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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따위가?!" vs "어딜 감히 탑솔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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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의 탑과 바텀은 소환사의 협곡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라인이다. 덕분에 탑과 바텀 유저들은 늘 '메타 해석'에 대한 의견이 갈리곤 한다. 바텀은 원딜 중심 게임과 드래곤을, 탑은 전령과 스플릿 푸시를 선호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특히 올 시즌부터는 '순간이동'이 변경됨에 따라 이러한 관점의 차이도 더욱 심화됐다. 다른 라인이 바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만큼, 탑과 바텀 중 어디가 '핵심'인지에 대한 논쟁도 분분하다. 과연 탑과 바텀 중 경기에 조금 더 영향을 미치는 라인은 어디일까. 이달 8일까지 진행된 2022 LCK 스프링 데이터를 통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봤다. / index(서준호)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챔피언 이미지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바텀, 탑에 비해 초반 영향력 높았다

데이터를 활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탑과 원딜+서포터의 15분 이전 골드 격차(이하 15분 골드 격차)를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비교해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두 항목은 어떤 식으로든 상관관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필자는 '영향력이 높은 라인일수록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의 상관관계도 클 수밖에 없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분석을 진행했다.

유의수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통계학의 유의수준은 비교군에 속한 두 대상의 관계 여부를 드러내는 수치로, 해당 수치가 0.05 이하로 나오면 두 대상이 연결돼있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15분 골드 격차를 살펴봄에 있어 유의수준이 0.05 이하로 나온 항목만 분석했으며, 이를 초과한 항목은 최대한 배제했다.

▲ 상관관계의 결괏값에 따른 관계

-0.1 ~ +0.1  ▶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 +0.1 ~ +0.3 ▶ 약한 양적 선형관계 +0.3 ~ +0.7 ▶ 뚜렷한 양적 선형관계 +0.7 ~ +1.0 ▶ 강한 양적 선형관계

*선형관계란 비교군에 속한 두 대상이 얼마나 엮여있는지를 뜻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서로가 서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상관관계

상관관계 분석 결과 탑과 바텀은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각각 0.205, 0.414라는 결괏값을 도출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탑보다는 바텀의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는 셈.

여담으로 해당 항목에서 가장 높은 결괏값을 기록한 건 정글이었다. 정글은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428의 상관관계를 기록하며 수치상으로는 협곡 최고의 '영향러'로 나타났다. 반면, 미드 결괏값은 0.381로 정글, 바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탑과 바텀이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의 상관관계는 -0.089로 드러났다. 15분까지 서로의 라인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현 <리그 오브 레전드> 상황이 두 라인의 상관관계에서도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순간이동이 패치되지 않았던 과거의 기록을 살펴봐야 조금 더 명확해지겠지만, 그럼에도 '-0.089'라는 수치는 눈에 띌 정도로 낮다.

수치만 놓고 보면 바텀은 탑에 비해 경기 초반 영향력이 높았다




# 탑 영향 많이 받은 '젠지', 기인 있음에도 바텀에 따라 흐름 달라진 '광동'

앞서 조사한 2022 LCK 스프링 참가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팀별 탑, 바텀+서포터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와 비교해봤다.

수치만 놓고 보면 탑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은 젠지다. 올 시즌 젠지의 탑은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582의 상관관계값을 나타냈다. 이는 앞서 언급한 평균치(0.205)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게다가 올 시즌 젠지가 탑이 15분 골드 격차에서 뒤진 열두 경기 중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앞선 사례는 단 네 경기에 불과하다. 반면 탑이 15분 골드 격차를 앞섰던 스무 경기 중 젠지가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앞선 경우는 무려 열일곱 경기에 달한다. 주전 라이너 '도란' 최현준을 포함, 임시로 탑에 출전했던 '쵸비' 정지훈, '제스트' 김동민 등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했음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셈.

도란은 올 시즌 젠지의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반면, 하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은 광동 프릭스로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628의 상관관계를 기록했다. 광동 프릭스의 바텀은 15분 골드 격차를 밀린 열세 경기에서 평균 -1,240의 15분 골드 격차를 기록했는데, 이중 광동 프릭스가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앞선 경기는 하나도 없다. 반대로 바텀이 15분 골드 격차를 앞섰던 열일곱 경기에서는 70.58%의 확률(열두 경기)로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에서 우위를 점했다.

따라서 수치만 놓고 보면 광동 프릭스는 '기인' 김기인이라는 LCK 최고의 탑 라이너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바텀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바텀이 15분 골드 격차를 리드하지 못하면 팀 전체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가 흔들린다는 점도 재미있는 포인트다.

광동 프릭스는 최고의 탑 라이너가 있음에도 바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유의수준 벗어난 트린다미어와 협곡 전체에 영향 미친 아펠리오스

그렇다면 특정 챔피언 출전 시 바텀의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세 챔피언 트린다미어는 2022 LCK 스프링에서 탑을 지배하고 있지만, 모든 항목에서 앞서 언급한 '유의수준'이 0.05를 초과했다. 즉, 탑 트린다미어가 출전한 경기의 바텀 듀오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와 탑 트린다미어를 활용한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유의미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걸 뜻한다.

반면, 탑 그레이브즈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올 시즌 탑 그레이브즈가 나온 경기의 원딜+서포터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는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588의 상관관계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0.414)보다 높은 수치다. 즉, 탑 그레이브즈가 출전한 경기에서는 바텀 듀오의 중요성이 훨씬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바텀 메타의 중심에 서있는 아펠리오스는 꽤 유의미한 지표를 나타냈다.

올 시즌 아펠리오스와 파트너 서포터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와 팀별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의 상관관계는 0.387이다. LCK 바텀 전체가 기록한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의 결괏값(0.414)과 큰 차이가 없다. 아펠리오스와 서포터가 출전한 경기에서 탑이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0.303) 역시 평균값(0.205)보다 높았다. 징크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올 시즌 징크스와 파트너 서포터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는 LCK 팀별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395의 상관관계를 기록했다.

모든 부분에서 유의수준을 초과한 트린다이머와 달리 (출처: 라이엇 게임즈)

아펠리오스는 협곡 전체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상관관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재 LCK를 주도하는 라인은 탑보다는 '바텀'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팀이나 경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긴 하지만, 적어도 상관관계만 놓고 봤을 때는 현 LCK가 바텀을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사실까지 부정하긴 어렵다. 기인이 있음에도 바텀에 따라 골드가 요동치는 광동 프릭스나 전 라인이 스타 선수로 구성된 젠지가 탑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도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상관관계 분석 결과와 지표를 통해 올 시즌 왕좌에 오를 팀이 누구인지 예측해보는 건 어떨까. 지표가 모든 걸 설명하진 않지만, 최소한 리그를 보는 '재미'만큼은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3줄요약 01. 여러분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02. 탑이 더 영향력이 크다? OR 바텀 영향력이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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