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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예술이다!"...SKT vs KT 명장면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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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가 아는 LoL이 맞나?”

지난 3월 2일 펼쳐진 LCK 스프링 1라운드 마지막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의 경기를 시청하며 저도 모르게 내뱉은 말입니다. 세계 최고 리그에서 정상을 다투는 두 팀답게 3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는데요. 경기가 길어졌음에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 아쉽게만 느껴졌죠.

그 과정에는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있었습니다. 선수들은 단순 무력 싸움을 소환사의 협곡이라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죠. 총 3세트까지 진행된 여러 장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 10개를 뽑아보았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시죠!

※ 소개하는 순서는 세트 및 경기 시간순으로 정리했습니다.

※ 모든 영상의 출처는 OGN 유튜브입니다.

 

1. [1세트] 전세를 뒤집는 스맵의 텔레포트

1세트 경기 초반, 아직 퍼스트 블러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양 팀은 라인전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kt가 SKT의 블루 버프 쪽으로 파고들었는데요. 시야 장악을 마친 뒤 바텀에서 상대를 몰아넣은 상황이었고 ‘울프’ 선수의 점멸도 앞서 빼놓은 상태라 합류 싸움에서도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마타’ 선수의 사형선고가 빗나가고 발 빠르게 합류한 ‘페이커’가 딜을 넣기 시작하면서 kt 선수들이 역으로 쫓기게 됩니다. 그 순간 미니맵을 보면 ‘스맵’ 선수가 탑 라인을 재빨리 밀고 뒤로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빠르게 합류각을 본 ‘스맵’ 선수는 텔레포트로 넘어와 이퀄라이저 미사일을 말 그대로 예쁘게 깔아버립니다. 여기에 사형선고와 ‘폰’ 선수의 폭딜이 연계로 이어지며 kt가 결국 큰 이득을 챙겼습니다.

 

2. [1세트] 침착함이 만들어낸 뱅즈리얼의 통산 1000킬

조금 전에 얻은 이득으로 kt가 글로벌 골드를 근소하게 앞서가는 상황, ‘폰’, ‘스코어’ 선수가 바텀으로 향하는 동시에 kt의 ‘데프트’, ‘마타’ 듀오가 교전을 유도했습니다. 사형선고까지 맞춰 ‘울프’ 선수를 바로 끊어낼 것만 같았죠. SKT의 ‘뱅’, ‘울프’ 듀오는 소환사 주문을 교환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침착하게 평타와 스킬을 쏟아낸 뱅즈리얼이 끝내 ‘마타’ 선수를 먼저 죽이는 데 성공합니다. ‘뱅’ 선수가 LCK 통산 1000킬을 달성하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3. [1세트] 끝내러 간다!...페이커의 공간 왜곡

몇 차례 교전을 통해 킬 스코어는 9대 9, 어느덧 글로벌 골드는 SKT가 앞서가고 있었습니다. 앞서 바텀 억제기앞 타워를 철거했던 SKT는 억제기를 파괴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죠. kt는 ‘폰’ 선수가 밀려오는 라인을 정리하고 나머지는 레드 버프 쪽에서 SKT와 시야 싸움을 벌이고 있었는데요. ‘폰’ 선수가 기지 밖으로 몇 발자국 나오는 순간, SKT는 ‘페이커’ 선수의 공간 왜곡을 이용해 단숨에 깊숙한 곳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상대의 빈틈을 파고든 SKT의 노림수가 제대로 적중한 것이죠. kt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고 결국 정돈되지 않은 포지션으로 한타에서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4. [2세트] 폰과 페이커의 창과 방패

2세트는 kt가 더 공격적인 조합을 구성했는데요. 그 정점엔 ‘폰’ 선수의 제드가 있었습니다. 극초반 ‘스코어’ 선수의 도움으로 이미 1킬을 기록한 ‘폰’ 선수는 레드 버프 진영에 ‘피넛’ 선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도망가는 렝가를 향해 점멸까지 활용해 추격했고 점화와 궁극기를 이용해 킬을 노렸죠. 『콰-직』하며 렝가가 죽을 것 같던 순간, ‘페이커’ 선수가 나타나 명령: 보호로 슈퍼세이브를 해냈습니다. 더 나아가 점멸과 충격파로 상대에게 체력 압박을 넣었죠. 킬은 나오지 않았지만 양 팀 미드라이너의 장군 멍군을 볼 수 있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5. [2세트] 예술적인 팀워크를 보여준 kt

잠시 후 kt는 여전히 점멸이 없는 ‘페이커’ 선수를 노렸습니다. ‘폰’ 선수가 먼저 죽음의 표식으로 사냥의 시작을 알렸죠. ‘페이커’ 선수는 아군이 위치한 아래쪽으로 향했는데요. 바로 그때 매날리기를 통해 시야를 확보한 ‘데프트’ 선수가 마법의 수정화살로 ‘페이커’ 선수를 기절 시켜버렸습니다. 하지만 SKT의 바텀 듀오가 먼저 도착했기 때문에 싸움의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여기서 ‘스맵’ 선수가 텔레포트로 합류하면서 승부가 갈렸습니다. 이퀄라이저 마사일로 퇴로를 막아버린 것이죠. SKT는 바텀 듀오가 살아남은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6. [2세트] 제드에게서 살아남은 뱅, “님들 닌자의 신발 꼭 사세요”

2킬 1어시스트 가져간 ‘폰’ 선수가 바텀 지역에서 매복으로 ‘뱅’ 선수를 노렸습니다. 점화까지 있었기에 사실상 죽음의 표식이 들어가면 이즈리얼은 죽었다고 생각하는 게 맞았죠. 회복과 나미의 밀물 썰물을 사용했지만 중계진들도 입을 모아 “죽었다”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엥? 이즈리얼은 살아남았습니다. 초반에 구매했던 닌자의 신발 덕분인데요.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뱅’ 선수는 “요즘 닌자의 신발이 방관템을 상대로 효율이 좋다. 아니 거의 사기다”라며 신발장사꾼으로 빙의하기도 했습니다.

 

7. [2세트] 점멸은 닻보다 빠르다

어느덧 2세트도 중반대를 넘기면서 킬 스코어 격차를 더 벌린 kt는 더 빡빡한 운영을 위해 시야 장악을 하고 있었습니다. SKT 선수들은 조금이나마 빈틈이 생기길 바라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고요. 그리고 ‘마타’ 선수가 와드를 박는 순간, 렝가와 노틸러스가 깜짝 등장합니다. 그런데 닻줄 견인이 카르마에게 날아드는 그 짧은 찰나에 ‘마타’ 선수가 귀신 같은 반응 속도로 피해버립니다. 연계 CC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SKT는 카르마를 끊어내지 못했고 반격에 나선 kt가 오히려 상대를 3명이나 잡아내며 대승을 거두게 됩니다.

 

8. [2세트] 역대급 4인궁!...kt에게 디스코팡팡을 선사한 페이커

전세는 이미 크게 기울었고 kt가 가뿐하게 바론을 가져갔습니다. 기세가 오른 kt는 앞에서 서성이던 ‘후니’ 선수를 잡기로 결정하죠. 너무 잘 큰 탓일까요? Kt 선수들은 노틸러스만 보고 쫓아가다 시야의 사각지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kt 선수들이 노틸러스 앞에 예쁘게 정렬하자 SKT는 폭뢰와 해일로 반격합니다. Kt 선수들의 엉덩이가 들썩들썩 거리는 와중에 점멸로 깜짝 등장한 ‘페이커’ 선수가 4인 충격파를 적중시키며 정점을 찍습니다. 상상으로도 하기 힘든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진 셈이죠.

 

9. [3세트] LoL에도 예술이 있다

양 팀의 마지막 3세트, 사실 3세트에 명장면이 굉장히 많아서 고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왜 LCK가 세계 최고의 리그인지, 왜 두 팀이 세계 최고인지 알 수 있었던 장면을 가져왔습니다. 경기 시간은 46분을 넘어섰고 이미 양 팀의 글로벌 골드도 8만을 훌쩍 넘은 상황, kt는 제드의 스플릿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뭉쳐서 한점 돌파에 나섭니다. 서로 포지션을 잡기 위해 살벌한 대치 구도를 이어가고 있었죠. 그러다 kt가 앞서 타워를 철거해둔 탑 억제기 방향으로 진격합니다. SKT도 서둘러 올라오면서 결국 싸움이 열립니다.

여기서부터 『진-짜』 예술이 펼쳐집니다. ‘후니’ 선수가 이퀄라이저 미사일로 싸움을 개시하고 ‘페이커’ 선수는 궁극기로 진입해 상대의 온갖 어그로를 받아내죠. 그러면서 SKT가 상대 화력의 핵심 ‘스코어’ 선수를 먼저 죽이는 데 성공합니다. Kt도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해머폼으로 전환한 ‘폰’ 선수가 눈 깜짝할 새 파고들어 ‘뱅’ 선수를 잡아버리죠. 그리고 9데스의 수모를 겪었던 ‘데프트’ 선수가 “나 원딜이야”라며 맹렬한 딜을 쏟아 넣습니다. 서로의 강함을 충분히 확인한 두 팀은 결국 다음 한타로 승부를 미룹니다.

 

10. [3세트] “블랭크 없어요! 쌍둥이도 없어요!”

성장, 골드 등이 큰 의미가 없어진 경기 극후반. SKT는 이미 쌍둥이 타워까지 잃은 상태였습니다. 이대로 kt에게 바론을 내주면 미니언과 함께 진격하는 상대를 막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SKT는 결단을 내립니다. 우리가 재빠르게 바론을 먹자. 부랴부랴 달려온 Kt는 ‘블랭크’ 선수를 잡아냅니다. 어차피 최종 싸움에서는 바론 버프보다 머릿수가 더 중요하므로 kt가 유리한 상황이 된 셈이죠. SKT는 이퀄라이저 미사일도 없었고 섣불리 싸웠다간 그대로 게임이 끝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상대의 진격을 억제하려 했습니다. 그때 기회를 엿보던 kt가 마침내 싸움을 열었죠. SKT는 수호 천사를 두른 챔피언들로 버티면서 ‘후니’ 선수의 이퀄라이저 미사일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럼블의 수호 천사가 벗겨지며 다시 일어나는 순간, 극적으로 이퀄라이저 미사일도 장전이 됩니다. ‘울프’ 선수가 집어삼키기를 이용해 럼블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옮기자 ‘후니’ 선수는 kt의 발밑에 지옥불을 깔아버립니다. 끝까지 죽지 않고 위치를 잡고 있던 ‘페이커’ 선수도 합세하여 상대를 몰살시켰죠. 결국, 한참 전에 죽었던 ‘블랭크’ 선수의 렝가까지 부활하면서 넥서스 앞 혈전은 SKT의 승리로 막을 내립니다.

 

3세트까지 간 접전 끝에 결국 스프링 시즌 1라운드 통신사대첩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SKT였습니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예술에 가까운 명장면을 보여준 양 팀의 모든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군요.

본문에서 언급한 장면 외에도 소름 돋는 순간이 정말 많았는데요. 경기 전체 영상을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꼭 시청하길 바라겠습니다. 또한 오는 3월 5일에 곧바로 펼쳐질 두 팀의 2차 통신사대첩도 꼭 놓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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