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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인사이드] 별 수호자 침공 모드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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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게임 모드 로테이션을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플레이 내의 새로운 영역을 늘 탐색합니다. 새로운
영역에서 아주 작은 조각을 잘라내어 확대 (‘암흑의 별: 블랙홀’의 밀고 당기는 플레이처럼요)할 때도 있고,
여러분이 이미 알고 계시는 것을 다른 맥락에 접목하기도 합니다.

초토화 모드와 비교적 최근에 공개된 티모 강림은 저희가 최초로 실험한 PvE 모드였습니다. 저희는PvE라는
영역을 계속 탐구하고 싶었지만 새로운 각도를 시도해 보고도 싶었습니다. 초토화 모드는 주로 소환사의
협곡 기반이었지만, 별 수호자는 ‘적의 무리를 무찌른다’는 전통적인 설정에 맞추어 리그 오브 레전드의 기본
게임 플레이 메커니즘을 전환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죠.

기획 - 노아 “Riot Defaultchar” 셀저

재미의 탐색
저희는 적의 무리를 물리친다는 핵심 설정을 중심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모든 목표와 극복해야 할 모든
문제점, 그리고 실제 모드 제작과 관련된 몇 가지 사안(맵 구조 구상, 부활 시스템 설계, 몬스터 디자인 등
침공 모드 제작에 필요한 모든 세부 사항)을 논의했습니다.

논의 사항이 적지는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최종 설계에 가장 중요했던 두 가지 쟁점을 주로 다루어 보려
합니다.

    • 챔피언들의 스킬을 PvE 환경에 맞추어 가장 효과적으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침공 모드 컨텐츠에서 최대한의 다양성과 재미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PvE 환경에서의 MOBA 스킬
신규 모드 개발 시 저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여러 가지 간단한 기초 모델을 제작해 성공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판별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 작업을 ‘신속하고 반복적인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 또는 ‘재미
찾기’라고 부르는데요, 추후 다듬어 토대로 삼을 만한 재미의 순간을 재빨리 찾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몇 가지 모델을 검토한 후 저희는 임의의 지점에서부터 출구를 향해 나아가는 형식을 차용하기로 했습니다.
특정 지점에 도달하면 공허충 무리나 심술두꺼비 등의 몬스터가 나타나도록 했죠.

물론 어설픈 면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해를 입히지 않는 챔피언들이 너무 시시하게 느껴졌습니다.
잔나나 룰루 같은 서포터들은 소환사의 협곡에서는 괜찮았으나 이 모델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초당 피해량이 높은 챔피언들은 괜찮아 보였기 때문에, 이 모델에서 저희는 작업을 진전
시키는 데에 필요한 자신감을 충분히 얻을 수 있었습니다.

침공 모드 개발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스킬 전환
저희는 적진을 빠르게 뚫는다는 초기 모델의 느낌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우선 네 모서리에서 공허충을
쏟아내는 회색 사각형으로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그림을 첨부하면 좋겠지만 정말로 회색 사각형이
전부입니다). 서포터 챔피언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책이 없었고, 피해 범위가 넓지 않은 스킬을 유효하게
만들기도 어려웠습니다. 특히 아리의 매혹은 지나치게 시시해 보였습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PvE 모드용 적을 새로 만드는 대신 기존에 있던, 챔피언들의 적의 원형을
활용했습니다. 즉, 전통적인 PvE 환경 속으로 적의 무리와 함께 챔피언들을 떠미는 대신 각 챔피언이 지닌
MOBA 스킬로 극복하면 재미있을 만한 상황을 만드는 데에 주력했습니다. 이를 통해 컨텐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했을 뿐 아니라 습득성 면에서도 몇 가지 이점이 생겨났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적을 만들면 대응법을 새로 배워야 하지만 상대가 벨코즈라면 어떻게 싸워야 할지 대략 감이
오니까요.
 

 

몇 가지 공간을 서로 접목시키기 위해 초가스를 만들었습니다. 초가스는 혼자 있을 때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지만 오랜 시간을 버티는 강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맵 변경자’로서의 역할을 자주 하는데요, 이는 초가스가
상대의 순간적인 판단보다는 장기적인 전략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다양성의 모색
PvE모드에서는 주로 어마어마한 양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다양성이 생겨나지만 컨텐츠 개발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저희의 목표는 플레이어들이 갖고 있는 지식에 어긋나지 않는
방식으로 기존의 몬스터를 활용해 특별한 경험을 최대한 많이 창조해 내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희는 침공 모드가 일련의 다양한 대적으로 구성되길 바랐습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모든 유형의
몬스터를 활용하고 그들의 생성 패턴을 통해 다양성을 도모했습니다(가령 북동쪽에서 모든 적이 생성되거나
동쪽 또는 서쪽에서만 적이 생성되게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효과가 별로 없었습니다. 다양성은 어느 정도
있었으나 충분하지 못했고 전반적으로 고점과 저점이 전혀 없는 밋밋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특정 적과의 싸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작업이 진행되면서 저희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발견했습니다. 한 가지는 공간을 결정하는 요소이고, 다른 한 가지는 해당 공간에 부합하면서 맛을 가미하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구성 작업과 더불어 각 공간에 다양한 목표를 설정해 차별화를 도모하는 실험도 했습니다. 저희는 몇 가지 무모한
아이디어를 실험했습니다. 초기 모델 중에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수많은 폭탄을 한 공간에 가득 채워 넣은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세 가지 유형을 선택 했는데요, 바로 기본적인 ‘생존’ 플레이와 ‘복도 탈출’, 그리고 ‘작은 공간에 갇힌 느낌’
입니다. 이 세 가지가 당시 구상 되어 있던 적의 유형과 가장 잘 어울렸고 습득하기도 쉬워 보였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독특한
느낌을 주기도 했고요. 

 

발로란시 천문관 지붕에 앉아 있는 “거대 보스”의 모습                  

 

또한 적들이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전투 패턴을 사용하게 하여 특별한 공간들을 창조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일명 ‘총알 지옥 복도’가 있습니다. 벨코즈가 조준을 하지 않고 정해진 패턴으로만 광선을 발사하도록
변경함으로써 분명하게 차별화된 복도를 여럿 만들 수 있었습니다. 벨코즈… 라기엔 뭣한 제 2의 벨코즈가
많이 필요하긴 했지만요.

이 모든 것을 이용해, 여러분이 침공 모드를 여러 번 플레이해도 계속 특별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다양하고 독특한 경험들을 창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향후 개선에
필요한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있으시다면 꼭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데이비드 “Sharkcromancer” 해링턴

착상 단계에서 저희는 별 수호자 PvE 전투 모드에 멋지게 쓰일 만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습니다.
이러한 초기 아이디어 중에는 별 수호자 우주 궁전, 도시 느낌의 건물 옥상, 고대 폐허, 학교 건물 내부,
행성을 주제로 한 공원 등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자료를 수집했고 어떤 아이디어가
좋을지 결정하기 위해 스케치와 간단한 채색을 해 보았습니다.
 

 

침공 모드 맵 컨셉 아트 및 영상


당시 저희는 별 수호자 작업을 하고 있는 다른 팀이 어떤 스토리를 추구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함께 논의를
했습니다. 전투가 벌어질 만한 여러 장면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그 결과 별 수호자 럭스의 고향 행성을
배경으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팀원들은 도시 한복판의 공원에 초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전반적인 스토리가
구상 된 후에는 그 분위기를 드러내기 위한 시각적 요소를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기획자 중 한 명이 일본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데 일본의 전통 건축과 도쿄 도심의 현대 건축을 결합해
보자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해 본 결과 고색창연한 등불과 세련된 도시 풍경이
매우 흥미롭게 병치되었습니다. 저는 이 모든 아이디어를 종합하여 컨셉 이미지를 제작했습니다. 팀원
모두가 이 디자인 방향에 대대적으로 찬성했고, 해당 이미지는 개발이 진행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임시
로딩 화면으로 쓰이기까지 했습니다.
 

 

맵 구조와 배치를 보여주는 컨셉 아트


저는 전체 구조를 보여주는 컨셉 아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맵 상의 모든 요소가 시각적으로 어우러지고
일관된 주제를 나타내며 조화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지만 주어진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모든 공간을 동일한 모듈 자산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모듈 자산은
건물, 수풀, 나무처럼 흥미로운 방식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이미지입니다). 별 수호자 세계의 디자인 
스타일은 양식화된 형태와 현실감이 섞여 있어 처음엔 정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수준으로 디테일을 유지하고, 주요 형태와 실루엣은 정통 애니메이션 스타일 수준으로 단순화하기로 
했습니다.
 

 

호수 지대 컨셉 아트


게임 기획 팀과 긴밀히 협업하려면 작업 및 수정 속도가 빨라야 합니다. 기획 팀은 초기 테스트 단계에서는 매우 간단한 2D 맵을
사용하지만 작업이 진행되면서 변경사항이 수시로 생겨나기 때문에 2D 맵은 금세 쓸모가 없어집니다. 이 때 ‘회색 상자’를
이용하면 기획 팀의 작업 속도를 늦추지 않고 신속한 협업을 할 수 있습니다. 3D 모델을 다듬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서 게임 플레이 공간이 주는 느낌을 재현할 수 있으니까요.
 

게임 기획팀의 맵 구조 아이디어                                 

 

 

제레미 “Redondo” 페이지는 맵 상의 모든 기하학적 구조를 며칠에 걸쳐 스케치했고, 덕분에 최종 결과물과
유사한 상태에서 플레이 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카메라 각도에서
멋지게 보이려면 도시가 플레이 공간보다 낮은 지점에 위치해야 한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맵 설계를 위한 회색 박스 모델


별 수호자 세계의 모습이 뚜렷해지면서 저희는 그 세계에 독특한 느낌을 부여하고 몰입 가능한 환경을 만들
개성적인 소품과 POI(points of interest: 흥미 유발 지점)를 구체화했습니다. 놀이터의 구조물, 분수, 지면
디테일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는 협업을 통한 작업으로서 주로 게임 내에 업데이트를 한 뒤 스크린샷
위에 채색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를 통해 투박한 구성, 어긋난 경계선, 잘못된 텍스처 등을 바로바로
수정합니다.
 

 

주변 상부의 디자인 방향을 보여주는 채색 이미지

 

 

별 수호자 세계에 생명력과 디테일을 더하기 위한 다양한 소품 컨셉 아트


 

별 수호자 세계를 구성하는 소품들이 모이자 지면이  매우 비어 보였습니다. 저희는 전체 게임 플레이
 공간을 완전히 맞춤화할 수 있도록, 소환사의 협곡에  사용된 기술을 다시 적용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모두를위한 맞춤형 그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3D  아티스트인 에이한 “Ayhankin” 에이도건은 맵
 전체를 꾸미고 공원의 모든 디테일을 살리는  대대적인 작업에 착수했습니다.낙엽 더미와 무성한
 잔디, 흙이 드러난 부분, 미묘한 빛의 효과 등  생동감을 주는 다양한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침공 모드 맵의 지면 텍스처


하지만 침공 모드는 맵만으로 완성될 수 없었습니다. 적이 필요했지요. 기획팀은 힘을 빌릴 만한 몬스터들을
찾았고 저희는 이들 몬스터를 하나의 독특한 외계 종족으로 만드는 과제를 맡았습니다. 저희는 몬스터들의
색감을 통일하고 에일리언 같은 초록빛 광채를 넣어 외양이 어우러지도록 재디자인했습니다. 그러고 난 후
색조와 크기, 실루엣, 움직임의 차이점을 이용해 각 몬스터를 구별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아홉 마리의 몬스터 캐릭터를 완전히 새로 구상할 필요도 없이, 시각적으로 어우러진 ‘우주 에일리언’ 종족이
탄생했습니다.
 

 

침공 모드의 적 ‘우주 에일리언’ 컨셉 아트


별 수호자 작업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고 덕분에 앞으로 또 어떤 세계를 만들어 볼까 하는 새로운 기대가
생겼습니다. 여러분도 모두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종 디자인과 초기의 회색 박스 모델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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