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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스프링 돌아보기, 정글과 서포터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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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분들의 2022 LCK 스프링 하이라이트엔 어떤 장면이 있으신가요?

새로운 팀을 찾은 선수들이 치뤘던 첫 경기, 지금은 곁에 없는 화학 공학 드래곤의 변수, 그리고 LCK 최초 시즌 전승을 기록했던 T1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장면 하나만 최고로 고르기에는 뽑히지 않은 장면들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말이죠.

이번 기사에서는 다가오는 2022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기대하게 만드는 스프링 명장면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선수들의 고점에 주목했습니다. 선수들의 고점은 시즌과 대회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터져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럼 바로 그때 그 경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기사의 주인공인 ‘케리아’ 류민석(좌)와 ‘캐니언’ 김건부(우) (출처: LCK)  

#1. T1 케리아 - 로밍 플레이의 정석

지난 2월 18일에 있었던 KT와 T1의 2세트 경기에서 등장했던 ‘케리아’ 류민석의 쓰레쉬의 경기력을 기억하시나요? 서포터의 발이 풀렸을 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였을 정도로 KT의 모든 라인에 심리적인 부담을 심어줬죠

스프링 기준 30번의 선택과 27번의 금지를 당했던 쓰레쉬 (출처: LCK)  

스프링 시즌에서의 쓰레쉬는 도주기가 부실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인 징크스와 아펠리오스가 메타로 자리잡으면서 생존력을 끌어올리기 좋고 좀 더 공격적인 포지션을 잡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서포터 챔피언이었습니다. 이 경기에서도 아펠리오스를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레오나의 진입을 ‘사슬 채찍’으로 견제하기 좋은 메커니즘을 갖췄기 때문에 등장할 수 있었죠   (출처: LCK)  

‘케리아’ 류민석의 로밍 플레이는 경기 초반부터 시작됐습니다. 바텀 라인을 받아서 먹을 때까지 원거리 딜러인 ‘구마유시’ 이민형이 쓰레쉬가 있는 것처럼 움직임을 취했고, 이 심리의 빈틈을 활용해 ‘오너’ 문현준의 신 짜오와 합을 맞춰 갱킹을 시도했고 오리아나를 잡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후반을 도모하기 원하는 오리아나는 초반부터 후반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게다가 이 플레이 이후 오리아나와 아리의 구도가 무너지면서 미드의 성장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죠.

다시 합을 맞춰 오리아나를 또 다시 잡아내는 ‘오너’ 문현준과 ‘케리아’ 류민석 (출처: LCK)  

또 이런 움직임을 가져갈 때 개인 화면에서 “모습이 보였다”의 콜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라인전 초/중반부에 라인에 있어야 할 쓰레쉬가 바텀이 아닌 곳에서 모습이 보인다면 바텀 라인에 혼자 있게 되는 원거리 딜러는 압박을 당합니다. 그러면 그 동안 쓰레쉬가 있던 것처럼 움직임을 가져간 이득을 접고, 뒤로 물러나야 할 타이밍이 생기는데, 그 타이밍 또한 알맞게 맞출 수 있는 겁니다.

리스크가 있는 플레이의 이득을 끝까지 보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상황전달이죠.

끊임없이 로밍을 다니며 잘 큰 그웬을 잡아내고 (출처: LCK)  

오리아나의 점멸을 예측 사형선고로 맞춰 오리아나를 재기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출처: LCK)  

이후 경기에서도 쓰레쉬는 종횡무진 활약하며 2세트 MVP까지 가져갔습니다. 다가오는 롤드컵에서 진행될 12.18 패치 예고에선 꽤 긴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쓰레쉬가 버프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죠. 또 다시 ‘케리아’ 류민석의 쓰레쉬가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쓰레쉬를 꺼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솔로 랭크에서 쓰레쉬 감을 찾기 시작한 ‘케리아’ 류민석의 쓰레쉬 (9/16일 02시 기준)  

#2. DK 캐니언 - 공포의 ‘아아’를 기억하십니까   지난 3월 27일에 있었던 젠지와 담원 기아의 스프링 플레이오프 5세트에서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를 기억하시나요? 비록 경기는 젠지가 승리를 가져갔지만 경기 중반부까지 ‘피넛’ 한왕호의 헤카림을 단식원에 들어가게 만든 동선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었습니다.

긴 스킬 사거리를 통한 포킹 조합을 구성함과 동시에 레넥톤으로 이니시를 맞춘 담원 기아 (출처: LCK)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는 20년도 롤드컵 우승 스킨의 니달리 주인인만큼 실력은 확실합니다. 다만 당시 니달리의 성능을 고려했을 때 위험 부담이 큰 픽이었죠. 하지만 담원 기아는 준비한 전략이 확실했기 때문에 니달리를 선택했습니다. 바로 헤카림 괴롭히기죠.

미드에서 제이스와 아리의 구도, 탑에서 레넥톤으로 어떤 챔피언이 나오더라도 50:50이 가능한 상황을 유도했으며 바텀의 경우 직스를 가져오면서 라인 푸시를 먼저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니달리는 전 라인 압박 구도를 이용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 것이죠.

그렇게 담원 기아의 생각대로 게임이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레드 버프를 획득한 후 곧바로 헤카림을 찾는 ‘캐니언’ 김건부 (출처: LCK)  

극 초반부 라인전은 라인 경험치를 놓친 만큼의 큰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면, 라이너들의 카운터 정글에 대응하는 합류 움직임은 매우 리스크가 큽니다. 여기서 ‘캐니언’ 김건부는 카운터 정글을 시도하더라도 상대방의 지원이 늦거나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큰 점을 알고 있었고 2레벨이지만 스킬을 4개나 사용할 수 있는 니달리와 먼저 챙겨온 레드 버프는 헤카림을 뒤로 밀어낼 힘이 컸죠.

게다가 헤카림은 강타를 먼저 사용했던 터라 독 두꺼비 강타 싸움이 일어난다면 100전 100패의 상황이었습니다. 니달리가 강타를 쓰고 왔기를 바래야 할 뿐이었죠.

이후에도 니달리는 헤카림이 먹어야 할 정글 몬스터를 모두 압수하기 시작합니다.

독 두꺼비를 방해하고 늑대를 챙기면서 (출처: LCK)  

동선을 가로지르며 칼날부리까지 방해하는 예술적인 동선을 선보인 니달리 (출처: LCK)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가 이런 동선을 짤 수 있었던 이유도 중요합니다. 바로 미드 주도권이죠.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미니언 경험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한 마리의 미니언을 놓쳐도 레벨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초반 움직임은 라인 상황을 반드시 고려해야하죠.

여기서 ‘쇼메이커’ 허수의 제이스는 ‘쵸비’ 정지훈의 아리를 상대로 먼저 라인을 지우고 니달리가 가로지르는 동시에 먼저 합류할 상황을 만듭니다. 이렇게 이어진다면 순간적으로 헤카림은 2대1 구도에 놓이게 되고 심지어 제이스와 니달리 모두 궁극기를 1레벨부터 쓰는 챔피언들이기 때문에 2대1로 먼저 싸운다면 패배할 확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결국 칼날부리도 니달리의 아침식사 메뉴에 들어가게 됐죠.

처리한 캠프가 5배 차이나는 니달리와 헤카림 (출처: LCK)  

결국 먼저 발이 풀린 레오나가 니달리의 스토킹에 합류해 헤카림을 잡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출처: LCK)  

집요하게 헤카림의 성장을 방해하는 동선 설계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출처: LCK)  

잘 성장한 것을 바탕으로 아리를 솔로 킬까지 만들어낸 ‘캐니언’ 김건부 (출처: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마지막 세트에서 보여준 니달리의 움직임은 매우 적극적이었고 효과적인 전술이었습니다. 과거 20년도 롤드컵 메타에서 한국 팀을 상대로 니달리를 무조건 금지 목록에 올려놓고 게임을 시작해야 했던 기억이 오버랩되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는 솔로 랭크에서 여전히 모스트 1 챔피언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다만 12.9 패치에서 기본 체력이 줄고 12.10 패치로 유지력이 대규모로 잘려나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등장할 상황은 아니죠. 그러나 위기의 순간에서 담원 기아를 구해줄 카드엔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가 있음을 잊어선 안됩니다. 방심한다면 귓가에서 ‘아아’ 소리가 맴돌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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