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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기획 해설 - 자운의 공포 우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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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타릭은 전에 없이 멋있어졌고, 뽀삐는 귀여워졌으며, 워윅은 한결 더 괴수다워졌습니다. 반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이콘 중 하나인 우르곳은 자신이 수술대에 오를 차례가 되기만을 그늘 아래에서
묵묵히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수술대에 오르자 우르곳은 다리 수가 50% 늘어나고, 깊이와 호감도는 70%
상승했으며, 다리에는 총이 장착되었습니다.

우르곳은 이제 일어나 싸울 준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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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우르곳은 추한 외모로 정체성이 정의되었습니다. 우르곳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가장 흉측한 챔피언
이었고 아마도 그것이 자랑스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설득력 있는 캐릭터가 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뭐랄까… ‘인간미’가 더 필요했죠. “저희는 우선 우르곳의 행동 뒤에 감춰진 동기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서사
작가 David “Interlocutioner” Slagle의 말입니다. “그러고 나니 우르곳은 단순한 살상 기계가 아닌 인간이
되어야 했죠.”
 

 

우르곳의 초기 컨셉 아트에 그려진 말쑥한 재킷을 통해 개발팀은 우르곳을 괴물 이상의 존재로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우르곳은 힘이 센 자가 지배자가 된다는 이상을 추구하며 사람들을 처형하던 녹서스의 사형 집행인
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스웨인이 임무를 가장하여 우르곳을 자운으로 보냈습니다. 배신과 패배를 겪고
우르곳은 깊은 화공 광산 속으로 끌려갔습니다. 광산의 지옥 같은 감옥 안에서 우르곳은 생존을 위한 끝없는
몸부림들을 보았고 자운의 기술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르곳에게 자운은 이제 진정한 힘의
세상이었습니다.

“우르곳은 녹서스가 표방한 모든 가치가 실제로 자운에 있었고 녹서스는 허울 뿐인 정치국가라고 여기게
됩니다.” Interlocutioner의 말입니다.

우르곳은 자운에서는 생존할 가치가 있는 자만 살아남으며, 자신에게는 생존뿐 아니라 성공할 가치까지
있다고 믿습니다. 힘을 얻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자에게 신체를 개조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결론은 자명합니다. 총이 장착된 다리가 지금의 다리보다 더 강할 것인가? 그런가? 그렇다면 당장 개조하라.
개조에 개조를 거듭하며 우르곳은 나날이 강해졌고, 오래지 않아 감옥을 장악한 뒤 탈출에 성공합니다.
 

 

우르곳의 몇몇 초기 아트는 우르곳이 ‘흉측하고 포악’하기보다는 ‘괴상’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독특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탈옥 후 우르곳은 자운의 화공 남작들을 처치하는 데에 나섭니다. 우르곳은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악당이
아닙니다(본인은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요). 우르곳에게 화공 남작은 무법자들에게 법을 강제함으로써,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혼돈에 간섭하는 세력입니다. 그들의 권력은 개개인의 힘이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과
경제력에서 비롯되었고, 우르곳은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남작을 한 명씩 좇아 처치할 때마다
우르곳은 희생자의 이름을 기념 삼아 자신의 피부에 새깁니다. 우르곳은 곧 시 전역에 명성을 떨치게 됩니다.
그의 힘에 매료된 추종자들이 불꽃으로 날아드는 나방 떼처럼 끊임없이 모여들었죠.

우르곳은 그렇게 자운의 슈퍼 악당이 되었습니다.

사실 우르곳과 관련해 초기에 받은 영감 중에서는 연출과 성격 면에서 줄곧 과장 표현되는 <배트맨>의
악당들에서 비롯된 것도 있습니다. <배트맨> 속 악당들의 캐릭터를 찬찬히 뜯어보면 그들이 왜, 그리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우르곳 개발 과정에서 저희가 추구한
목표였습니다. “펭귄맨과 조커는 어두운 캐릭터죠.” 일러스트레이터Victor “3rdColossus” Maury의
말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배경스토리와 연극적인 묘사 덕분에 흥미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배트맨>의 악당들처럼 우르곳도 희생자를 갖고 놀기를 좋아하며, 광적인 장난기와 명민한 두뇌는 그를
단순한 괴물 이상의 존재로 만들어 줍니다. 한동안 우르곳도 게임 내에서 과도하게 연극적이었습니다. 일 분
내내 혼잣말을 하다가 공격을 받아야만 멈추곤 했죠. 하지만 이러한 연출은 순식간에 식상해졌습니다.
연극성을 더 부각시키자면, 궁극기 사용 시 느닷없이 오르간을 꺼내 사랑스러운 멜로디를 연주하면서 상대가
파멸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가는 동안 독백을 하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우르곳의 궁극기 지속 시간이 대폭
줄었거든요.
 

 

우르곳 궁극기의 토대가 된 초기 도안


다리는 반드시 여섯 개

기존의 우르곳은 가렌에 의해 몸이 반토막 나 버려 새로운 하반신이 필요했기 때문에 기계식 다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업데이트된 우르곳은 온전한 몸으로 녹서스를 떠났으므로 그 많은 다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지만 인간의 다리를 한 우르곳은 전혀 우르곳답지 않았습니다. 게임 기획자David “RiotRepertoir”
Capurro는 ‘아, 저 많은 다리를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동료들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회의 중에 우르곳에 대해 고민하다가 ‘각각의 다리에 별도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있고 다리로 상대를 짓밟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다리가 네 개
뿐이면 그 중 한 다리로 땅을 내리칠 때 동작이 너무 크고 투박해 보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르곳에겐
네 개가 아닌 여섯 개의 다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죠.

“정신 나간 아이디어로 보일 수도 있지만 우르곳의 캐릭터를 정의해 나가는 데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3rdColossus의 말입니다.
 

짓밟는 스킬은 이내 화염방사기 무릎으로 대체되었고, 화염방사기 무릎은 ‘샷건 무릎’으로 대체되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샷건 무릎을 이토록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어요.” RiotRepertoir의 말입니다. “저는
‘정말? ‘샷건 무릎’이라고 했는데 그게 좋다고? 대체 어디가?’ 하고 의아해 했죠. 기쁘기도 했지만 반응이
좋다는 소식에 내심 안심이 되었어요.”

매력 넘치는 반인반기계

우르곳의 여섯 다리는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돌파구 역할을 했지만 디자인 면에서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아트 팀 리드Larry “The Bravo Ray” Ray는 이렇게 말합니다. “챔피언 디자인 경력만 6년째인 제게 우르곳의
다리는 그동안 한 작업 중에서 단연 가장 어려웠습니다.” 우르곳이 게임 안에서 어떤 기계를 사용하던 일단은
개연성이 확보되어야 했습니다. 이동하거나 몸을 굽히거나 싸우는 데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아무 쇠
조각이나 붙여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개조된 신체 부위는 자운의 최심부에서 실제로 구할 수 있는
물건이어야 했죠. 따라서 레이저나 화염방사기처럼 화려한 무기는 부적합했습니다.

“Larry가 와서 ‘오늘은 이런 기계를 만들어 봤어요’ 하며 설명하곤 했죠.” RiotRepertoir의 말입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도안을 짜서 가져 왔어요.”
 

기존 우르곳의 기형적이고 비대한 신체는 그의 폭력적이고 고집스러운 성향과 맞물려 매우 비인간적으로
느껴졌고, 따라서 공감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새 우르곳 디자인의 목표 중 하나는 총명한 눈과 풍부한
표정을 통해 인간성을 강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르곳은 쇠와 접합된 부위의 피부가 썩어 들어가면서
지나치게 창백해 보이고 몸의 반은 기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명백한 인간입니다.

적을 신중히 분리하는 우르곳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가 그저 피에 굶주린 괴물이 아니라 계산적이고,
계획적이며, 무자비한 선지자임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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