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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틀딱 유저의 탑 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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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쓰는 글이라 난잡할수 있으니 양해부탁

6줄요약

  • 포탑방패 너프좀
  • 요즘 아무도 대가리를 안박음
  • 브루저가 쓰레기가 아니라 탑이쓰레기임
  • 탑캐리는 상대가 바보면 가능함
  • 꼬우니까 접겠습니다
  • 모두 행복하세요

    intro


시즌 4즈음부터 지금까지 하루종일 너프만 먹는 탱커위주로 꾸득꾸득 게임하면서 결국 14시즌 마스터를 달성하고 이제 롤에 대한 열정이 완전히 식게되어 마지막으로 이 게임에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공유해보자 한다.

목차


  • 골드에 대한 생각(+포탑골드)
  • 한타와 이니쉬
  • 브루저는 버스챔이다
  • 메이킹
  • 그럼 뭐가 문제냐?

1. 골드에 대한 생각

롤은 '상대적'인 게임이다. 그리고 그 비교의 객관적인 지표는 당연 '골드'가 될 것이다. 고전명작 플래쉬게임 "세배전쟁"으로 이게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지는지 알아보자.

image.png 이 게임은 세배를 하면 '세배력'만큼 돈을 털어올 수 있고, 상대의 국고가 0이 되면 승리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여러가지 복잡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총 '골드'를 '국고'로 생각하고, 골드의 1/10정도를 '세배력'이라 생각해 보자.

마오카이  피오라  골드 : 5000 골드 : 6000

세배력: 500 세배력 : 600

탑에서 마오카이와 피오라가 서로 싸움을 시작했다.

마오카이가 피오라를 잡기 위해서는 500으로 6000을 없애야 하니 총 12번의 세배가 필요하다.

반면 피오라가 마오카이를 잡기 위해서는 대략 8번정도의 세배만으로 충분하다. 단순히 1000골 차이만으로 약 1.5배의 체급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롤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위의 예시도 매우 과장되어 실제와 차이가 심하다. 그러나 골드가 표면상의 차이보다 훨씬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걸로 소위 '박치기공룡'을 설명해 볼 수 있다. 옛날에는 라인전에서 밀리더라도 꾸준히 타워를 허깅하며 성장하는게 가능했다. 지금 이런식으로 플레이하다 14분 전에 포탑골드를 2칸 이상 뜯겼다? 상대는 포골차이+허깅하면서 놓친 cs차이로 벌어진 파밍력으로 협곡에 존재하는 모든걸 먹어치우면서 폭풍성장하기 시작한다. 이 격차를 메꾸기 위해서는 심하면 25분까지 팀한테 기생하면서 고혈을 빨아야 하고 심지어 상대가 잘한다면 안 메꿔질 수도 있다. 이거랑 지는거랑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가?

더 최악인건 롤은 '상대적'인 게임이란 것이다. 이건 내 맞라이너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다른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이제는 라인전에서 cs 2~30마리정도 리드하는걸로는 14분에 풀채굴하고 미드올라와서 2코어로 깽판치는 상대 바텀을 막을 수 없다. 생전 처음보는 팀을 믿고 안전하게 라인전하는건 강도에게 목숨을 맡기는 것과 똑같다.

따라서 포탑골드를 더 너프하지 않고선 당연히 머리박기가 정석이 된다.



2.한타와 이니쉬

예로부터 롤은 결국 한타하는 게임이다. 아무리 스노우볼을 잘 굴려왔든, 내가 얼마나 쎄건, 한타를 지면 게임도 진다. 그리고 그 한타의 성립을 결정짓는 역할이 '이니쉬' 다. 그림을 보면서 한타구도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1) 전통적인 한타구도 image.png 한타는 작은 전쟁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선봉장을 앞에 세우고 뒤에서 원거리 공격으로 간을 보다 한번에 돌격한다. 옛날에는 돌격하는 선봉장 역할을 주로 탑이 수행했었다. 그렇기에 한타에서 탑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었고, 맨 앞에 서있을 수 있는 탱킹력, 상대의 핵심 스킬을 피하는 순간적인 무빙,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순식간에 무는 판단력으로 게임을 풀어나갔다.

2)변형된 한타구도

image.png 시대가 변하면서 여러가지 이유로 탑의 위치는 맨 앞에서 이니쉬를 거는 역할이 아닌, 옆선에서 상대를 흔들며 후진입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탑 챔피언 특성상 기동력이 약간씩 부족해서 후진입하게 되면 좋은 구도가 많이나오는데, 그 장점을 극대화시킨 구도라 볼 수 있다. 반대로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하는데, 사이드를 몰아내고 앞으로 뚫어내면 인원수차이로 인해 사이드가 붕 뜨게 될 수도 있고, 앞라인이 먼저 터져버린다면 아예 답이 없다.

가장 핵심은 이니쉬를 거는 주체가 '탑'이 아니라는 점이다.

요즘 많이 나오는 말 중 하나가 "탑에서 아무리 라인전 이겨봤자 아무 의미 없다" 인데, 억울할 거 없다. 재미없다는 이유로 탑의 가장 능동적인 캐리방식을 버렸으면 그 대가를 담담히 받아들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3. 브루저는 버스챔이다.


2번과 연결되는 내용이다. 브루저는 근본적으로 선봉장이 될 수 없다. 그럼 브루저의 운영방식은 탱커와 뭐가 다를까?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는데, 차례대로 알아보겠다.

1)갱 흡수 브루저는 강력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푸쉬와 동시에 앞쪽에 와드를 박으면서 갱킹을 온 정글러를 빨며 아랫쪽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여기엔 2개의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번째: 팀 전체적으론 이득이 맞다. 하지만 나는 손해다.

브루저vs브루저 구도에서 적 정글이 갱킹을 와서 피 약간의 손실과 라인 몇개를 버리고 집을 찍어 텔로 복귀했다. 당연히 팀적으론 이득이지만 나는 상대를 더 숨도못쉬게 압박해서 차이를 벌릴 수 있었고, 더 많은 골드를 들고 텔레포트를 사용해 상대탑을 반신불구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차이+잠재적으로 벌릴 수 있는 차이가 갱킹 한번에 사라지게 된다.

두번째: 이득을 굴리는 주체가 내가 아니다.

위의 내용과 어느정도 겹친다. 갱킹을 빨아 복귀하고 다시 라인전을 진행하다 갑자기 위쪽에 빨간색 표시가 뜬다. 아뿔싸, 우리 정글이 무리하게 바텀 갱킹을 가다 원딜한테 더블킬을 내줬다. 이제 상대 탑은 갑자기 쭉 빼서 라인만 받아먹으면서 감정표현을 난사하기 시작한다. 팀에게 이득을 벌어주는 플레이는 게임하면서 꼭 필요한 배려임은 당연히 동의한다. 하지만 당신은 생판 처음 보는 남에게 게임의 미래를 맡기겠는가? 난 반대다.

2)사이드 운영 상대 탑보다 더 강력하다면, 사이드에서 상대 팀을 흔들면서 타워를 끝까지 밀어붙이면서 상대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 만약 당신이 상대 사이드를 재끼면서 타워를 부술 수 있다? 그럼 브루저는 능동적으로 캐리를 하는게 맞다. 하지만 왠만히 큰 차이가 아니고서 타워 안에서 라인클리어만 하는 상대를 잡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내가 제어와드와 렌즈를 돌리면서 상대 사이드 쪽 시야를 닦는다 하더라도, 당연히 시야 주도권 자체는 미드 푸쉬주도권이 살아있는쪽이 훨씬 우세하다. 이렇기에 내가 쎄더라도 우리 본대파워가 밀린다면 사이드도 접힐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브루저는 근본적으로 구리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힘이 쎄더라도, 상대는 안싸워주면 그만이고, 우리팀이 상대팀의 포화를 견뎌야만 나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4.메이킹

그럼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럼 프로들은 바보임? 왜 탱커 안쓰고 브루저씀?" 내가 생각하기에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2번째가 훨씬 중요하지만 첫번째를 이번 파트에서 다루겠다.

'메이킹' image.png 탑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장면을 한번쯤 봤을 것이다. 방구석 롤붕이들의 안방에 찌린내를 진동시킨 전설적인 장면이다. 이처럼 '메이킹을 하는 브루저'는 탱커따위의 고점을 아득히 넘어선다. 하지만 저걸 해내는 사람은 이미 프로하고 있다. '대회' 저자리에서 앞e 지르면서 q쓰는건 재능의 영역이다. 저런 장면을 솔랭하다 본적이 있다면 그 사람이 현지인이 아니거나 상대가 못했거나인데, 왠만해선 후자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필자가 4시즌부터 거진 10년가까이 게임하면서 저런 재능은 아직 만나본적이 없을정도로 브루저의 메이킹은 귀한 재능이다.

2번째는 당신의 팀이다. 2번에서 설명한 한타구도중 변형된 한타구도에서 사실 정글과 서포터가 앞라인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준다면 브루저는 매우 강력해진다. 여러번 말한거 같으니 케리아선수의 명언을 보며 이번 파트를 마치도록 하겠다.

"당신은 케리아가 아니고 팀원은 티원이 아닙니다."


5. 그럼 뭐가 문제냐? 사실 게임 내용의 구조만 놓고 보면 예전에 비해서 매우 정갈해졌다. 운영도 굉장히 활성화되어있고, 한타를 통해 게임을 결정짓는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매우 기형적이다.

브루저vs브루저 매치업에 기반한 사이드 패치로 탑 탱커는 완전히 사장됬고, 양쪽은 이니쉬도 없는 한타에서 괴상한 각에 짤리고 남탓을 한다.

라인전에 메리트를 주기 위해 포탑골드를 추가하고, 그걸 다시 회수하기 위해 말도안되는 제압골드를 달아놓는다.

권투에 비유하자면, 한 선수에게 스테로이드를 꼽고 망치로 두들겨 팬 다음, 양쪽 선수의 눈을 가리고 케이지에 집어넣는것과 같다.

게임이 어떻게 바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까지의 이 게임의 행보를 놓고 봤을 땐 예전의 내가 사랑했던 게임과는 점점 멀어지는것 같다.

이미 챔피언 개수는 임계점을 넘은것으로 보이고, 아이템과 챔피언 밸런스는 날이 갈수록 산으로 간다.

내가 시대에 뒤쳐진 사람이 되는건 상관없다. 이 게임이 모두가 불행한 시스템이 아닌 누구에게나 할말이 있는 시대가 찾아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면 즐거운 초심자의 마음으로 다시 이 게임을 즐길수 있을듯 한다.


*마치며

먼저 긴글 끝까지 읽어준것만으로 매우 감사하다. 처음 쓰는 글이라 많이 미숙한점 양해 부탁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선에서 의견공유는 언제나 환영한다. 이 게임을 하는 모든사람이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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