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텀 라인의 가치가 더욱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습니다.
인전보다 한타를 중요하게 여기던 시절에는 노블레쓰(노틸러스, 블리츠크랭크, 레오나, 쓰레쉬 - 플레이 메이킹이 가능한 대표적인 서포터 챔피언)가 바텀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과 서포터 챔피언의 시너지가 더욱 중요하게 된 것이죠.
루나미(루시안+나미)는 이를 대표하는 악명높은 조합입니다. 13.1 패치기준 오피지지 챔피언 분석에서 루시안과 나미는 각각 3티어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두 챔피언을 3티어로 보고 있진 않죠. 이번 기사에서는 13시즌의 전반부 혹은 전체를 이끌 수도 있는 바텀 메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주보국 필자(Amitis),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유미가 굴린 스노우볼은 멈추지 않았다
22년에 우리들의 눈에 가장 많이 띈 서포터 챔피언은 유미입니다.
대회와 솔로 랭크를 불문하고 등장했다 하면 대처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챔피언이었죠. 뛰어난 유지력으로 라인전을 무난하게 보낸 뒤 잘 큰 챔피언과 같이 다닐 때의 게임 지배력은 너무 강했습니다. 반대로 성능이 좋지 않아 빛을 보기 어려웠던 가렌에게 캣타워의 ‘타워' 포지션을 마련해줄 정도로 자비롭기까지 했죠. 프로씬에서도 “챔피언을 삭제시켜야 한다"는 극단적인 말이 나올 정도로 유미의 영향력은 강했습니다.
13.1 패치에선 유미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효과는 있었습니다. 솔로 랭크의 경우 19일 기준 오피지지 서포터 티어 4티어, 승률 45%를 기록했기에 없다고 할 순 없죠. 그러나 최상위권에서는 여전히 유미를 기용하고 있습니다. 표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긴 하지만 마스터 티어 이상에서 집계된 서포터 유미는 2티어까지 올라간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리헨즈' 손시우의 13시즌 랭크 기록. 세최냥이 다운 KDA를 기록하고 있다 최상위권에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증거는 서포터 포지션 프로선수들의 전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적에는 유미가 없는 선수보다 있는 선수들이 많았고, 이는 랭크 게임을 비롯해 대회에서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죠. 실제로 18일 개막한 LCK에는 유미가 밴카드로 활용됐고 풀리면 반드시 선택됐습니다.
돌아온 제리유미 (출처: LCK)
하지만, 더 강한 놈이 나왔습니다. 바로 루나미(루시안+나미) 조합입니다.
눕는 유미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등장한 루나미는 과거 유미의 위치까지 올라 버렸습니다. 이제는 루나미를 뚫거나 루나미보다 가치가 높은 조합을 골라야 하는 문제로 변질된 것이죠. 정리하자면 강한 라인전 시너지를 만들어내거나 루나미에 라인전이 밀리지 않으면서 후반에도 힘이 빠지지 않는 조합을 찾아야 합니다.
# 루나미를 이겨라? 바텀라인은 춘추전국시대
유미가 내준 숙제는 '루나미의 벽을 부숴라!'로 이어졌습니다. 이 문제의 대응 방안은 프로 서포터 선수들의 전적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예시로 디플러스 기아의 ‘켈린' 김형규 선수의 랭크 게임 데이터를 살펴보죠.
‘켈린' 김형규 선수는 강한 라인전을 가져오기 좋은 하이머딩거와 소라카를 활용했었고, 심지어 칼리스타까지 서포터로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자의 경우 챔피언의 매커니즘이나 성능이 뛰어난 점을 활용한 전략이죠.
칼리스타를 포함해 전부 서포터로 기용한 챔피언들이다
'내가 더 아프게 때릴 수 있다'가 핵심인 이 전략은 비정석 서포터 챔피언의 등장까지 이끌어 냈습니다. 다른 프로 서포터 선수인 ‘케리아' 류민석 선수의 경우 카서스를 서포터로 기용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방향으로 봤을 때 확실하게 때려줄 수 있는 챔피언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죠.
후자의 경우 타릭과 사미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냈고, 서로 궁극기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사미라가 죽지 않고 지옥불 난사를 활용하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그림을 그렸다고 볼 수 있죠. 시너지 조합의 핵심은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점이 더욱 중요합니다.
바꿔 말하면 케이틀린과 럭스, 칼리스타와 탱커 서포터의 조합처럼 확실한 득점으로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조합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반대의 예로는 쓰레쉬와 이동기가 없는 원거리 딜러의 조합을 들 수 있습니다. 챔피언의 성능이 부족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서로의 강점이 극대화 됐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죠.
그 밖에도 주목해야 할 챔피언이 있습니다. ‘켈린' 김형규 선수의 전적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의 모스트에 자리를 잡고 있죠. 바로 애쉬입니다.
애쉬는 루나미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출처: 라이엇 게임즈) 애쉬는 W스킬인 일제 사격으로 긴 사거리를 통한 견제에 능하고 E스킬인 매 날리기를 통해 리스크없 이 시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6레벨 이후엔 마법의 수정화살을 통해 변수 창출이 가능하죠. 과거에 미스 포츈과 같이 갉아먹는 라인전의 대가로 맹위를 떨치고 난 후 등장 빈도가 줄어들었지만,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회에서도 밴카드로 활용되는 점과 다이아몬드 티어 이상에서 서포터 애쉬가 2티어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미루어 보면 챔피언 성능 또한 어느 정도 보장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 맛을 내야하는 바텀라인
마지막으로 18일까지 진행된 LCK와 LPL의 경기 데이터를 통해 밴픽 방향성을 살펴보도록 하죠.
진행됐던 경기 데이터를 살펴보면 1픽으로 서포터 포지션의 챔피언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그 다음으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가져갔음을 알 수 있죠. 루나미처럼 따로 사용했을 때 맛이 없는 챔피언을 먼저 골라서 그 챔피언을 가져왔다는 의미라기보단 '강한 조합을 선점한 것'으로 해석해야 적절합니다. 이로 인해 레드 진영에서는 보통 바텀 라인중 한 포지션을 먼저 고르고 그 다음으로 상성에서 자유로운 정글 챔피언을 가져가죠.
블루 진영을 고른 팀이 1선택으로 가져온 챔피언의 포지션은 서포터가 가장 많았다.
레드 진영은
원거리 딜러와 정글을 주로 선택했다.
이처럼 현재 바텀은 선택의 우선순위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고 인게임에서도 확실한 맛을 낼 수 있어야 하는 메타입니다. 이런 메타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죠. 메타의 흐름을 선도하는 팀은 어떤 팀이 될까요?
19일 진행된 광동과 한화생명의 경기에서는 LCK 최초로 진포터가 나왔다. (출처: LCK)
3줄 요약
- 유미는 바텀에 독을 풀었고
- 루나미라는 변종을 탄생시켰으며
-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강력한 약이 연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