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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앰비션이 말하는 LCK와 '찬밥', 레전드 네버 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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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최정상에 올라선 선수가 있다. 그는 데뷔하자마자 곧바로 '한국 최고'의 미드 라이너에 등극했지만, 이내 긴 터널을 걸었다. 잡힐 듯했던 트로피는 멀어져갔고, 마음만 먹으면 나갈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 롤드컵 역시 그에게 쉽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몇 년 뒤 그는 고향팀을 떠나 정글로 포지션을 바꿨고 마침내 오매불망 기다리던 롤드컵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짐작했겠지만, 이는 젠지 소속 트위치 스트리머 '앰비션' 강찬용 이야기다.

지난 28일 젠지 사옥에서 만난 앰비션은 조심스럽지만 담담한 어조로 선수 시절과 스트리머 생활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최고가 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CJ 시절과 눈물의 삼성 시절, 그리고 잊혀지기 싫어서 시작했던 스트리머 생활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파도처럼 쏟아졌다. 골수 CJ 팬인 기자와 스트리머 앰비션의 진솔한 대화 내용을 가감 없이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Chapter 01: 첫 월급 받은 블레이즈 시절과 승승패패패로 탈락한 CJ 시절  

Q. 디스이즈게임: 프로게이머 은퇴를 선언한 게 엊그제 같은 데 벌써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처음 프로게이머를 시작할 때 목표로 했던 바가 무엇인지 기억하나?

A. '앰비션' 강찬용: 그 시절엔 <스타크래프트> 등 다른 게임에도 정말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데 이걸로 1등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 반면 <리그 오브 레전드>는 북미 서버를 해보니 가능할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다. 처음부터 1등이 목표였다. 제일 잘하는 거였고, 자신있는 게임이기도 했으니까.   

Q. 프로 생활의 절반에 해당하는 블레이즈, CJ 시절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한데. CJ 시절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 역시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일까.

A. 처음으로 월급다운 월급을 받았던 순간을 꼽고 싶다. 그전에는 수익이 적거나 아예 없었는데... 월급이라는 걸 받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사실 그때 CJ는 워낙 많은 주목을 받는 팀이었잖나. 그런 상황에서 나는 자신 있는데 성적은 안 나오다 보니 스트레스가 엄청 쌓였다. 잘 맞지 않는 느낌도 있었고. 그래서 힘들었다. 블레이즈 막바지뿐만 아니라 그냥 가면 갈수록 점점 더 힘들어졌다. 성적을 냈다면 그런 게 전부 날아갔을 텐데... 그러지 못했으니까. 정신력이 강할 때도 아니었으니 그렇게 다들 조금씩 무너졌던 것 같다.


Q. 개인적으로는 삼성 오존과 만난 2013 스프링이 생생하다. 당시 블레이즈는 무적 함대마냥 질주했지만, 결승에서 일격을 맞았다.

A. 방심한 건 절대 아니다. 당시 오존이 꺾은 팀이 T1 2팀과 KT B였는데... 블레이즈가 스크림에서 잘 이기지 못했던 상대들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디어나 팬분들이 블레이즈가 유리하다, 이길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니 팀 분위기도 뭔가 이기는 게 당연한 것처럼 형성됐다. 개인적으로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자신은 있었다. 그래서 결승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이 분하고 억울했다. 지나고보면 우리가 지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더라.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오존보다 못했으니까.   

데뷔 직후 우승을 차지한 앰비션의 '출발'은 너무나도 화려했지만   결정적 순간 준우승에 그치는 등 그 이후엔 순탄치 못한 생활이 이어졌다  

Q. 2015년부터는 정글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엄청난 모험을 단행했다. 당시 과정이나 뒷이야기가 있다면 알려줘도 좋을 듯한데.

A. 정글 포지션 변경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당시 미드 라이너였던 '페이커' 이상혁, '폰' 허원석, '루키' 송의진 선수에 있다. 그 선수들과 라인전을 해보면 "진짜 열심히 하면 비슷하게는 할 수 있을 듯한데, 이기진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더라. 그리고 향후 이런 선수들이 더 나오지 말란 법도 없고.

그래서 차라리 길게 보고 정글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정글에서 제일 잘할 자신도 있었고. 그럼에도 쉽게 결심하지 못했던 건 두려움 때문이었다. 미드로 쌓은 게 있다 보니 뭔가 무섭더라. 그래도 정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최종적으로는 포지션 변경을 결정했다.


Q. 그러고 보면 미드와 정글로 모두 정점에 선 유일무이한 선수다. 두 포지션을 경험해본 입장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

A. 내 성향과 잘 맞았던 건 정글이다. 앞에서 싸우는 걸 좋아하니까. 반면, 미드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답답함을 느끼면 던지는... 그런 상황이 생기더라. 한 번 죽었을 때 미드가 타격이 훨씬 크기에 정글의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있다. 팀원들과 소통하기도 편하고. 아무래도 미드는 라인전하기도 엄청 바쁘니까.


Q. 사실 CJ는 될 듯 될 듯 끝내 고비를 넘지 못한 팀이었다. 특히 T1과의 승승패패패는 아직도 CJ 팬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아쉬운 경기다.

A. 당시에는 판단이 잘 안됐던 느낌이다. 그냥 T1 본진으로 갔으면 끝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마린' 장경환의 센스가 돋보였다고 보는 게 맞다. 미니언을 지켜야 한다는 개념이 생소했던 시기니까.   

T1과 CJ의 경기는 LCK 베스트 모먼트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속상한 마음은 없었나. 정말 한고비만 넘으면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A. 글쎄... 당시 우리 팀 폼이 너무 좋긴 했다. 연습하면서도 진짜 잘한다고 느꼈고, 대회 때는 더 잘했으니까. 하지만 결국 선발전에서 탈락했으니 운 좋게 롤드컵에 갔다 해도 결과가 좋진 않았을 거다. 폼이 절정이었던 건 맞지만, 유지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서... 그렇게 크게 아쉽진 않다. 1년 뒤 다시 선발전에 올랐음에도 기회를 못 잡았던 걸 보면 냉정히 말해 결국 그게 한계가 아니었을까 싶은 마음도 있다.


Q. 이후 CJ는 부침을 거듭하다 2부 리그로 추락했고, 결국 해체됐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을 법 한데.

A. 특별한 감정은 없다. 나는 최선을 했으니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내가 떠난 팀이 부진하거나 헤메는 걸 보면 기분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CJ는 끝내 LCK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처: OGN)  


  #  Chapter 02: 눈물의 롤드컵 우승, 앰비션과 삼성  

Q. 삼성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가장 중요시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A. 그땐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나를 찾아주는 팀이 있을까... 이대로 은퇴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 성적을 못 낸 건 아닌데 워낙 CJ가 주목을 많이 받는 팀이다 보니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갔었다. 그런데 삼성 쪽에서 먼저 제안을 해주시더라. 그래서 다른 팀을 알아보지도 않고 삼성으로 갔다. 아무래도 CJ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보니 주목을 받지 못하는 조용한 팀에서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다른 좋은 팀에서 영입 제안이 왔다 해도 똑같이 삼성을 택했을 거다.

CJ를 나와보니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세상이 참 넓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좋은 선수와 코치, 감독님이 이렇게 많은데 왜 한 팀에만 머물렀나 싶더라.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변화를 두려워한다. 어쩌면 그때의 나도 어떻게든 CJ에서 해결하려 했던 것 같다. 편하고 익숙한 사람들과 어떻게든 해보고 싶었던 거지. 그게 안 될 것 같아서 다른 결정을 내린 거였고.  

앰비션은 망설임 없이 삼성의 손을 잡았다 (출처: 삼성 갤럭시)  

Q. 삼성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 역시 롤드컵 우승일까.

A. 우승도 우승이지만, 처음으로 선발전 통과했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 우리팀은 '지더라도 상관없다, 상대가 우리보다 강팀이니 편하게 하고 오자'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했다. 그래야 더 잘할 것 같았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롤드컵에 올라갔으니 울컥하는 것도 많았다. 한이 풀리는 느낌도 있었고.  

CJ에서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할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명색이 프로게이머인데 최고 권위 대회를 한 번도 못 나가면 평가절하되겠구나... 나중엔 결국 그저 그런 게이머로 남겠구나... 그런 부분들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어쨌던 1차적으로 목표를 달성한 거라서 그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당시 삼성과 앰비션은 2년 연속 가장 높은 곳에서 T1과 격돌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A. 신기했다.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 된다 싶다. 16 롤드컵 결승에서 만나 2:3으로 패배했고, 이듬해 또 만나서 이긴 거니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지금도 신기할 따름이다. 대진도 어찌 그렇게 짜였나 싶고. T1도 정말 대단했던 것 같다. 17년 결승 대진이 확정되고 나서는 솔직히 "아 T1도 진짜 독하다" 싶었다. (웃음) 또 지면 패배자 같은 느낌이 들까봐 정말 필사적으로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Q. 그러고 보면 2017 T1은 2016년에 비해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실제로, 몇몇 전문가는 삼성의 우승을 점치기도 했고. 

A. 글쎄... 외부에서 바라보는 분들의 입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김정균 감독님이 2017년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폼이 역대급으로 좋다는 말씀도 하신 데다, 결승을 앞두고 T1과 붙으면 열 번 중 아홉 번은 질 정도로 당시 T1은 강했다. 그만큼 T1은 다들 만나기 싫어했던 팀이었다.

그래서 결승 중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도 역전 당할 수 있다고 되뇌이곤 했다. 2-3으로 져보기도 했으니까. 그런 걸 보면서 정말 대단한 팀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T1의 전력은 항상 강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많았지만 결코 약한 적은 없었던 팀이다. 

앰비션의 자르반은 RISE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한 바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자르반은 앰비션을 상징하는 챔피언과 같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반면 2018 롤드컵은 처참할 만큼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무엇이 원인이었다고 보나.

A. 삼성은 장점도 단점도 확실한 팀이었다. 하지만 그룹 스테이지 1, 2경기에서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가다 역전패했다. 그러다 보니 자체적으로도 좀 혼란이 왔다. 하고 있는 게 맞나 싶었던 거다. 그러면서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 어쩌면 메타를 이끌 수도 있었는데 휘둘린 거지.

사실 연습 때도 많이 졌는데, 막연히 생각한 부분도 없지 않다. 당시 삼성은 3년 간 스크림 성적이 좋을 때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러다 대회 때는 이기겠지 하는 생각이 들고... 떨어진 폼이 겹치면서 그런 상황이 펼쳐졌다. 항상 똑같이 하다 보니 메타를 못 따라간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있고.


Q. 현시점에서 당시 삼성의 앰비션을 평가해본다면 어떨까. 

A.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다. 팀 입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기에 후회도 없다. 사실 게임을 잘 아는 사람 눈으로 보면 앰비션은 진짜 잘하는 선수였다. (웃음)


Q. 그렇다면 CJ에서의 앰비션은 어떤 선수였나.

A. CJ때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진짜... 뭐랄까. 3년만 더 나이를 먹은 상태로 임했다면, 경력이 조금만 더 풍부했다면 그 팀을 리더처럼 잘 이끌 수 있지 않았을까... 당시 앰비션은 의욕만 앞선 선수였다.     





# Chapter 03: 스트리머 앰비션이 말하는 e스포츠, 그리고 강찬밥  

Q. 최근 몇 년 사이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는 급격한 성장을 통해 과거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림을 다수 쏟아내고 있다. 초창기 프로게이머 입장에서 어떤 기분이 드는지 궁금한데.

A.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조금 늦었다 싶기도 하다. 분명 LCK가 해외보다 실력이 뛰어난 데 규모는 반대였으니, 선수 입장에서는 너무 느리다 싶은 생각도 했었다.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한다고 하니 신기하긴 하지만,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인식의 변화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노장 선수에 대한 내용인데, 과거엔 무조건 젊은 선수가 좋다는 분위기였다면 최근엔 운영을 맡아줄 노련한 베테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A. 주입식 교육의 폐혜처럼 느껴진다. 옛날엔 선수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며 성장했다. 안되는 게 있으면 선수들 스스로가 해답을 찾았던 거다. 틀릴 때도 있고 맞을 때도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조금씩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사전을 찾듯 해답을 구하면 다 얻을 수 있고, 물어보면 알려주는 사람도 있다. 다만, 그런 식으로는 경험치가 잘 쌓이지 않는다. "왜 이렇게 플레이했어?"라고 물어보면 "그렇게 하라고 해서"라고 돌아오는 느낌이랄까. 과정을 알아야 성이 커지는 데 벽만 올리다 보니 무너지는 거다. 물론 주관이 뚜렷한 선수들은 계속 발전하겠지만.

따라서 연차는 중요하지 않다. 1~2년 차라 해도 아마추어 시절까지 합치면 경험은 결코 적지 않다.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하냐에 따라 베테랑보다 신인 선수가 더 잘할 수도 있다. 스스로 어떻게 하냐에 달렸다. 


Q. 그렇다면 코칭스태프의 능력이 팀과 선수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누군가는 밴픽과 훈련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하지만, 다른 이는 선수의 능력이 곧 성적이라는 말도 하더라.

A. 예전엔 선수가 다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케어가 필요한 선수가 많으니 상호보완 관계가 아닌가 싶다. 선수가 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코치의 범위도 있는 거지. 잘 이해해서 활동하면 서로가 서로의 '빨'을 받을 수 있을 거다. 반면 선수 영역에 코치가 침범하거나 반대 상황이 펼쳐지면 망가진다고 본다.    때로는 노장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Q. 코치나 감독을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스트리머의 길을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A. 코치, 감독으로 우승할 때를 상상해봤는데 전혀 기쁘지 않더라. 그래서 애초에 배제했다. 사실 스트리머도 자신은 없었다. 성격적으로 잘 안맞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게 싫었다. 그게 제일 컸다. 그래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늘리자, 게이머 때 이뤘던 걸 깎아 먹지 말자는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생각이다.


Q.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포인트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

A. 게이머로써 이룬 걸 망가뜨리지 말자가 크다. 따라서 방 분위기도 과해지지 않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사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라서 뭘 신경 쓰고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말 걸어주시니까 대답하고, 생각나는 게 있으면 말씀드리는 게 전부다. 있는 그대로의 앰비션을 보여드리는 거다. 예전에 시청자께서 해주신 조언이 아직도 기억난다. 방향성을 고민할 때였는데 "그냥 큐베 4천 명이랑 논다고 생각해"라고 하시더라. 진짜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웃음)  

Q. 얼마 전 트위치가 발표한 '스트리머로써 성공하기 위한 유의사항'을 살펴보니 리서치하기, 브랜드 구축하기,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선택하기가 나오더라. 이러한 기준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했는지 궁금한데.

A. 처음엔 내 방송을 많이 보면서 어떻게 하고 있는 지 확인하곤 했다. 다른 스트리머분의 방송을 통해 상황 대처 등을 배우기도 했고. 유의사항이 정말 공감되는 게 내가 좋아하지 않는 걸 하면 절대 스트리머를 오래 할 수 없다. 시간도 안 가고... 좋아하고 재미있는 걸 해야 꾸준히 할 수 있어서 공감되는 말이다.

앰비션은 젠지에 스트리머로 합류한 뒤 제 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출처: 젠지)  

Q. 스트리머 전향 이후에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꾸준히 플레이하고 있는 게 신기하게 느껴진다. 아직도 <리그 오브 레전드>가 새롭고 재밌나? 아니면 먹고 살기 위한 의무에 가깝나?

A.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다. (웃음) 유전적으로 사람을 이기는 걸 좋아하는 느낌도 있다. 그래서 10~20대때 다른 사람과 붙는 게임을 많이 한 건가 싶기도 하고. 일단 <리그 오브 레전드>는 재밌다. 다른 게임을 해보면 이런 느낌이 잘 안 나더라.  

Q. 개인방송을 보면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조금씩 묻어나올 때가 있다. 국내팀 제의가 없어서 마침표를 찍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혹시 결정을 후회한 적도 있을까.

A. 평소에 말을 조심해야 한다 싶은 게 당시 저는 "팀이 필요로 하지 않을 때 은퇴하겠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런데 진짜 필요 없게 되더라. (웃음) 더 잘할 수 있고, 더 할 수도 있었는데. 그래서 속으로는 참 보는 눈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국내 2부리그라도 갈 생각이 있었다. 20대를 갈아 넣은 직업이 한 순간에 사라질 상황이 됐으니까. 연봉을 후려쳐서라도 가려고 했는데 문득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나' 싶었다. 우승하고 싶어서 프로게이머하는 건데 약팀에서는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는 점도 컸고. 평가절하당하면서 이어가느니 그만두자고 판단했고, 그 이후론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데 2019년에 LCK를 보면 진짜 피가 끓어오르더라. 스프링 시즌은 조금 과장 보태서 '내가 가면 더 잘할 것 같은데 왜...?' 싶은 생각도 들었다. 결론은 다들 보는 눈이 없었다로... (웃음)

Q. 스트리머 앰비션을 이야기함에 있어 '질뻐기즈'를 빼놓긴 어려울 듯하다. 어찌 보면 저격러에 가까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콘텐츠로 승화시킨 건데, 이렇게 결심한 계기가 있을까. 저격러와 일회성 합방을 하거나 잠시 대화하는 건 봤어도 정기 콘텐츠로 만든 경우는 낯설다.

A. 저격러라는 말이 이미지가 되게 안 좋다. 개인적으로는 저격러에도 흰색과 검정색이 있다고 본다. 검정색은 흔히들 생각하시는 부류지만, 흰색은 순수하게 앰비션과 게임하고 싶어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게임도 열심히 하시고. 

아이디가 익숙한데 굳이 모르는 척 할 필요도 없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친해진 거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와 같은 느낌일 수도 있는데... 사실 티어를 빨리 올리면 안 만날 텐데 그러질 못해서 계속 똑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 (웃음)


Q. 선수 시절과 비교했을 때 스트리머로 살아가는 것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A. 삶이 윤택해졌다. (웃음) 요즘 와이프랑 자주 이야기하는 주제가 스트레스다.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면 내 스트레스가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더라. 게이머 때 높은 스트레스를 받던 사람이 지금은 편하게 살고 있구나 싶기도 하고. 5년 전 앰비션이 들으면 "그런 게 스트레스냐?"라고 할 정도다. 그래도 어떻게든 발전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순수하게 앰비션과 게임하고 싶어서 오시는 분도 있다" (출처: 앰비션 유튜브)


Q. 솔랭에서 워낙 고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만큼, 관련된 여러 밈이 존재하잖나. 솔직히 말해달라. 방송 여부가 <리그 오브 레전드> 실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

A. 방송하면서도 충분히 챌린저까지 갈 수 있다. (웃음) 다만, 채팅을 보면서 하면 집중력이 낮아질 때가 있다. 그리고... 나의 수치 플레이를 수천 명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굉장히 창피하게 느껴진다. 뭐 방플 같은 건 어쩔 수 없는거니까 감수하고 가는 거고. 물론, 이런 걸 고려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팬 분들께 한 마디 부탁한다.

A. 선수 앰비션을 그리워 해주시는 분이 아직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계속 그리워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꾸준히. (웃음)

스트리머 앰비션은 현재 진행형이다. 방송이 잘 안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초심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게이머로 이룬 것들을 망치지 말자,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유지시키자는 목표를 지키고자 노력할 테니 꾸준히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계속 같은 자리에서 방송 열심히 이어가겠다. 감사하다.

3줄요약 01. CJ팬 입장에선 성덕이 된 기분이었읍니다 02. 고맙습니다 앰비션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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