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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실구간 멘탈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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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실버, 아직도 실버인 유저임. 물론 실력도 안되고 판수도 안되니 여기에 머물러있는 거겠지만 그만큼 아브실구간에 대한 이해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생각할 수 있음.

이구간은 기본적으로 게임 이해도가 무척 떨어짐. 특히 정글러들이 그걸 뼈빠지게 느끼는 편. 라이너가 무리하면 윗구간에서는 슈퍼플레이로 살아가거나 애당초 무리하는 데도 그나마의 이유가 있어서 포골을 먹는다든지, 애들 어그로를 끌어줘서 용을 가져온다든지 하는 추가적인 이득이 발생하는데 아브실구간은 절대 뒤를 생각하지 않음. 그래서 정글이 한번이라도 같이 안가주면 게임 내내 정치당하면서 기빨리게 됨. 문제는 저 무리수는 정글러가 개입해도 여전히 무리수라는 게 함정임. 물론 억울하게 죽은 라이너 눈에는 정글만 합류했으면 살거나 외려 역으로 다 잡는 그림이 보이겠지만 그런 건 없음. 정글 하나로 판도가 쉽게 바뀌면 걔들도 너 하나 잡으러 들어오지 않음. 그래서 합류해도 같이 죽으니까 팀단위 데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합류를 안 하고 라이너 혼자 죽게 선택을 한다면 90%의 확률로 선정치가 발생, 죽은 라이너가 듀오 중이라면 그 판에서의 정글러로서의 입지는 끝난 거임. 특히나 초반에 갱을 안 갔거나, 옵젝을 두세 개 이상 흘렸거나, 챔프가 마이 같이 인식이 안 좋거나(아이러니하게도 마이는 시즌이 지날수록 장인챔에 가까워지고 있음) 등등.

그리고 말파이트나 세라핀, 헤카림같이 궁 의존도가 엄청 높고 궁딸깍 하나로 메이킹의 절반 이상이 이루어지는 챔은 (이제 궁 핑이 삭제됐지만) 한번이라도 궁미스가 나거나 혹은 못 쓰고 죽었다? 무조건 궁 핑이 찍힘. 말파나 헤카림 궁이 반응이 어렵다는 것도 옛말이지 이제는 롤 실력이 상향평준화돼서 브론즈 구간 베인도 말파가 부시에서 궁을 쓴게 아니라면 구르기로 피하는 수준임. 상대도 이런 메이킹류의 궁에 대한 대비를 단단히 하고 있기에 궁 대박 각은 옛날에 비해 잘 나오지 않음.

아브실구간에서의 인게임 소통의 95%는 채팅으로 이루어짐. 이들이 쓰는 핑은 생존핑, 궁 핑, 미아 핑, 위험 핑밖에 없음(와드에 핑 찍으면 5원 주는 패치 뒤로 5원 핑을 찍는 애들도 간혹가다 보임) 그리고 자기 실력이 되는 애들은 이러한 유형의 소통은 게임에 아무런 이득이 안 되는 걸 알기에 핑이고 채팅이고 다 끄고 시작함.

실버에서 6년을 해 본 결과 얘들의 오더를 들을 시간도, 들을 이유도 없고, 채팅이나 핑을 켜놔도 딱히 인게임적으로 의미있는 소리는 안 하고 허구한 날 팀탓, 정글 탓, 죽고 나서 가장 가까이 있던 아군이나 정글한테 미아 핑 치는 일이 끝임. 그래서 이러한 점을 종합했을 때 실버에서의 행동 강령.

1. 채팅 사용 해제, /mute all, O키 눌러서 아군 핑만 다시 들을 수 있도록. 아까 그렇게 강조했던 채팅의 무용성. 다만 핑은 워낙 많이 사라지기도 했고 라인 미아 핑이나 위험 핑(내가 보지 못한 위험 요소를 팀원이 대신 잡아주는 등)은 아무리 아브실이라도 때때로 쓸만함. 그리고 너도 채팅을 치지 마셈. 채팅을 치는 동안 맵을 못 읽게 되고, 라인전 수행을 못 하게 됨. 프로도 인게임 보이스보다 핑으로 더 많이 소통하는데, 보이스보다도 느리게 나가는 채팅은 진지한 소통 목적으로도 딱히 쓸모가 없음.

2. 아군 뇌절에 말리지 말 것 니가 보기에 저게 명백한 무리수라고 생각되면 따라 들어가지 마셈.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한데다 니까지 같이 죽으면 때때로 그 데스가 회생불가인 경우도 있음. 하위 구간일수록 킬어시 확보보다 내 데스를 줄이는 게 중요함. 후술할 긴 게임 시간과 더불어, 죽은 시간만큼 내가 게임에 참여할 수 없기에 그만큼 변수 창출이 떨어짐. 특히 탑이라면 cs나 포탑 방패를 포기하고라도 데스 수는 줄여야 함.

3. 웬만해서는 항복 기능은 사용하지 말 것 팀에 누가 봐도 고의 트롤을 하는 중인 사람이 있거나, 심각한 하이 큐가 잡혀서 전 라인이 고전 중이거나 하지 않는 이상 아브실 구간에서는 서렌을 누를 이유가 없음. 기본적으로 이 구간 애들이 여기서 못 나가는 이유는(나도 그렇지만) 스노우볼링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임. 킬이랑 cs를 먹어서 템을 잘 올렸어도 지금 메타면 백이면 백 딜템만 사기 일쑤고 얘들은 적을 잡는 데는 크게 기여하지만 밤끝이나 가엔, 시미터 같은 최소한의 생존 기능도 없는 100%퓨어 딜템은 적에게 집중포화를 당했을 때 아무 도움이 안 됨. 거기다가 킬만 먹고 사릴 자신이 있음? 당장 풀콤박으면 죽을 것만 같은 라이너가 눈앞에 둥둥 떠다니는데. 그렇게 합류나 포탑 어그로 같은 건 제치고 일단 들어갔다가 제압골을 내주는 경우가 흔함. 아무리 유리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잘 큰 딜러가 몇 번 던지는 순간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고 당연히 팀 내 분쟁이 발생함. 이게 역전의 단추가 되는 일이 윗구간에서는 몰라도 실버까지는 밥 먹듯이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게임 시간은 메타를 불문하고 전 티어에서 가장 긺. 때문에 다른 티어에서는 사기챔인 초반챔이, 아브실에서는 게임 시간이 길어서 킬을 얼마 먹든 자연스럽게 썩어서 픽하기 애매해지거나 버려지는 경우가 많음. 그냥 니만 멘탈 잡고 포탑 밀고 용만 챙겨도 역전각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함. 롤은 5대5 게임이라 우리팀 1명이 계속 던져서 100원 푼돈을 골고루 내주는 것보다 적 12킬 제드 1명이 던져서 1000원을 받는 게 더 클 때도 있음.

4. 룬, 아이템, 스펠, 스킬 마스터리는 골드+, 플래티넘+의 통계를 따를 것 통계에 나오는 룬, 아이템 등의 지표는 곧 왜 그 티어에 그 유저들이 존재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 해도 무방. 아무리 유튜브에서 칼날비가 좋다, 선 스태틱이 좋다 떠들어도 그건 절대로 챔피언 이해도가 떨어지고 스노우볼 능력이 없는 아브실을 위한 공략이 아님. 나만의 소신이 있다고 해도 그걸 지키면 아브실 탈출은 불가능, 그 고집을 버리고 상위 티어가 하는 대로 묵묵히만 따라가면 그 티어처럼 할 수 있게 됨. 필자는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 중인데, 수학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과목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실제로 학부 수준에서는 수학은 그저 무한 암기에 가까운 과목임. 니가 창의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일단 수학의 선조들이 일구어 낸 창의성에 대해 먼저 학습해야 됨. 고등학교 미적, 기벡까지 배우고 아무리 자신이 창조해낸 창의적 개념과 정의들을 설파해 봤자 주류 수학계에서 이를 인정해 줄 확률은 0에 수렴함. 내가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새로운 것을 만들어 온 사람들의 수준과 비슷해질 필요가 있음. 이는 롤에도 적용되고, 일단은 티어가 일정 수준으로 오를 때까지는 얌전히 OP.GG나 PS 통계를 따라가야 함.

5. 패배 원인 복기 진 판의 100%에서 니 책임은 반드시 있음. 아무리 OP.GG 기준 ACE를 받고 거기서 소환사님은 무죄라고 위로해 줘도 대부분의 경우 그만큼 잘 컸는데도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거나, 던졌거나, 니들은 이길 자격이 없다며 조기 서렌했거나 중의 하나임. 리플을 보든, 아니면 OPGG에서 제공하는 OP스코어 그래프를 보든, porofessor.gg에서 제공하는 빨간색(부정적) 지표를 보든 해서 왜 졌는지를 깨닫고 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함. 아브실들의 공통된 특징이 학습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도 기인하는데, 진 판에서 왜 졌는지, 이긴 판에서 왜 이겼는지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리 판수와 숙련도가 쌓여도 실제로 학습한 건 그 판수를 못 따라오는 경우가 많음. 대리기사나 부계가 흔히 "실버 n판", "실버 n만점"등으로 숙련도는 수십만이나 수백만이지만 정작 티어는 여기서 못 벗어나는 걸 비꼬는 건 다 이러한 아브실의 생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

여기 적은 대부분의 내용은 앞으로 협곡에 큰 변화가 있거나, 게임의 근간이 뒤흔들릴 패치가 있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불변할거임. 필자가 실버고 나발이고 위 5가지를 못 지키면 아브실 탈출은 불가능하고, 필자도 5가지를 다 지키지 않기 때문에 실버에 머무르는 거임. 다 지킬 자신이 없다면, 채팅 차단, 데스 줄이기, 패배 원인 복기 이것만 해도 충분할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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