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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금지카드,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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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픽에서 지고 시작한 경기였다"

경기가 끝나고 승리하지 못한 팀의 피드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말이죠. 사실 밴픽은 <롤>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처 중 하나입니다. 이기고 시작한 싸움과 지고 시작하는 싸움이 만들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프로 레벨에서는 감독, 코치 심지어 분석관까지 활용해 밴픽을 준비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랭크 게임에서도 밴픽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 레벨에서는 팀 단위로 움직이고 5장의 카드에 팀원들의 의사가 반영되어 적용되지만 솔로 랭크는 그렇지 않죠. 나를 위한 한 장으로 패배로 가는 길목을 최대한 틀어막아야 합니다. 팀이라고 뭉쳐있긴 하지만, 3분도 지나지 않아 철천지원수가 되는 곳이 솔로 랭크기 때문이죠.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들의 밴픽을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주보국 필자(Amitis),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밴픽의 전제조건, 환경과 자기객관화

  LCK는 현재 국제무대에서 1부리그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4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한 DRX가 우승을 할 정도로 수준이 매우 높은 무대죠. 수준이 높은 만큼 대회를 위해 준비되는 정보의 질도 매우 높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대회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대회를 지켜보는 팬과 솔로 랭크 유저들은 좋든 싫든 상관없이 정보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대회를 통해 얻은 정보를 그대로 게임에 적용한다고 하면 속된 말로 “대회충"이란 타이틀을 얻게 될 겁니다. 타이틀을 얻게 되는 문제의 원인을 크게 봤을 때 환경 인지와 자기객관화의 부족을 뽑을 수 있습니다.  

‘케리아' 류민석의 칼리스타 서포터를 그대로 따라한다면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출처: LCK)  

먼저 환경 인지를 살펴봅시다.

환경은 대회의 환경과 솔로 랭크의 환경을 뜻합니다. 똑같은 소환사의 협곡을 사용하긴 하지만 두 환경에는 많은 차이가 분명히 있죠.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의사소통입니다. 대회와 다르게 솔로 랭크 환경은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환경이죠. 정확한 메시지 전달을 하기 위해 채팅과 핑 기능이 존재하긴 하지만 채팅의 본질보다는 다른 의미로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고 이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의사를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죠.

바꿔 말하면 프로들이 대회에서 보여주는 판단의 근거에는 의사소통으로 얻은 정보도 깔려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군 정글이 드래곤 근처 바위게를 먹기 위해 내려오는 것을 바텀 갱킹으로 인식한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가 딜교환을 시도하다 죽는 상황은 프로 레벨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솔로 랭크에서는 일상입니다. 의사소통의 여부는 꽤 큰 변수입니다.

두 번째는 자기객관화 입니다.

자기객관화란 “본인의 실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한 정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챔피언을 잘 다룰 수 있고 어떤 챔피언을 상대할 줄 아는 것들이 솔로 랭크에서 자기객관화가 필요한 부분으로 볼 수 있죠.   숙련도는 밴픽의 핵심이다 (출처: 라이엇)  

예시로 대회에서 니달리가 등장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니달리는 대회 해설자의 코멘트, 니달리 장인들의 평가 그리고 일반 유저들이 경험적으로 느낀 바에 의하면 챔피언 숙련도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챔피언을  자기객관화가 덜 된 어떤 유저가 단순히 대회에서 니달리가 좋아보여 솔로 랭크에서 데뷔전을 치른다면 높은 확률로 아군 넥서스가 파괴되죠.

즉, 대회에서 등장한 챔피언이나 메타에 어울리는 챔피언으로 소개되는 챔피언이라 하더라도 유저의 숙련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사용하는 것은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 개인에 맞는 밴픽전략을 세워보자


앞에서 소개한 대로 우리는 솔로 랭크에 임할 때 2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야생 같은 솔로 랭크에선 나를 잘 알고 있어야 변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준비가 됐다면 이제 맞춤 밴픽 전략을 세워볼 차례입니다. 

먼저 지난 기사로 소개해드린 게임 데이터의 원본을 수집해 개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보려 합니다. 필자의 2023시즌 랭크 게임 데이터를 통해 어떤 챔피언을 금지하면 좋을지 고민해 봅시다.

관련 기사: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데이터는 어떻게 보는 걸까?


분석에 앞서 문제를 정의해 봅시다. 필자의 경험으로 봤을 때 상대 팀에 진이 있을 때 패배를 많이 얻은 느낌이 들고 아군에 아칼리가 있을 때 패배한 경험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아칼리나 진을 1장의 금지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라는 문제를 정의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수집한 필자의 경기 데이터 일부  

다음으로는 2가지의 데이터를 파악해야 합니다. 밴픽의 주체인 필자를 제외한 아군 데이터와 상대의 데이터입니다. 아군 데이터의 경우 아칼리가 금지카드로 활용하면 좋은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이고 상대 데이터는 진을 금지카드 후보로 올리기 좋은지에 대해서 판단하기 위해서죠.

먼저 아군 데이터를 살펴봅시다. 1패를 기록한 챔피언의 경우 사고일 가능성이 있어 제외했습니다. 따라서 2패 이상 기록한 챔피언들 가운데 승률이 낮은 순서대로 정렬한 데이터입니다.    아칼리는 1승 6패를 기록하고 14%가 겨우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제대로 아군으로 만난 아칼리는 승급의 장애물이 되고 있었습니다! 아군 데이터만 살펴봤을 때 확실하게 금지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혹시 상대 팀에서도 위와 같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지도 파악해 볼 필요가 있죠. 그래서 상대 팀 데이터도 살펴봐야 합니다. 상대팀에서 등장한 아칼리의 경우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었고, 표본이 부족하지만 아군이나 상대 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 두 번째 금지카드 후보인 진도 살펴봅시다. 진은 상대팀에서 21번 등장해 12승 9패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경험상 10패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보였지만 무난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죠. 아군으로 만난 진의 경우 4승 3패를 기록했고 어느 팀에서 등장하든 관계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상대 진의 데이터는 꽤 위협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분석을 통해 다시 문제 정의를 봤을 때 두 챔피언 중 금지카드로 더 적합한 카드는 아칼리로 뽑을 수 있겠습니다. 진을 금지하는 것보다 패배를 가져다주는 챔피언을 안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테니까요.

문제를 바꿔 “어떤 챔피언을 금지해야 할까?”로 파악해본다면 0승 4패를 나란히 기록하고 있는 가렌과 바이가 우리 팀에 등장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이나, 상대 팀에 등장했을 때 놀라운 9승 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잭스를 금지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겠습니다.

상대 편에서 고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챔피언들. 필자의 머리가 아파온다  

개인 전적이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은 유저들의 경우엔 전적 데이터로 얻는 정보가 다소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오피지지에서 제공해주는 승률이 높은 챔피언을 살피거나, 앞서 소개한 “대회충"이 될법한 챔피언이 대회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보고, 금지카드 여부를 정하면서 분석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모든 유저가 시즌 초반에 많은 데이터가 쌓여있기에는 부족한 시기니까요.

솔로 랭크에서의 밴픽은 대회만큼 영향이 직접적이진 못하지만 확실한 것은 본인의 승리를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효과적인 밴픽을 통해 더욱 빛나는 티어까지 도달하도록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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