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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랑 미드 싱드 승률이 왜이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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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겜할게요!" <리그 오브 레전드> 유저에게 이보다 더 무서운 말은 없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즐겜의 사전적 의미는 '즐거운 게임'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즐겜은 '져도 상관없으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라는 극단적 의미로 변해버렸죠. 협동이 중요한 <리그 오브 레전드>에 있어서 실로 공포스러운 표현입니다.

소환사의 협곡에는 즐겜을 상징하는 챔피언이 몇 개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티모와 신지드인데요, 이들은 도발적인 스킬과 모션을 통해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들뿐더러 자유로운 운영이 가능한 독특한 챔피언들입니다. 얼핏 봐도 팀게임에 적합하지 않은 카드임을 알 수 있죠.

그런데 최근 티모와 신지드를 둘러싼 기류가 심상치 않습니다. 10월 31일 오피지지 기준 티모는 탑 1티어 챔피언으로 분류됐고, 신지드는 미드에서 55%라는 압도적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즐겜용 픽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빼어난 숫자입니다.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티모와 신지드가 개과천선(!?)할 수 있었던 비결을 공개합니다. / 서준호(index)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정찰대의 규율을 깔보지 마시길! 티모가 1티어가 된 이유

티모는 플래티넘(픽률 11%, 승률 50%)은 물론, 마스터(픽률 5.37%, 승률 55%)와 챌린저(픽률 5.29%, 승률 55%) 등 천상계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골드 이하 티어에서는 평균 14% 이상의 높은 픽률을 기록했음에도 51~53%의 고승률을 올리고 있죠.

이러한 흐름에는 메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오피지지 강석우 분석가는 티모의 '떡상'에 대해 "AD가 강요되는 현메타에서 티모의 벨류는 상당히 높다. 최근 실명 다트의 실명 지속시간이 늘어난 데다 쿨타임 관련 버프를 받은 점도 포인트"라고 전했습니다. 티모가 넣는 짤짤이가 평타 의존도가 높은 AD 챔피언을 효과적으로 견제한 셈이죠. AD가 성행한 지금, AP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 역시 티모의 승률에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티모는 티어를 가리지 않고 선전하고 있다 (자료제공: 오피지지)

탑에 등장하는 챔피언의 흐름 역시 티모를 향해 웃어주고 있습니다.

티모는 오른, 사이온, 마오카이와 같은 탱커 챔피언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레넥톤과 베인을 비롯한 평타형 딜러를 상대로는 놀라운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카밀과 그레이브즈와 맞붙어도 라인전 지표가 뒤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죠. 탱커가 등장하기 어려운 현 메타가 티모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셈입니다.

게다가 티모는 비교적 메타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골드 이하 티어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즉, 티모의 상승세가 오로지 메타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한 거죠. 따라서 현 메타가 아주 큰 폭으로 바뀌지 않는 한 티모의 기세는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골드 이하 티어에서는 일종의 '필승 카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아 보이네요.

티모는 그레이브즈, 카밀 등 대세 챔피언을 상대로도 우위에 서 있다 (출처: 오피지지)


# 미드로 갔더니 내 인생이 달라졌다! 미드 신지드

1일 기준, 미드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챔피언은 놀랍게도 신지드입니다.

미드 신지드는 탑 신지드와 사뭇 다른 형태로 운영됩니다. 상대 포탑 뒤에서 오버 파밍을 하고, 갱킹을 흡수하던 탑 신지드와 달리 미드 신지드는 포식자 룬을 활용한 적극적인 로밍을 테마로 합니다. 라인만 바꿨을 뿐인데 플레이 스타일이 사뭇 달라진 셈이죠.

미드 신지드는 거의 모든 구간에서 50%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자료제공: 오피지지)

로밍형 미드 신지드의 장점은 기존 미드 챔피언에 비해 상대적으로 궁극기 의존도가 낮아 한층 빠른 템포로 로밍을 다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초강력 접착제'와 '던져넘기기' 등 강력한 군중 제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탱킹에 능한 부분 역시 미드 신지드를 빛나게 해주는 포인트입니다.

신지드에게도 약점은 있습니다.

오피지지에 따르면 미드 신지드는 35분 이전 경기에서는 압도적인 승률(1, 2위)을 보여주지만, 그 이후부터 급격히 내리막을 걷습니다. 유통기한이 확실한 챔피언이라는 점이 수치로도 연결된 셈이죠.

또한, 미드 신지드는 저티어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한 티모와 달리 아이언, 브론즈(44%, 49%)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입니다. 자신보다 다른 팀원을 키우고 상대 성장을 억제하는 신지드 특유의 스타일이 저티어에서는 잘 먹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데요, 상위 티어에 비해 스노우볼을 굴리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이러한 숫자가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신지드의 힘은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줄어든다 (출처: 오피지지)




# '세'상에 '나'쁜 '챔'피언은 없다는 걸 명심하자
티모가 메타의 수혜자가 되고, 신지드가 미드에서 로밍을 다니며 협곡을 박살 내는 장면을 상상한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이쯤 되니 베인이나 마스터 이처럼 협곡을 대표하는 '즐겜픽'들도 어쩌면 메타를 흡수하지 못한 불운한 챔피언이거나 운영의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어쩌면... 베인은 '나쁜' 챔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최근 애견인들 사이에서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이하 세나개)라는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세나개는 반려견의 행동 교정을 위해 전문가를 초빙하고 해결책을 제시받는 프로그램인데요, 여러모로 큰 화제를 몰고 다니는 대표 애견 콘텐츠로 꼽힙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강아지에겐 문제가 없다. 진짜 문제는 주인에게 있다"입니다. 반려동물이 문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주인에게 있던 경우가 워낙 많았기 때문이죠. '세상에 나쁜 개는 없지만, 나쁜 주인은 많다'라는 자조적인 말이 유행처럼 번진 이유입니다.

다시 협곡으로 돌아가 봅시다.

픽되기만 하면 손가락질을 받았던 티모는 메타에 대한 고려 없이 장인이나 즐겜, 트롤링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던 챔피언입니다. 신지드 역시 탑이라는 포지션에 갇혀 CS 수급과 갱 회피에만 능한 챔피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고요. 고정된 프레임에 갇혀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 셈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는 '트롤 챔피언'이 정말로 '픽해서는 안 되는' 챔피언일까요? 혹시 이 챔피언이 나쁜 게 아니라, 이를 악용하려는 즐겜 소환사들이 문제이진 않았을까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듯, 챔피언에 관한 부정적 프레임의 원인 또한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듯, 나쁜 챔피언이라는 표현 역시 잘못된 표현일 수 있다 (출처: EBS)

3줄요약 01. 어.................. 02. 그래도 아직은 랭겜에서 1픽 티모 나오면 03. x 버튼에 손이 올라가는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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