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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진 챔피언, 크산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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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의 162번째 신규 챔피언 크산테는 탑 포지션의 탱커로 설계됐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의미로 쓰이는 탱커와는 좀 다른 정의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크산테는 탱커 아이템을 가야 하는 챔피언이라는 점에선 탱커가 맞습니다. 하지만 적의 공격을 묵묵히 받아내고 아군을 보조하는 것이 아닌, 전장에서 누구보다 화려하게 싸우는 '전사'와 같다는 점에선 기존의 탱커와 다릅니다.

기존 탱커 챔피언의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화려함과 재미를 개선하고자 노력한 챔피언 설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대미지 딜링 부분을 많이 개선해준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과연 크산테가 탱커의 한계를 벗어나 메타를 이끄는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요? 출시 직후 크산테의 동향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기존 탱커와는 확실히 다른 챔피언


<롤>에서 탱커 역할군의 문제점은 아이러니하게도 탱킹 아이템을 사야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탱커 아이템은 다른 아이템에 비해서 효율이 압도적으로 떨어집니다. 공격형 아이템에 체력 비례 대미지와 방어구 관통력 옵션이 존재하기에, 방어력 관련 능력치는 효율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크산테는 스킬에 탱커 아이템의 핵심 능력치라고 할 수 있는 체력/방어력/마법 저항력 계수가 있어 이 능력치들의 단점을 어느 정도 개선하였습니다. 물론, 다른 탱커들 또한 이러한 방어력 계수를 가지고 있지만, 궁극기를 통해서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을 공격력으로, 체력을 생명력 흡수로 바꾸거나 체력 비례 고정 피해 계수를 가진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이전 탱커들에 비해 탱커 아이템의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크산테는 그동안 존재해왔던 탱커의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는 챔피언입니다. 탱커 챔피언 대부분은 강력한 방해효과를 가졌지만 쿨타임이 긴 스킬을 중심으로 설계되었기에 상대 챔피언에 대한 견제와 파밍을 동시에 하기 어려워 스스로 라인전을 이기기 힘듭니다.

이 때문에 다른 역할군에 비해 아이템 효율성이 떨어져 전성기 타이밍이 빨리 와야 하는 역할군임에도, 정작 라인전 능력이 떨어져 전성기 타이밍이 다른 역할군에 비해 늦게 오는 딜레마에 빠지곤 했습니다. 갱킹 호응이 강력하기 때문에 정글러의 도움을 받는다면 라인전을 쉽게 풀어갈 수도 있지만, 정글러 입장에서는 성장 기댓값이 낮은 탱커보다는 성장 기댓값이 높은 다른 라인을 우선적으로 가고 싶어 하기 때문에 딜레마를 완전히 극복하긴 어려웠죠.

하지만 크산테는 이보다 훨씬 개선된 딜교환과 파밍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존의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갖춘 요네 및 이렐리아와 유사한 스킬을 가지고 있어 챔피언 숙련도 및 뛰어난 컨트롤적인 능력이 뒷받쳐 준다면 이 챔피언들만큼 충분히 좋은 라인전 능력을 기대할 수 있는 챔피언입니다. 탱커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인 라인전 능력이 개선된 것이죠.

마지막으로, 크산테는 지속 싸움에 특화된 특성상 기존 탱커들과 달리 한타를 열기보다는 한타에서 지속적으로 싸우는 걸 선호하는 챔피언입니다. 한타 때 궁극기를 사용한 뒤로는 존재감이 많이 부족해지는 다른 탱커들과는 달리 오히려 그때부터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크산테의 현위치는?

  글 작성일 기준(11/6일) 크산테는 승률 41.8%와 픽률 8%을 기록하며 매우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에는 빌드 정립 및 챔피언 성능을 비롯한 복합적인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신규 챔피언이기에 전체적인 챔피언 숙련도가 낮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크산테 챔피언 디자이너가 말했듯이 크산테는 매우 높은 숙련도를 요구합니다. 특히 방어 관련 능력치가 낮아지는 궁극기 때문에 한타 난이도가 매우 높아 대부분의 크산테 유저들이 한타 때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죠.

 

크산테는 오공이 밉다.  

매우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기 때문인지 현재 크산테는 무려 15개의 챔피언 상대로 40% 미만의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오공을 상대로는 38.7%의 승률과 37.1%의 라인 킬 확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0판이 넘는 충분한 표본이 쌓였음에도 피오라를 상대로 매우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피오라는 현재 메타 챔피언인 만큼 크산테에게 매우 치명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산테는 픽률 8%로 픽률 4위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높은 픽률이 승률을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지만 적어도 라이엇이 크산테에게 기대했던 역할인 `재미있는 탱커`만큼은 제대로 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규 챔피언이기 때문에 호기심에 이끌려 많은 선택을 받는 것도 분명 있겠지만, 이렇게 낮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챔피언을 선택하는 이유는 결국 이 챔피언을 했을 때 재미를 느낄 요소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재미까지 있는 크산테는 어쩌면 장인 유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적절한 챔피언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도 많은 유저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표적인 '장인 챔피언'으로 불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매드무비가 기대되는 챔피언, 크산테 (출처: 라이엇 게임즈)


# 크산테의 미래는?


크산테는 챔피언 자체의 매력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솔로 랭크에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시급한 문제인 챔피언 숙련도는 다른 모든 챔피언이 그랬듯, 언젠가 시간이 해결해 줄 확률이 높죠.

하지만, 짚이는 점이 있습니다. 현재 지표 상으로 라인전에서 너무나 많은 카운터가 존재합니다. 크산테는 다른 탱커들과 달리 라인전에서 어느 정도 이득을 봐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은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초반에 강하고, 중반에 약해졌다가 다시 후반에 강해지는 성장 곡선을 가지고 있어 운영 난이도 역시 쉽지 않습니다. 아이템 효율이 좋긴 하지만 1~2 코어 타이밍까지는 전통적인 탱커들과 큰 차이가 없고 이 챔피언들과 한타 능력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러한 파워 그래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거의 모든 챔피언이 그렇지만 크산테는 더욱 초반에 성장이 말리면 안 되는 챔피언이며 현재는 크산테의 이러한 단점을 공략할 수 있는 챔피언이 너무나도 많은 상황입니다. 물론 챔피언 숙련도에 따라 상성 관계가 역전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이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메타 챔피언으로 오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카운터가 많다는 의미는 메타 챔피언 상대로 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하며, 선픽 카드로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타 챔피언에게 약하다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크산테는 기존의 탱커에 비하면 훨씬 좋은 아이템 효율을 가진 챔피언이기 때문에 프리시즌 진행될 아이템 개편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템 효율이 챔피언 성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크산테는 다른 챔피언들에 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의 폭은 좁지만 좋은 탱커 아이템 하나만 있어도 성능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챔피언입니다. 

최근 신규 챔피언들이 모두 LCK에 등장했던 만큼 크산테 역시 언젠가는 한번 LCK에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등장한다면, 크산테는 전성기 시절의 나르처럼 같이 라인전 및 다재다능함을 중점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전성기 나르의 경우는 라인전 능력이 출중함에도 특별한 카운터 픽이 없어 높은 티어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지만, 크산테의 경우 현재까지의 모습으로는 카운터 픽이 많아 선픽 카드로는 쓰이기 어려워 보입니다.

또한 크산테가 LCK에서 후반 기댓값이 높은 탱커로 등장하기에는 오른의 입지가 너무 견고하며 초반 강력한 라인전을 기대하기에는 레넥톤을 비롯한 다양한 챔피언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역할로는 사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은 아직까지 모습으로는 레나타와 제리를 제외한 최근 신규 챔피언이 그러했듯이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크산테의 한타 활용법만 개선된다면 LCK에서 많은 명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 난이도를 목표로 등장했던 아펠리오스가 아직까지도 프로 경기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숙련도만 뒷받침해준다면 고점이 높은 챔피언으로 사랑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장 지표가 좋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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