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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을 꿀잼이라 여기는 분들께 바치는 '읍소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양민학살'(이하 양학) 콘텐츠를 아시나요? 높은 티어의 스트리머 또는 BJ가 의도적으로 저티어 유저를 학살하는 양학은 아이러니하게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킬러 콘텐츠에 해당합니다. 약자를 짓밟는 데서 오는 쾌감과 티어 돌파에서 느껴지는 대리 만족 때문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유저가 강자에게 얻어맞기만 한다면 게임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영문도 모른 채 킬을 내주고 패배하는 건 썩 유쾌하지 않으니 협곡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비슷한 상대와 맞붙어 성장할 시간도 모자랄 판에, 엄청난 벽에 부딪힌 꼴이니까요. 오늘은 결코 건강하거나 재밌는 문화가 될 수 없는 양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Amitis(주보국)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양학은 결코 건강하거나 재밌는 문화가 될 수 없다 (로고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지만... 양학은 감당하기 어렵다
  

티어를 떠나 현시점의 협곡을 지켜보면 한숨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게임다운 게임은 고사하고 아군 또는 적군이 스스로 무너질 때가 있는가 하면, 같은 편에게 피해를 끼치는 고의 트롤링과 부모님 안부를 묻는 저급한 채팅까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는 환경인 셈입니다.
 
가뜩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는 챔피언 이름과 스킬, 룬, 아이템, 대미지 형태 그리고 협곡 지형 등을 알아야만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어려운' 게임입니다. 이를 통과한다 해도 라인 관리나 오브젝트와 같은 운영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죠. 신규 유저 입장에선 이것만으로도 게임을 플레이하기 벅찬 상황입니다.


롤은 꽤 어려운 게임이다. 라인은 물론, 스킬과 운영까지 알아야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출처: SKT)
 

문제는 여기에 '양학'이라는 요소가 더해진다는 점입니다. 

고수가 신규 유저를 짓밟는 건 어쩌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경험이나 숙련도 차이가 있으니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를 '고의'로 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그것이 랭크 게임에서 일부러 패배, 티어를 최대한 낮춘 뒤 낮은 구간에 진입하는 플레이라면 더욱 심각해질 거고요.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를 콘텐츠로 활용하는 크리에이터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챌린저 출신의 스트리머가 일부러 브론즈, 아이언과 같은 초보 구간까지 내려간 뒤 해당 유저들을 박살 내는 방송이 올라올 정도니까요. 이제 막 <리그 오브 레전드>를 시작한 유저들에겐 골치 아픈 상황일 수밖에 없습니다.  


롤에 존재하는 다양한 티어들. 그만큼 유저간 격차도 큰 편이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교육 빙자한 '양학 콘텐츠', 또 다른 양학러를 양산할 뿐이다
 

양학 콘텐츠를 진행하는 사람이 초보자 구간을 돌파하면 다음 희생양은 누구일까요?  

당연히 필자를 포함한 일반 유저가 될 겁니다. 오랜 시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긴 유저도 예외는 아니라는 거죠.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실력이 부족한 유저를 압살하며 티어를 올리는 '등반 콘텐츠'입니다. 티어를 올리기 어려워하는 유저들에게 대리 만족을 선사하는 만큼, 수요도 꽤 큰 편이고요.

물론 이런 식의 반문도 가능합니다. "기존 유저가 계정을 다시 만들면 원래 티어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방송 콘텐츠로 활용하는 게 문제가 되는 건가?"라고 말이죠. 이를 반박하기 위해서는 방송의 부산물에 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대게 등반 콘텐츠는 '나를 따라 하면 하위 티어를 탈출할 수 있다'와 같은 교육 방송 컨셉으로 진행되는데요,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1. 교육용 콘텐츠가 지나치게 많다.

2. 교육의 목적이 '변질'되어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는 교육용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방송하는 실력자들은 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하위 티어로 내려가 유저들을 학살하는 콘텐츠를 쏟아냅니다.

당연히 여기에 희생되는 유저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넘어 게임 자체에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현 티어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실력자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죠. 콘텐츠를 위해 진행한 양학이 누군가에겐 게임 자체를 끊게 만드는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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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연패도 힘든 마당에... 양학을 당하면 게임에 대한 의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출처: 오피지지)
  

교육의 목적이 달라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봅시다. 교육용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중에는 승리에 필요한 마인드나 챔피언 팁과 같은 실용적 내용보다 '나보다 못하는 유저를 밟으면 이길 수 있다'는 걸 강조하는 이가 많습니다. 평소 성취감에 목말라 있던 유저들은 자연스레 '나도 낮은 티어에 가면 할 수 있다'와 같은 뒤틀린 동기부여를 얻게 됩니다.

성취감을 얻기 위한 거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냥 관대히 보기도 어렵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양학 콘텐츠는 **'교육을 빙자한 짓밟기'**에 해당합니다. 이를 본 유저가 고의로 티어를 낮추는 것 역시 '성취감'을 앞세운 또 다른 '양학'이 될 수밖에 없죠. 교육을 빙자한 양학 콘텐츠가 제2, 제3의 양학러를 양산하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는 겁니다.


겉보기엔 '꿀잼' 콘텐츠로 보이지만... 그 뒷면엔 생태계를 위협하는 조커가 숨어있다







# 양학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줄어들길 바라며
  

"올라갈 실력이 안 되니까 진 건데 뭘 양학 탓을 하고 있어?" 

분명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적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동등한 경쟁이 이뤄졌을 때나 받아들일 수 있는 문장입니다. 자기보다 낮은 구간의 유저를 학살하는 것이 팽배한 지금은 통용되기 어려운 말이죠.

<리그 오브 레전드>는 어느덧 10년을 넘은 장수 게임의 반열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만큼 신규 유저들을 가로막는 진입장벽도 두꺼워지고 있죠. 가뜩이나 게임의 난이도가 올라간 지금, 양학 콘텐츠마저 존재한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 생태계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 더 공정한 경쟁과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양학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조금이라도 줄어들길 바라봅니다.
  
조금 더 건강한 협곡이 되길 바라며 (출처: 라이엇 게임즈)



3줄요약
01. 누구를 짓밟아야 웃음이 터지는 세상이 됐다지만
02. '일부러' 낮은 티어로 내려가 그 곳을 짓밟고, 그것을 콘텐츠화하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03. 조금 더 건강한 협곡이 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