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용 챔피언’ 이란 말이 있습니다.
프로 무대에선 활약하고 있지만, 솔로 랭크에서는 승률 50% 근처에도 못 가는 챔피언을 뜻하는 단어죠. 아지르, 아칼리, 라이즈, 아펠리오스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특히, 아지르는 가장 심각합니다. LCK에서 승률 51%, 미드 픽밴률 3위를 기록한 아지르는 솔로 랭크에선 승률 47%로 고전하고 있었는데요.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단 이유로 11.5패치에서 너프되어 승률이 44%까지 폭락했죠.
아지르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 밖에 비슷한 사례가 있을까요? /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출처 : 라이엇 게임즈)
\# 역대급 '떡락' 중인 아지르
“밑바닥에도 바닥이 있다!”
연이은 너프로 명백한 고인이 된 아지르에게 제일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승률 47%로 고전하던 아지르는 11.5 패치에서 W스킬 ‘모래 병사’의 기본 피해량이 전 구간 10 감소하는 너프를 받았습니다. 초반 라인 푸쉬력을 감소시키겠다는 의도였죠.
11.4 패치에서 너프된 아지르(출처 : 라이엇 게임즈)
여기에 치명적인 버그가 겹쳤습니다. 아지르 후방에 있는 적들에게 궁극기 판정이 적용되지 않는 버그였는데요. 덕분에 승률이 39%까지 추락할 정도였죠. 이 정도면 솔로 랭크 ‘필패’ 카드입니다.
심지어 이 버그는 대회에도 등장했습니다. 5일 진행된 LCS 플라이퀘스트와 클라우드 9의 경기에서 등장한 아지르는 궁극기 범위 안에 명백히 이렐리아가 있었음에도 불구, 넉백이 적용되지 않아 타워 안으로 이렐리아를 집어넣지 못했죠. 경기도 결국 패배했습니다.
아지르가 프로 대회에서 티어가 높은 챔피언인 것은 맞습니다. LCK에서는 승률 51%, 픽밴률은 미드 라이너 중 3위를 기록했죠. 전 세계 프로 대회를 살펴봐도 아지르는 승률 51%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하는 챔피언도 아닙니다. LPL, LEC, LCS 등 모든 리그에서 고르게 픽률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지르가 프로 대회에서 중용받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강력한 초반 라인 푸쉬력을 통해 상대를 압박할 수 있고, 높은 지속딜과 변수 창출 능력이 우수한 궁극기 덕분에 캐리력이 높기 때문이죠.
아직 프로 대회엔 11.5 패치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과연 아지르는 이번 너프를 이겨내고 활약할 수 있을까요? 아지르의 버프 유무는 패치가 적용된 이후 대회 성적을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 부활의 기지개를 펴고 있는 '라이즈'
(출처 : 라이엇 게임즈)
2016년 7월 13일에 이루어진 6.14 패치를 통해 리메이크된 라이즈는 늘상 대회용 챔피언 취급을 받아 왔습니다.
이는 라이즈가 가진 특징 때문인데요. 라이즈는 사거리가 짧고 이동기가 없는 대신 엄청난 폭딜 능력이 있어 후반 캐리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차원문을 열어 모든 아군을 순간이동시키는 궁극기 ‘공간 왜곡’도 강력한 변수 창출 능력을 갖추고 있죠.
대신 스킬 활용이 너무나 어렵고, 초반 생존력이 매우 약한 편입니다. 궁극기도 아군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사실상 없는 스킬에 가깝죠. 덕분에 라이즈는 항상 솔로 랭크 승률은 50%를 밑돌지만, 대회에선 상위 티어를 꾸준히 유지해 왔습니다.
라이즈는 월드 챔피언십에도 꾸준히 모습을 보였다(출처 : 라이엇 게임즈)
라이즈는 이번 시즌에서도 승률 47%, 픽률 2%로 성적이 좋지 않은데요. 라이즈의 코어 아이템인 '영겁의 지팡이'가 삭제되고, '대천사의 포옹'의 마나 비례 보호막이 삭제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10.23 패치에선 성장 마나 증가량이 20 올라가고, 11.1 패치에서 과부하의 마나 소모량이 감소하는 등 버프를 받았지만 지표상으로 큰 변화는 없었죠.
반면, 대회에서는 버프를 받은 이후 조커 카드로 꾸준하게 등장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라이즈는 LPL에선 9승 6패, LEC에서는 7승 3패를 기록했는데요. LCK에선 1승 1패로 자주 나오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타 리그에서는 활약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죠.
LCK에서 유일하게 라이즈를 꺼내 승리한 '쇼메이커' 허수 (출처 : 라이엇 게임즈)
\# 새로이 대회 챔피언 라인에 합류한 릴리아
그 외에도 대회 전용 취급 딱지가 붙은 챔피언은 많습니다. 프로 미드 라이너의 ‘덕목’이라고 불리는 신드라, 난이도가 너무나 높아 솔로 랭크에선 활약하기 힘든 이렐리아와 아칼리, 솔로 랭크 승률이 낮아도 대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야가 여기에 해당하죠.
여기에 릴리아가 새로이 합류했습니다. 릴리아는 룬의 메아리 삭제와 정글 몬스터 경험치 감소가 겹치며 46%이라는 저조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픽률이 9.2%로 정글 챔피언 중 6위라는 점을 고려해도 높은 승률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회에선 여전히 높은 픽률을 보이며 활약하고 있는데요. LCK에서 릴리아의 밴픽률은 54.7%로 정글 챔피언 중 3위입니다. 승률도 50%으로 나쁘지 않으며, 한화생명e스포츠의 '쵸비' 정지훈이 미드 릴리아를 기용해 승리를 가져간 적도 있었죠. 이 덕분인지 릴리아는 11.6 패치에서 궁극기 쿨타임 증가 너프가 예고된 상태입니다.
11.6 패치에서 궁극가 너프가 예고된 릴리아 (출처 : 라이엇 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