

4. 큐베의 슈퍼플레이+바루스 점사에 호응한 뱅 폭사(과감하게 트타에게 포식을 사용)

5. 룰러의 앞 점멸+부패의 사슬 이후 게임 오버.

 

라고 할 수 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2번이 가장 아쉬운 순간입니다. 무난하게 운영으로 들어갔다면 삼성이 말려죽었을 거 같은데 굳이 한타를 해줘야 했을까요? 완벽을 추구하는 팀이 SKT였는데요. 5번도 페이커 선수 입장에서는, 점멸이 실쿨이었으니 아쉬운 순간이었겠군요.

이번 세트가 끝나고 저 역시도 뱅 선수가 패배의 제 1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패배의 원인을 단순히 뱅 선수의 트리스타나라고 단정짓기에는 SKT의 호흡이 어긋난 장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분석을 뱅 선수에게 맞추기보다는 SKT가 바론 버스팅을 끝까지 하지 않은 것, 그리고 술통폭발 등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이 경기를 분석하고 싶었습니다.

 

삼성 갤럭시, 그들은 1년 전 결승 무대에서 패배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이후 그들은, 화려하게 완벽하게 똑같은 상대를 제압하고 끝난 줄 알았던 기적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전설이 등장했습니다. 새로운 멤버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은 "Samsung Galaxy" 입니다.

 

 

그저 페이커 선수와 SKT T1의 다른 모든 선수들(후니,피넛,블랭크,뱅,울프)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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