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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이미 1세트에서 망조의 조짐이 보인 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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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롤드컵 8강에서는 열세라고 평가받았던 삼성이 "그" 롱주를 3대0으로 잡아내는 대이변을 일으켰는데 그래서 한번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1세트>네. 롤드컵은 7.18 버전으로 진행되는 거 알고 계시죠? 7.18버전은 뭡니까 당연히 향로메타입니다.  보통 상대편에 향로폿이 나오면 향로폿으로 대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긴 하죠. 밴픽을 보시면 양측 모두 양대 향로 서폿인 잔나와 룰루를 밴했습니다. 이쯤 되면 쓸만한 향로포터는 라칸과 타릭 정도가 남게 되겠죠. 소라카나 소나 같은 경우는 너무 리스크가 크니 양 쪽 다 고려를 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여기서 의외인 것은 롱주의 쓰레쉬 픽입니다.

쓰레쉬라는 픽 자체는 초반 스노우볼링을 굴리기 너무나 좋은 챔피언이 맞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30분 넘어가는 일이 흔한 7.18버전 롤드컵에서 아무리 플레이에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쓰레쉬를 뽑은 건 상당히 리스크가 커 보였습니다. 굳이 타릭을 뽑지 않고 쓰레쉬를 뽑은 이유는? 아마 롱주가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어느 정도는 압도할 자신이 있었다는 얘기이겠지요. 종합하자면 롱주의 조합은 초반에 끝내지 못한다면 쓰레쉬와 잭스가 한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힘든 조합입니다. 극 스노우볼링 조합은 아니지만 삼성의 조합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맞지 않았던 커즈와 비디디의 호흡 -

 

롱주는 잭스 선픽을 하고 케넨 픽으로 카운터를 맞았고, 자야-쓰레쉬 조합으로 라인전이 다소 약하다고 볼 수 있는 트리라칸을 압도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미드라인이겠죠. 미드 라인은 비디디가 생각보다 처음부터 크라운을 솔킬내면서 기분 좋게 풀립니다. 그리고 두 번째 갱킹. 크라운이 여기서 020을 기록했다면 분명히 롱주는 완전히 터진 미드라인을 중심으로 반반을 가고 있었던 탑과 바텀을 일사천리로 풀어냈을 겁니다. 롤이라는 게임에 있어 한 라인이 우세를 확실하게 점한다는 것은 그만큼 운영이 쉬워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두번째 갱킹장면을 보면 자르반이 대격변을 시전하고 비디디의 궁극기가 실쿨이었던 것 때문에, 크라운을 마무리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후에 앰비션이 센스있게 비디디를 역으로 잡아내고 균형을 맞추게 되죠. 어떻게 보면 위의 장면 저것 하나로부터 롱주의 3대0참패는 그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초반에 크라운을 말리지 못한 대가, 삼성의 의도대로 시간은 흘러간다. -

 

두 번째 갱킹이 실패하고 비디디가 역으로 잡히고 이후에 앰비션이 탑 갱킹도 성공시키면서 롱주의 구상은 생각보다 이미 많이 꼬인 상태입니다. 애초에 잭스로는 케넨 상대로 우위라인전을 가져가기 힘들고 바텀도 트리라칸 조합을 상대로 파괴력있는 라인전을 보여주지도 못했습니다. 유일하게 상황이 좋았던 미드는 터트릴 뻔하다가 다시 반반 구도로 되돌아갔습니다 잭스와 쓰레쉬는 후반으로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힘이 빠집니다. 어느 한 라인도 이기고 있는 라인이 없습니다. 이미 16분 단계에서 삼성과 롱주의 조합, 라인 상황을 되돌아 봤을 때 "어느 한쪽으로 주도권이 확실하게 넘어온 라인이 없다"는 롱주가 가장 피하고 싶었을 상황, 삼성이 가장 바랬을 상황입니다. 초반 스노우볼에 중점을 둔 조합이 초반에 끝내지 못했을 때 되돌려 받는 대가는 매우 크게 굴러오기 때문입니다.

 

                                                         - 난타전, 삼성이 가장 바랬던 구도. 이미 경기는 40분을 향해. -

게임 중간에 롱주가 입롤한타급 한타실력으로 4대1을 교환해내는 장면도 나옵니다. 저 스코어는 실제로 4대1교환 직후의 스코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7.18 버전에서 향로가 있고 없고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이며, 똑같은 캐리형 챔프도 아닌 다소 유틸성에 초점이 맞춰진 자야가 트리와는 다르게 향로도 없다는 것은 후반 캐리력이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롱주가 한타를 한 번 대승하긴 했습니다. 입롤한타로. 하지만 그 이후 바로 대형 오브젝트가 나온 것도 아니었고 "통상적인" 구도에서는 여전히 그리고 매우, 삼성이 유리합니다. 정면으로 꽝 붙었을 때 지는 게 이상할 정도인 조합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되돌아보면 롱주의 조합은 태생적으로 이런 난타전을 해서는 안되는 조합입니다. 처음부터 쓰레쉬의 사형선고를 이용해 적극적인 갱킹으로 차이를 벌리고, 이후에는 잭스의 끊임없는 스플릿, 롱주의 조합을 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바로 저것인 것입니다. 하지만 40분이 넘어가고, 트리스타나가 향로로 엄청난 캐리력을 보이는 이상 이 쪽은 향로도 없는데 입롤 한타도 한 두번이어야죠. 초반에 끝내야되는 조합을 가지고 난타전을 갔다는 것 자체가 삼성에게 웃어주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 쯤에서 양측의 조합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겠습니다. 딱 봐도 후반에 삼성이 선공권이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삼성은 케넨의 궁극기, 세주아니의 탱킹, 말자하의 궁극기, 라칸의 강제 이니시등등 진짜 한타 최적화 조합입니다. 반대로 롱주는 기껏 해야 사형선고와 적군 와해뿐인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밖에 없죠. 정면 한타에 있어 선공권을 갖는다라는 것은 저기가 향로까지 구비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삼성이 이길 수밖에 없는 구도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이미 저번에 상기했듯, 롱주가 초반에 끝내야하는 조합을 가지고 난타전을 했기 때문이겠죠. 한 마디로 정리하면

 

1. 롱주는 초반에 끝내야하는 조합이다. 비향로메타라면 모를까 향로메타고 여기는 향로도 없다. 더더욱 초반에 끝내야 한다.

2. 롱주의 조합은 태생적으로 한타를 하는 것보다 소규모 교전과 스플릿등 운영을 중점적으로 둬야만 하며 이를 위해서는 라인전의 기본적 우세가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

3. 탑과 바텀은 반반. 미드는 우세. 하지만 두번째 갱킹을 실패한 이후로는 롱주가 유리할 만한 라인이 단 한개도 나오지 않는다.

4. 자연스럽게 초반에 끝내야 하는 조합을 가지고 시간이 흘러간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향로가 있는 쪽은 유리해지고 쓰레쉬와 잭스는 후반을 가면 갈수록 존재감을 발휘하기 힘들다. 자야 역시도 트리스타나에 비해 단순 캐리력이 떨어지고 향로뽕 역시 받지 못한다.

5. 롱주가 다소 한계가 있는 조합으로 매우 잘 싸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삼성이 이미 바라던 구도이다. 삼성의 목적은 본인들의 조합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까지 넥서스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롱주가 저렇게 조합을 짜놓고, 초반에 터트리지 못하고 40분을 넘어가게 된 이상 삼성이 이길수밖에 없는 구도가 나올 수 밖에 없던 것입니다.

 

                                                                     "향로도 없고, 유통기한 챔프는 둘이나 있고...."

 

1세트 패배의 원인을 분석해보자면 롱주가 이미 7.18버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롤드컵에서 억지로 본인들의 색깔을 유지하려 했던 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을 합니다. 향로폿에는 향로폿으로 맞대응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저렇게 조합을 뽑은 이상 초반에 터트렸어야 하는 거죠.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 순간부터 패배는 예언되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롱주가 사실 매우 오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밴픽단계에서부터. 롱주는 7.15버전의 섬머 결승전이 아니라 7.18 버전의 롤드컵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겁니다. 메타에 순응하지 않고 어떻게든 색깔을 유지하려 했던 억지가 중후반의 팀인 삼성에게는 매우 치명타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2,3세트 코어장전이 타릭으로 라칸을 완벽하게 카운터치면서, 왜 향로메타에서 쓰레쉬가 사장됬는지 더욱 잘 드러나게 되죠.

 

롱주의 선수들에게 있어 1세트 패배가 매우 큰 충격이었을 것이고 이후로 칸이, 탱커챔으로 갑자기 노선을 선회하죠. 이미 1세트가 터진 시점부터 롱주는 흔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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