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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MSI, 라이엇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필요하다

2022 MSI(Mid-Season Invitational)은 선수들의 환상적인 플레이보다는, 외적인 이슈로 더 주목받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몇 번의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라이엇 게임즈는 올해도 논란에 휘말리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특히 RNG와 관련된 문제를 공정성보다는 효율성과 능률성 차원의 대처에 초점을 두면서, 팬들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논란을 통해 홍역을 앓았던 국내 팬들은 이번 사건 어찌 보면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다시 한번 상처를 입게 된 셈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진정성’의 필요를 다각도로 살펴보자. /장태영(Beliar)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진정성(Authenticity)이란?

 

사전에 이르길 ‘진실하고 참된 성질’이라 정의되는 ‘진정성(Authenticity)’은 PR 분야에서 조직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2020년 부산대학교 황성욱 교수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위기 이전의 진정성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이 터지기 전에 위기가 터질 것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 행위"를 더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사람은 위기가 터졌을 때 ‘공감 가능하며, 신속하고 배려 가능한 사실 정보를 가식과 숨김없이 제공해야’ 조직에게 진정성을 느낀다고 보았다. 정리하자면, 어떤 조직의 잘못이 발생했을 때 조직은 위기의 내용과 그에 따른 입장을 신속하고 숨김없이 전달하고, 그 내용에서도 빠른 수습과 반성이 동반되어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MSI 2022로 내세운 이 캐치프레이즈는 본의 아닌 이중적 의미로 남을 지도 모르겠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이러한 진정성의 관점에서, 이번 MSI에서 벌어진 RNG 사태 그리고 라이엇 게임즈의 두 차례에 걸친 해명을 보면 크게 두 가지 차원의 문제가 엿보인다. 첫 번째는 반성이 부족했고, 두 번째는 공감이 없었다.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게임을 소비하는 집단인 ‘팬’에게는 부족함과 답답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 <반성> ↔ 5월 10일에 전세계가 지켜본 불공정, 하루 만에 내놓은 “안내문”

 

전 세계 팬들이 수많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불공정’의 모음집을 지켜본 지 하루 만인 5월 11일,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 글로벌 총괄 명의로 ‘안내문’을 배포했다. 

팬들은 의아했다. ‘사과’가 아닌 ‘안내문’이라는 점도 의아했고, 라이엇의 안내문에 적힌 ‘사과’의 개념은 현장에서 게임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에게 ‘마스크를 재량껏 쓰게 하지 않았다’는 부분 뿐이었다. 나머지 부분들은 노력이 부족했거나,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설명으로 일관된 안내문을 보며 팬들은 의구심을 가졌다.


라이엇의 ‘안내문’은 사태가 불거진 지 하루 후 게재됐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그리고, 라이엇의 ‘안내문’은 '경기 진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팬들이 지적한 문제 역시 '경기 진행'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라이엇의 사과는 팬들의 시선과 엇갈린 부분에서 진행되었고, 나머지 부분은 변명과 해명으로 일관되었다.

캐나다의 학자 캐시 굿윈은 1992년, 자신의 연구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들인 노력과 기업의 서비스 실패에 대한 회복 노력을 비교해, 이를 균형적이라 여길 때 비로소 잘못에도 만족을 느낀다고 살폈다.

이는 다시 말해 팬들이 기대하는 사과와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백 번 천 번 기업이 사과를 하고 개선을 해도 팬들의 기쁨은 돌아오지 않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라이엇 게임즈는 이틀 뒤인 5월 13일 한 차례의 입장문을 더 발표했다. RNG가 대회 기간 동안 진행했던 일부 게임에서 핑 관련 공정성 문제가 발생했음을 인지해 ‘전면 재경기’를 치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이미 떠난 버스를 뒤늦게 쫓는다는 인상이 강했을뿐더러, 큰 대회일수록 여러 경기를 펼칠 때 선수의 경험이 쌓이고 긴장이 풀린다는 점도 간과했다.

오히려 RNG는 조별 예선만 9경기를 치룬 셈이 되어 다른 팀들보다 더 많은 분석 가능한 경기 데이터를 얻었다는 점, 그리고 더 많은 경기를 통해 실전적 경험을 얻었다는 점에서 메리트를 얻었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반론을 살피는 것도 중요한 만큼 최대한 RNG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경기 수가 늘어났기에 선수들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할 수도 있다. RNG의 코치는 해당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내놓으며, 숙소에 격리된 선수들이 봉쇄 정책으로 인해 아침마다 PCR 검사를 진행해야 해 스케줄 관리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경기 공정성을 위해 많은 디버깅 과정을 거치는 등 라이엇의 요구사항을 따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일 뒤 선언된 재경기 또한 "큰 타격"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편집자 주)

재경기가 또 다른 불공정한 경험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경쟁적 무결성’이라는 주장만 내세워 재경기를 강행한 라이엇 게임즈의 모습은 경쟁에 참여하는 구단과 경쟁을 지켜보는 팬 모두의 기대를 져버린 진정성이 부족한 태도였다고 볼 수 있다.


# <공감> ↔ 달라진 해명의 주체와 입장문, 팬들의 혼란




라이엇 게임즈의 ‘안내문’은 ‘입장문’이 되어 이튿날 한 번 더 개제됐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라이엇 게임즈의 ‘안내문’은 ‘입장문’이라는 틀로 재구성되어, 더 간결하고 단출하게 팬들에게 제공되었다. 이 과정에서 라이엇 게임즈는 팬과 선수, 팀 모두에게 처음으로 사과를 전하게 된다. 공식적으로 경기 운영에 대해 사과한 건 사태가 불거진 지 3일 만인 셈이다.

입장문과 안내문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사과의 주체가 ‘e스포츠 글로벌 총괄’에서 ‘경기 운영 글로벌 총괄’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사과의 주체가 달라질 때,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과하는 사람의 직책이나 직위가 직전 사과보다 더 높아지고, 책임의 수준이 높냐에 달렸다.

첫 번째 입장을 표명한 라이엇 게임즈의 나즈 알레타하 ‘e스포츠 글로벌 총괄’과 ‘알렉스 프랑수아 ‘경기 운영 글로벌 총괄’ 간의 상호 직위 차이는 일반 팬들이 구분하기 어려운 분야이며, ‘책임 소지’만 달라졌을 뿐 ‘총괄’이라는 무게가 주는 공통점은 그저 라이엇 게임즈가 두 번의 입장만 냈으리라 여기게 할 뿐이었다.


책임있는 사람의 언행은 신중해야 한다. (출처: 트위터)



나즈 알레타하 총괄은 개인 트위터를 통해 “이 결정은 결코 쉽게 이뤄진 게 아닙니다. B조 팀, 특히 RNG의 이해에 감사드립니다. 이 팀들이 보여주는 프로페셔널함과 투지는 월드 클래스에 해당하며, 추앙받을 만합니다.”라고 언급했다. 어떻게 보면 "피해"를 받은 RNG에게 사과하는 차원에서 언급된 말이겠지만, 해당 사태의 원인을 생각하면 오히려 논란을 재점화시킬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이 사태의 본질은 라이엇 게임즈, 그리고 RNG로부터 촉발된 불공정의 문제였다. RNG는 불공정의 수혜자로 침묵을 지키지 않으면 오히려 비난에 휩싸일 우려가 큰 집단인 반면, 라이엇 게임즈는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지 않으면 비난을 온몸으로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집단이었다.

그리고 RNG의 선수단 중 일부가 “왜 재경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사태에 기름을 부었고, 나즈 알레타하 총괄은 라이엇 게임즈를 대표하면서도 RNG에 감사를 표했다. 공감을 구하며 사태를 진화시켜야 할 때, 공분이 더 커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해명의 장소도 가지런하지 못했다. 국내 <롤> e스포츠 사이트에서는 라이엇 게임즈의 안내문과 사과문의 번역본이 모두 게재된 반면, 인터내셔널 판 <롤> e스포츠 사이트에서는 라이엇 게임즈의 원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각국 번역판 사이트 역시 이와 마찬가지였다. 물론 라이엇 게임즈가 자사의 e스포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사과문을 배포하긴 했지만, 이미 MSI 경기결과로 도배되다시피한 트위터 타임라인에 이미지 파일로 게재된 사과문은 효과를 가져오기 어려웠다.

라이엇 게임즈는 뒤늦게 자사의 미디어센터 사이트 링크를 트위터에 게재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해명을 일원화하려 했지만, 이미 공분하는 팬들은 신뢰를 잃었고, 급기야 ‘MSI 대회 폐지’와 같은 극단적인 해법을 내놓는 리트윗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이번 사태에 대한 해외 반응을 살피면 많은 혼란이 보인다.


# 누굴 위하여 MSI는 진행되는가? 

 

MSI, 말 그대로 스프링 시즌과 서머 시즌의 중간에 위치한 ‘미드 시즌’에 벌이는 각국 챔피언들의 초청전 개념이다. 본래 이벤트전의 느낌이 있었지만, 우승자들의 각축전이라는 무게감 탓에 MSI는 롤드컵 못지 않은 국제적 위상을 지닌 e스포츠 대회로 자리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롤> 클럽들의 경쟁전이기에 각 나라의 팬들 역시 혼신의 힘을 다해 클럽들을 응원하기 마련이다. 경쟁 못지 않게 벌어지는 범지구적 차원의 치열한 장외 응원 열기 역시 대회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전 세계 <롤> 팬들의 이목이 쏠린 만큼 행동과 운영 하나 하나가 관심을 사고, 이견을 낳는다. 라이엇 게임즈의 신중하고 공정한 운영이 더욱 요구되는 이유기도 하다.

결국 MSI가 진행되는 이유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뜨거운 열기를 수익으로 활용하기 위한 수익의 장이기 이전에, 팬들의 열기를 해소하는 경쟁의 장이어야 한다. 이 모든 축제의 주인공은 팬들이어야 한다. 정답은 간단하다. Fan First. 팬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답하길 소망하는 지 귀를 기울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소란이었다. 부산의 밤하늘을 수놓은 e스포츠의 열기가 불공정과 진정성의 결여로 사그러들지 않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