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리그오브레전드

온라인 138

(스압)우리는 어쩌다 1인 캐리가 안 되는 시대에 살게 되었을까?

조회수 26,238댓글 54추천 312

쓰레쉬 얘기에 앞서 이 글은 팩트나 프로관전러 P.S 처럼 여러 데이터를 통한 정밀분석을 통한 결과물이 아닌 본인의 잡생각에서 도출된 일개 사견임을 먼저 밝힘.

본인은 롤대남임 금토 오후~야간에 피돌이를 하는데 여유시간이 많아서 알바 중에 롤에 대한 잡생각을 많이함.

ex) 왜 바텀보다 미드 탑 후픽이 좋은가, 왜 바텀에 3인 4인 모이는 바텀 칼바람 메타가 되었을까 등등

요즘은 롤에서 1인 캐리가 왜 안될까에 대해서 2주정도 시간동안 생각을 해 봤음.

다들 1인 캐리가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면, 다들 현상금, 내구도패치를 언급함. 이에 대해서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음, 근데 근본적인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함. 지금부터 1인캐리가 불가능해진 이유에 대해서 내 생각을 말해보겠음.


1. 1인 캐리 가능성이 낮아진 도화선: 바위 게

뜬금없이 바위 게 얘기가 왜 나왔는지 싶을텐데, 나는 1인캐리의 가능성을 줄여버린 근본적인 원인을 너무 많아진 오브젝트 교전과 그로 인해 교전 장소가 라인에서 정글로 이동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했음.

예전 롤은 지금에 비해서 교전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대다수는 용 바론을 제외하면 정글이 아닌 라인이었다고 생각함. 라인전에서 나오는 킬이라던지, 갱킹이나 로밍으로 인한 킬이 대다수였음. 정글쪽에서 지금처럼 초반부터 반 필수 교전(바위게, 유충 등등)이 없으니 라인전을 길게 하였었고, 라인전에서 기껏해야 로밍 몇번 깔짝대는 느낌이었고, 교전 시작점이 정글이 아니라 세 라인 중 한라인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함. 그로 인해서 라인전을 길게 하면서 정직하게 상대 라이너와 나는 체급차이로 인해 생기는 라인전 우위를 길게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함.

정리하면

1. 라인전에서 우월한 피지컬과 라인관리를 통해 상대 라이너를 박살내거나 우위를 점한다. 2. 상대 라이너보다 강력해진 후 상대에게 내 영향력을 행사한다.

여기서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음.

지금처럼 템도 안 뜬 초반부터 라인 내 교전 외에 유충 교전, 바위게 교전, 전령 교전, 아타칸 교전 이렇게 다양한 다인 교전이 정글 강가쪽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는 소리임.

이 오브젝트 다인 교전이왜 1인 캐리의 가능성을 낮추게 되었다고 생각했냐면, 나는 여기서 교전에 인원수가 늘어날수록 교전에서 내가 통제 못하는 변수가 늘어난다고 생각했음.

원딜이나 서폿이 흔히 하는 볼 멘 소리가 뭐임?

"나는 바텀 2ㄷ2 교전에서 할 거 했는데 옆에 있는 교전 파트너(원딜 혹은 서폿)가 제 역할을 못해서 졌다."

말에 비속어가 들어갔던 단어를 다르게 말했던 결국 이렇게 서로 볼 멘 소리를 한다. 유독 바텀에서 이런 말이 왜 나올까?

당연하겠지만 미드나 탑같이 솔 라인에서 나오는 라인전 1ㄷ1 교전, 즉 교전 변수가 나로 인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닌 옆에 교전에 참여한 다른 교전 파트너의 실력이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음.

하지만 바위게가 나옴으로써 더 이상 단순 라이너끼리의 교전이었고 라이너가 주도했던 단순 1ㄷ1 혹은 2ㄷ2교전이 대다수였던 이전 롤에서 정글이 교전을 주도하게 바뀐거에서 시작을 한다고 봄.

그렇다고 예전에는 정글이 주도하는 교전이 없었냐? 당연히 예전에도 카정으로 인해 서로 마주치는 일도 있었고 정글이 가는 갱킹은 정글이 주도 할 수 있는 교전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이는 그렇게 큰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함. 바위게 이전 정글은 카정위주보단 흔히 백정롤이라고 부르는 갱킹이나 라인 보조 역할 역할이 더 컷다고 봄. 갱킹도 정글의 역량이라지만 어찌보면 라인전에서 딜교를 잘해놨거나 라인관리를 통해서 나온다고 나는 생각해서 갱킹은 100% 정글이 주도했다고는 어렵다고 생각함. 비슷한 이유로 로밍도 마찬가지.

서론이 길었는데 그래서 바위게 나온게 왜 이유가 되냐? 교전 위치가 라인에서 정글쪽으로 이동된 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함. 바위게는 처치 보상도 짭짤할뿐더러 정글 강가 중앙 시야를 먹음으로써 운영적 이점이 많았기 때문에 정글러들이 자연스럽게 바위게쪽에서 교전을 자주 벌이곤 했음.

카정처럼 정글 안쪽도 아닌 두 라인 사이에 있기도 하고 비교적 빠르게 도착 할 수 있는 강가쪽에 있다는 점, 바위게 교전은 기본적으로 2ㄷ2, 3ㄷ3, 심하면 4ㄷ4 교전도 일어 날 수 있는 다인 교전이었다는 점에서 롤에서 단순 다인 교전 한타(용이나 바론을 두고 벌어지거나, 누가 물려서 벌어지거나)나 바텀 라인전에서나 맛 볼 수 있는 2ㄷ2 이상의 교전을 무려 초반 3분 근처부터 하게 되었음.

위에서 말했듯이 교전 인원수가 많아질수록 본인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음. 왜냐? 내가 지속 된 딜교 이득으로 피를 갉아먹다가 잡아먹는 라인전 1ㄷ1 라이너 교전이 아니라 순수하게 비슷한 템 3명이서 모여서 싸우는 교전이고, 여기서 내가 바위게 교전 이전에 BF나 쓸큰지 같은 아이템을 구비해놓은 것이 아닌 이상에야 순수하게 나와 상대방의 격차로만 결정되는 1ㄷ1 라인전이 아닌 아군에게 강제로 의지하게 되는 교전이니까. 즉, 내가 잘해도 아군 실수로 인해 교전을 패배하고 거기서 내 초반 라인전부터 생채기가 날 가능성이 생겼다는 거임.

물론 이 바위게가 나온 것 만으로 1인 캐리의 가능성에 엄청난 생채기는 못 냈다고 생각함. 정글러가 교전을 주도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지만, 결국 라이너들이 참여 가능성이 높은 교전인만큼 라이너들이 라인 관리나 라인전으로 쌓아놓은 피관리로 인해서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을 뿐더러 첫 바위게에 한번만 나오는 교전이기 때문에 아직은 미미했음.


2. 전령, 유충, 아타칸, 계속 등장하는 초중반 오브젝트.

하지만 라이엇은 계속해서 "초중반" 오브젝트를 추가했고, 이 오브젝트가 추가된다는 것은 초중반에 교전이 점점 많아진다는 뜻임.

위에서 길게 설명한 것의 요가 뭐냐? 결국 라인전을 길게 하던 때는 라인전에서 순수하게 기량차이로 상대 라이너보다 월등하게 템을 뽑아올 수 있는 기회를 내 스스로 쟁취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중후반부 다인 교전을 하더라도 내가 상대 라이너보다 잘하니까 당연히 더 쎌 수 밖에 없고 교전에서의 내 영향력을 내기가 쉬웠음. 특히 미드라이너라면 중앙에 있고 어느 라인이던 로밍을 가기 쉬웠기 때문에 라인전 이기는 것 하나만으로 본인이 영향력을 떨치기 쉬웠다고 생각함.

하지만 초반 교전에서는 템들이 서로 드라마틱하게 차이가 안 나니 결국 내가 2, 3인분한다고 해도 서로 템이 비슷해서 극강의 교전영향력을 펼칠수도 없고 그저 아군의 교전에서의 실수로 인해 초반부 본인 라인전 초석단계부터 망가질 수도 있는데다가, 이러한 교전이 점점 늘어나면서 1인캐리에 대한 변수가 늘어났다고 생각함.

정글의 영향력이 바위게를 기점으로 늘어났다고 말하는 이유가 나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함. 단순 용 바론 뿐만이 아닌, 작게는 바위게, 크게는 전령 아타칸까지 많은 초중반 오브젝트로 인해서 교전 시작점을 정글이 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임. 위에서 라이너가 주도하는 교전에서 정글이 주도하는 교전으로 게임 양상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여담이지만 요즘은 서폿도 정글과 비슷한 노선을 걷고 있다고 봄. 엄밀하게 라인전을 하는 라이너지만 비교적 위치선정이 자유로운 역할이니까. 그래서 다인 교전이 상체에서 벌어질 때 서로 정글 + 상체 두명이서 하고 있을때 바텀쪽에서 라인관리나 주도권을 통해 서폿을 먼저 올려보내면 아군 인원수가 늘어나니 초반 교전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거임. 그래서 서폿 영향력 역시 높아졌다고 하는거임.

이 교전 설계에서 정글이 초석을 다진다면 서폿이 방점을 찍어준다고 생각함.


3. 라이엇이 이 모든 것을 의도했는가?

이건 아직도 모르겠음. 이것을 맥거핀이라고 하나? 나는 라이엇은 하는 맛이 있는 패치가 아닌 보는 맛이 있게 패치를 한다고 생각함, 정확하겐 솔랭이 아닌 대회를.

대회에서는 솔랭처럼 초반에 명확한 이유 없는 교전이 안일어나니 미드 원딜이 안정적으로 파밍하면서 템을 뽑아오고 화끈하게 용 바론 앞에서 정교한 한타로 몇번 부딪히고 게임이 끝났음. 막상 정교한 한타 하는 걸 보면 멋있지, 거기서 보이는 피지컬과 디테일에서 쾌감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그 전에 오는 사전 준비 시간이 지나치게 길었음(원딜 미드가 템을 뽑기위해 크나큰 교전 없이 파밍망 하는) 라이엇이 그래서 초중반 오브젝트를 많이 출시했다고 생각함, 초반부터 치고받고 싸우라고, 초반부터 보는 맛이 있게, 솔랭처럼. 이건 누구나 알고 있음.

그리고 여담이지만 이생각에 꼬리를 물어서

'대회와 솔랭 간극을 줄이겠다고 한 게 혹시 서로 초중반에 지루하게 성장만 하다가 한두번 꽝 부딪히고 끝나지 말고, 초반에 주요 오브젝트를 많이 출시해서 솔랭처럼 결과적으로 교전빈도를 늘려서 비슷한 양상이 되게 하면 대회와 솔랭의 간극이 줄어들지 않을까?'

란 생각도 해봤음. 물론 진실은 라이엇만 알겠지.

내가 하고싶은 말은

"초중반 오브젝트를 늘려서 교전 빈도 증가를 통해 보는맛이 있게 만들겠다는 의도는 명확한데 이걸로 1인 캐리 시대의 종말까지 의도했을까?"

이거임.

어쩌면 대회를 솔랭처럼 바꾼것이 아닌 솔랭이 대회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함. 대회는 1인 군단보단 5명의 합이 중요하니까.

하지만, 버그 투성이에 요즘 허점투성이 운영으로 말이 많기 때문에

"단순 교전 빈도 증가 뿐만 아니라 1인 캐리 가능성 감소라는 이 요소도 정말 이것까지 라이엇이 의도한 부분이냐?"

라고 물어보면 나도 확답은 못하겠네. 아무튼 글은 여기까지임.

글을 잘 못 쓰는 편이라 생각해서 두서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내 사견을 공유하고 싶어서 적어봤음.

지적 환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