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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그랩류 겉멋의 완성, "예측 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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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쉬  글쓰기에 앞서, 이 글은 롤 실력에는 아무딴에도 도움 되지 않는 순수 작성자의 쓰레쉬 예측 그랩에 대한 이론이다.

"아닌데? 난 안 그랬는데?" 라고 말하면 니 말이 맞다. 비꼬는 것이 아니라 진짜 할 말이 없다. 근거도 결국 내 경험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내 뇌피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차피 예측 그랩을 잘한다고 티어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턴가 솔랭하는거보다 이런 롤 관련 글 쓰는게 취미가 되어버렸음. 예전에 1인캐리에 관련된 내용을 적어보았고, 이번엔 뭘로 적어볼까 하다가 내가 주로 하는 예측 그랩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함. 위에 말했듯이 예측그랩은 필수요소가 아님. 이거 잘한다고 티어가 오른다는건 아니란 소리. 하지만 이 예측 그랩은 그랩류만이 가지고 있는 또다른 재미라고 생각함. 필자의 취미는 이런 예측 그랩한걸 움짤로 저장해두는 거임. 근데 움짤들을 보면 갯수는 수백개지만 수십개씩 비슷한 케이스로 묶을수 있었음. 그래서 케이스별로 설명해보려고 함. (생애 첫 예측 그랩)

예측그랩은 양날의 검 같은 것임. 성공한다면 무수한 미아핑을 들을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매라병이니, 매드무비충이니 별에 별 욕을 먹을 수 있음. 나도 실패도 몇번 겪어보고 했지만 예측그랩을 하다보니 뭔가 이건 될거같다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를 글로 풀어써보자고자 이 글을 작성하게 됐음.

난이도는 주관적임.



Case 1. 상대가 갈 곳이 뻔해질 때, 못 맞춰도 잡을 때(Easy)

가장 난이도 낮은 상황임. 예를 들어 나는 상대의 플 유무를 알고 있고, 쫒고있는 상대방을 반쯤 포위한 순간이 되면 상대방이 점멸을 쓸 곳은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함. 핵심은 '실패해도 잡을 것 같은 상황일 때'를 노리는거임.

니달리와 레넥톤이 카사딘을 쫒는 상황, 마나가 바닥난 카사딘은 살려면 플래시를 쓰지 않으면 어차피 레넥톤의 스턴에 맞고 이어지는 니달리의 협공에 죽으니 날려볼 만한 그랩. 잘 보면 니달리도 이 상황을 인식하여 창을 예측해서 던짐.

무슨 소린지 알겠지? 쉽게 말하면 그냥 '어차피 잡은거 같은데 혹시?' 하는 방향으로 그랩 던져보란거임. 변수 없애기 느낌으로 던진다 생각하면 될 듯? 상대방이 대놓고 벽 쪽으로 이동한다면 더더욱이나 가능성이 높아짐. 생각보다 이렇게 얻어걸리는 장면이 많음. 솔직히 이 예측그랩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려면 이 방법이 제일 좋다고 생각함. 실패해도 어차피 상대방은 죽으니까 그냥 나름 변수 차단(?)을 한다는 생각으로 던져도 되니까, 못맞추면 걍 못 맞춘대로 넘기면 되고 만약 상대가 플 써준다면 플을 예측한 모양새니 팀원들의 감탄은 덤.

가장 난이도가 낮을 뿐더러 예측 그랩을 활용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이렇게 해서 얻어 걸린 게 상당히 많음. 아래 몇 개 더 보여주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음.


Case 2. 갱이나 로밍 왔을때(Normal)

갱이나 로밍, 혹은 다른 이유로 갑작스럽게 수적 열세에 쳐한다면, 상대방은 당연히 퇴로부터 생각을 하게되고, 안전하게 이 상황을 모면하려면 가장 위협적인 CC기인 그랩을 불확실한 본인의 무빙이 아닌, 안전하게 본인이 가진 이동기나 스펠을 사용하여 피하려는 심리가 커지고, 이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1번과 조금 다른 것은, 실패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고, 완전히 포위한 상황이 아니라 점멸 쓸 위치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가 견적을 봐서 무빙으로 피한다는 선택지를 내린다는 변수도 존재하고. 아래에서 설명할 난이도보다는 쉽지만 애초에 상대방의 이동기를 쓰는 방향을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님. 이블린이 갱을 온 상황, 수적우위를 바탕으로 상대방이 도망갈 곳을 생각하여 빠르게 랜턴플로 이블린을 데려와서 달라붙음과 동시에 E로 긁어서 압박주고 바로 플 쓸 곳으로 그랩을 날렸음. (사실 질리언 이속+유체화 점멸 다 있는 진보다는 이속버프를 소비한 질리언을 보는게 더 합리적인데, 저 3년전의 나는 자의식 과잉수준이었어서 그냥 플 쓰는거 끌어버리면 되지라는 미친 사고방식으로 저걸 했었다.)

보다시피 이렇게 상대방이 수적으로 열세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퇴로 방향에서 플래시를 사용 할 것이라 예측하고 그랩 날려서 적중시킨 모습이다. 우리 편 수가 상대보다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심리적으로 우위를 가져갈 수 밖에 없어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상대 정글이 근처에서 역갱을 보고 있거나, 상대 두 명이 좀 잘 큰 상황이라 "뭐 맞아도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이동기를 안 쓰고 단순 무빙을 칠 수도 있으니 갱이나 로밍을 통한 예측 그랩을 할때는 반드시 역갱 유무, 그러니까 상대 정글이나 로밍온 아군의 맞라이너 위치를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성공하면 아군 정글이나 로밍 온 아군에게 무수한 미아핑과 생존핑을 맛볼 수 있지만. 실패하면 아군 정글이나 로밍 온 아군에게 무수한 미아핑과 생존핑을 맛볼 수 있다. 매번 강조하지만 그냥 예측 그랩은 결국 필수요소가 아님.

아래 몇 개 더 보여주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음.


Case 3. 2ㄷ2 라인전을 할 때 (Hard)

앞서 말했던 것들이 예측이라는 부분이지만 난이도를 낮게 줬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심리전에서 일단 별 어려움 없이 먹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일단 우리편이 숫자가 더 많은 상황이니까.

하지만 이제부터는 2ㄷ2 라인전에서 예측 하는 상황을 말할건데, 앞서 말한것들에 비해 실패할 시 단순히 킬을 놓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전투 패배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다 실패할 확률이 매우매우 높고, 실패하는 순간 무슨 개쌍욕을 들을지 모름. 하지만 반대로 성공만 한다면 질 수도 있는 교전을 이길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임.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겼을 때 해보는 것을 추천함. 선2렙을 먹은 상황, 애니랑 이즈는 남은 우리팀 근거리 하나를 먹고 2렙을 맞추려고 앞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쓰레쉬는 1렙 딜교에 피가 빠지기도 했고 뭄이 약한 애니를 우선적으로 점사했음. 애니 생각은 아마 이즈가 먹은 미니언으로 2렙을 찍고 반격할 생각이었겠지만 난 그걸 읽고 일부러 상대가 2렙이 찍히기 전에 그랩을 쓰면 플래시를 쓸 것이라 판단하였음.

위에서 말했던 상황들과 달리 수적 우위를 통한 예측이 아니므로 예측 난이도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감. 하지만 당연히 꼼수가 있음.

1. 우리가 선 2렙을 찍거나 2. 상대 피가 더 적거나

라는 상황이라면 이 확률이 많이 올라감. 왜냐하면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 되니 심리적 우위를 점하기가 쉬워지니까. 당연스럽게도 이러한 예측은 상대보다 라인전 실력이 높을수록 확률이 올라감. 실력이 높을수록 딜교에서 상대가 우리보다 피가 적을 상황도 높아지고, 우리가 선2렙을 가져갈 확률도 높아짐.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선2렙 뻇겼다고 그랩에 무조건 플을 쓴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상대방이 맞더라도 피 상황이 나쁘지 않아 죽을 상황이 안 나온다고 판단되거나, 그냥 무빙으로 피한다는 생각이라면 오히려 앞으로 나와서 그랩을 날린 쓰레쉬는 상대방이 점사하기 좋은 먹잇감이 될 뿐임.

한 가지 팁이라면 상대방에게 점화를 뭍히면 상대방은 피가 깎이면서 느끼는 심리적인 위협 + '얘가 날 죽이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플을 쓸 확률이 높아짐 아래 몇 개 더 보여주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음. (저 때가 4년전인데, 무슨 생각으로 썡 풀피 진 플을 예측할 생각 했는지 궁금하다.)


Case 4. 아군을 살릴 때 (Hard)

아군의 피가 적을수록 상대방은 확실한 킬을 위해 그랩 모션을 보는 순간 플래시로 피하면서 공격하려는 심리가 커진다. 무빙으로 그랩을 흘리려다 그랩에 맞는 순간 킬 찬스를 놓칠 수도 있으니까. 말만 보면 쉬워 보이지만 상황 판단이 매우 빨라야 한다. 위 상황은 이즈가 물리면서 시작한 교전, 이즈가 니코 E플에 물린 상황 점화까지 뭍었고 사미라가 E로 들어가는 순간 이즈가 죽는다고 판단했고 바로 플 E로 사미라 E를 끊으려고 했지만 사미라는 E를 쓰지 않았고 이 순간에 이즈가 플래시를 쓴 것을 보자마자 사미라가 바로 내 그랩 모션을 보고 플로 피하며 E로 따라붙어 이즈를 죽일거라고 생각해 이즈가 플 쓴 방향으로 그랩으로 날렸음. (사실 이건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거같음)

위에서 설명한 상황보다 이 상황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상황에서 이런 그랩을 성공하려면 상대가 킬각이라고 생각하는 심리를 상대보다 먼저 읽어야 미리 예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임. 어려운 것도 어렵지만, 사실 저런 돌진기 끊는 거는 그랩보단 E로 끊는 게 더 쉽다. 즉발이기도 하고, E스킬은 그랩에 비해 폭이 두꺼우니까. 위의 이유로 사실 잘 나오지는 않는 장면이다.

하지만 E보다 그랩 사거리가 길어서 그랩으로만 가능한 상황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랩으로 아군을 살릴 때의 쾌감은 상대방을 플 예측 해서 죽였을 때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남다르다.

아래 몇개 더 보여주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음. (결국 못 살리긴 함)


Case 5. 상대방이 평타나 스킬을 쓰는 타이밍 (Hell)

가장 어려운 타이밍 같음. 상대방이 평타를 치면서 좌우로 무빙을 섞는데 티어가 올라갈수록 이 멈추는 타이밍 완급조절을 잘하는 원딜들이 점점 많아짐. 멈춰야 하는 타이밍에 안 멈추고 무빙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하는 경우를 말하는 거임.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동기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이동기가 있음에도 단순 무빙으로 흘리는 경우도 매우 비일비재 해서 사실 이 케이스만으로 하기는 어렵고 위의 케이스들을 종합해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상대방이 피가 적다거나 우리가 선2렙이라던가 등등

이 타이밍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맞춘다면 상대방은 멈추는 타이밍에 그랩을 날라올 것을 직감하기 때문에 이동기를 쓸 확률이 높아진다. 이즈 그랩각을 보려고 붙는 상황, 여기서 카르마가 만트라 Q를 쓰레쉬한테 적중 시켰고, 최대한 가까운 상황에서 E를 긁어봤지만 사거리 밖이었음. 만트라 Q를 맞아 둔화가 걸린 이 상황에서 이속버프를 받은 이즈한테 더 붙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판단함. 더 붙다간 피 갈려서 그랩 날리다 역으로 죽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즈가 공격 하려는 타이밍을 맞춰 그랩을 날려서 적중시킴. (개인적으로 이 이즈가 기억에 남는다, 상당히 잘하던 놈이었음)

위에서도 말했지만 잘하는 원딜들은 이 평타 > 무빙 > 평타 > 무빙 이렇게 평타 사이의 무빙치는 시간 완급 조절을 정말 잘함.

그리고 이 무빙치는 시간은 공속이 올라갈수록 정말 짧아져서 사실상 초중반을 제외하면 공속 기반 원딜들 상대로 이 타이밍 잡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사실상 중후반엔 거의 불가능해짐.

하지만 이즈나 루시안 같이 평타 무빙 평타 무빙 사이에 스킬을 자주 섞는 원딜들은 이런 타이밍을 잡기가 생각보단 쉬움. 물론 상대가 잘하면 이 심리를 역으로 이용하기도 함.

루시안 상대로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루시안은 W나 Q를 사용하여 평타 패시브를 쌓은 후에 평타를 치는 타이밍엔 거의 E를 사용함. 루시안 하는 사람들은 알텐데 패시브 평타 두대를 치는 동시에 E를 쓰고 다시 패시브 평타를 치면 E 쿨이 한번에 8초가 줄어들어서 자주 쓰는 잡기술임. 그래서 패시브 평타 두대를 치러오는 루시안에게 그랩을 날리려고 하면 루시안들은 E패시브 잡기술 활용 겸 그랩 피하려고 8~9할은 E스킬을 사용함. 이를 역이용하여 루시안이 패시브 평타 두대를 치려고 올 때 그랩을 E로 예측하면 예측 확률이 높아짐.

아래 몇개 더 보여주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음.


마치며

이 모든것들을 완벽히 수행한다 한들,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선행되어야 함. 조금 오그라들수도 있는 표현인데, 상대방이 나에게 공포를 느껴야 함.

그랩이란게 결국 확률 싸움이라지만, 그랩 날릴때마다 다 빗나가고, 내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거나, 상대방이 잘커서 그랩을 피할 중요성을 못느끼는 상황이거나 하면 위 같은 상황에도 이동기를 안쓰는 경우가 많음. 라인전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상대방에게 나의 두려움을 각인시킬수록 심리적 압박감이 심해지고 그로 인해 심리적 우위를 점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 상황을 빠르게 스캔해야 함, 상대가 판단할 시간을 오래 주면 상대의 심리가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워짐. 그래서 예측 그랩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나는 이를 통해 예측 그랩이 완성된다고 생각함.

내가 말한 Case는 크게 5개지만 솔직히 이것만으로 예측 그랩을 다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반복해서 말하지만 결국 롤에서 예측하여 스킬을 날리는 요소는 티어나 실력 상승에 크리티컬한 요소가 아님. 결국 그래서 이 글을 쓰는 것을 망설였던 것이고.

그냥 너무 모난 반응 없이

'이 사람은 예측할 때 이런 생각하고 그랩 던지는구나'

하고 재미 삼아 읽어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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