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리그오브레전드

온라인 6,472

라이즈는 왜 더이상 대회에 자주 나오지 않을까?

조회수 5,134댓글 20추천 119

먼저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저는 실버 현지인이며 2019시즌부터 해설분들의 설명과 많은 밴픽, 경기를 보면서 나름 머릿속에서만 해오던 상상이 맞나 싶어 글을 쓰게됬습니다. 맞는지 아닌지 평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이즈.jpg 라이즈는 2019 롤드컵에서 밴픽률 67.5%(모든 챔피언들 중 11위), 승률 56.7%를 기록한 챔피언이었고, 특히 FPX의 도인비(6전 5승 승률 83.3%)나 G2의 캡스(5전 3승 승률 60%), SKT의 페이커(3전 2승 승률 66.7%)같이 숙련자들이 잡았을 때는 승률이 더욱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렇게 상위권 팀한테는 "풀어주면 안되는" 픽이었던 라이즈는 현재 2020 LCK 스프링에서 밴픽률 5.1%, 승률 50%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무엇이 이렇게 라이즈를 외면받게 만들었을까요?


1. 너프 과부하 룬 감옥 가장 기본적인 이유죠. 롤드컵 패치였던 9.19패치 이후 시간이 조금 흐른 9.24 패치에서 Q - 과부하의 기본 피해량이 전 구간 15가 감소되었습니다. 그 후로 해가 바뀌고, 10.6 패치에서 마나 재생 증가량이 0.8에서 1로, W - 룬 감옥의 기본 피해량이 80/100/120/140/160에서 80/110/140/170/200으로 살짝 버프되었으나 가장 마지막에 마스터하는 스킬인 W를 스킬 2렙부터 버프해준다고 Q의 너프를 상쇄시키긴 힘들어보입니다. 사실 9.24패치도 엄청나게 체감이 될만한 패치는 아니겠지만 너프를 먹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2. 드래곤 영혼과 그에 따른 메타의 변화 대천사의 지팡이 대천사의 포옹 영겁의 지팡이 프리시즌이 들어서고, "드래곤 영혼"이라는 사기적인 수준의 효과가 새로 추가되었습니다. 따라서 프로 팀들은 조합을 짤때 초중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미드 챔피언을 선호합니다.

현재 LCK 기준으로, 미드-탑 스왑이 가능한 챔피언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미드라이너는 르블랑(밴픽률 72.2%)-조이(70.2%)-아지르(51.5%)입니다. 라이즈(5.1%)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인데, 저 세 챔피언과 라이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image.png image.png image.png image.png 바로 전성기 타이밍입니다. 라이즈는 우리 모두가 아는 왕귀형 챔피언, 즉 2~3코어 이상은 떠야 존재감이 발휘되고 3코어를 넘어야 포텐셜이 폭발하는 후반 지향형 챔피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르블랑, 조이, 아지르는 우리가 몸소 라인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초반에도 상당히 강력하며(아지르는 견제와 라인 푸시력이 우수하고) 1,2코어가 나오면 해설진들이 "전성기가 왔다"고 표현합니다. 현재 프로 경기에서 10분 전후로 첫/두번째 용과 첫 전령은 모두 나온지 얼마 안되서 팀들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 세 오브젝트를 다 챙긴 팀은 그 이후로도 계속 주도권을 잡고 플레이하고, 승리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미드에 라이즈라는 후반 지향형 픽이 존재한다면 팀은 자연스레 초반 주도권을 잃게 되고, 그대로 초반에 나오는 여러 오브젝트까지 내주게 됩니다.

또한 젠지, T1같은 상위권 팀들을 보면 용이나 전령, 바론같은 오브젝트가 나오는 타이밍이 아니라면 가급적 교전을 피하고 성장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저런 경우에는 대개 오브젝트가 나오면 5대5 한타를 펼치게 되는 전개가 자주 생깁니다. 그러나 라이즈는 주로 스플릿 푸쉬로 운영을 선호하는 픽이고, 르블랑-조이-아지르에 비해 확실한 이동기를 가지고 있지도, 우월한 사거리를 가지고 있지도, 광역 cc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여러 프로 구단들도 이런 점을 감안해 선수들에게 솔랭에서 라이즈를 연습하라고 주문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페이커 선수의 마지막 라이즈 플레이 기록은 두 달 전, 비디디 선수의 기록은 세 달 전이었습니다.


사실 그냥 간단하게 "메타에 안맞는다"라고 하면 될것을 제 성격상 무언가에 빠지면 끝까지 해보는 스타일이라(예를 들면 8만점을 했는데도 아직 숙련도 7을 못찍은 아리라든지) 한번 알아봤네요. 우리가 빢빢이네 뭐네 해도 저는 개인적으로 라이즈라는 캐릭터를 좋아해서 한번 써봤습니다. 그냥 티어 못올리는 실딱이가 쓰는 글이니 혹시나 어불상설인 부분이 있다면 화내지 마시고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대회에 관해서 얘기하는게 재밌어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챔피언들에 대해서도 더 써보고 싶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