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때매 여사님께서 조금 늦으실 것 같아요." 한화생명e스포츠 백종순 여사와의 인터뷰를 기다리던 기자에게 구단 매니저가 건넨 말입니다. 갑자기 '설거지'라는 단어가 등장해 당황스러우시겠지만, 뒤로 가기를 클릭할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디스이즈게임' 기사를 읽고 계신 게 맞으니까요.
백종순 여사는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유튜브 콘텐츠, '힐링식당'에서 요리와 진행을 맡아 많은 팬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인물입니다. 출연자에게 맛있는 식사를 차려주고 대화를 나누는 힐링식당은 그간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속 깊은 이야기까지 전해주며 말 그대로 '힐링 콘텐츠'라는 호평을 받고 있죠. 자연스레 힐링식당을 진행하는 백종순 여사 역시 조명의 중심에 선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제로 만나진 못했지만, 수화기 너머 들리는 여사님의 목소리는 굉장히 밝고 쾌활했습니다. 유튜브에서 보던 그 모습과 똑같이 말이죠. 텍스트로 담는 게 조금 아쉬웠을 정도로 유쾌하고 솔직했던 백 여사님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지금 공개합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정장 입은 선수들 보며 자식 첫 출근시키는 엄마의 마음 느꼈다"
개발자나 선수, 감독님이 아닌 분과 인터뷰하는 건 처음인데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백종순 여사: 저도 처음이에요! 안녕하세요.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선수들의 식사를 담당하고 있는 백종순 이모입니다. 간단하죠? (웃음)
<리그 오브 레전드> 판에서는 언제부터 일하신 건가요? 그 과정도 궁금한데요.
백종순 여사:구 락스 타이거즈 시절부터 일했어요. 당시 대표님께서 숙소를 찾는 중에 부동산에 '음식 잘하는 분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하면서 저와 연결됐죠. 저는 게임을 아예 몰랐던 터라 이상한 곳일 거라고 생각해서 처음엔 안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대표님께서 제가 전화를 자꾸 안 받으니까 문자를 주시더라고요. 한 번만 만나 뵙고 싶다고요.
어찌 보면 굉장히 독특한 인연이네요.
백종순 여사:그렇죠? 일할 때도 조금 독특했어요. 1주일만 해보고 저를 마음에 들어 하시면 계속하고 아니면 관두겠다고 말씀드렸거든요. 저와 구단 서로가 서로를 마음에 들어하면 계속하겠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일하고 있네요. (웃음)
백종순 여사는 락스 타이거즈 시절부터 지금껏 팀을 지키고 있다 (출처: 한화생명e스포츠)
여사님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멘트 같은데요. 그럼 게임단에 오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백종순 여사:여러 식당을 운영했었어요. 망한 적도 많았고요. (웃음) 락스 타이거즈에 오기 전엔 인터넷으로 직접 만든 음식을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연이 닿아 게임단에 들어오게 됐죠.
아무래도 e스포츠는 여사님께 있어 굉장히 생소한 환경이셨을 텐데요. 게임단에 들어오시기 전에는 어떤 시선으로 이 판을 바라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백종순 여사: 전혀 몰랐어요. 게임 자체를 아예 몰랐으니까요. 당시만 해도 게임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죠. 낯선 느낌도 있었고. 그런데 막상 게임단에 와보니 너무 좋더라고요. 선수들이 속 썩일 줄 알았는데 너무 착하고 말도 잘 듣고... 무엇보다 전원주택에서 일하니 좋았습니다. (웃음)
힐링 식당을 보니 아드님께서도 LCK 열성 팬이신 것 같던데요. 구단에서 일하게 됐다고 했을 때 아드님께서는 뭐라고 하셨나요?
백종순 여사: 제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거든요. 덕분에 '데프트' 김혁규, '쵸비' 정지훈 등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엄마! 데프트 진짜 유명한 사람이야! 전설이야!" 라던가...
아드님이 친구들에게도 막 자랑하진 않나요? "우리 엄마 LCK 프로팀에서 일해!"처럼요.
백종순 여사: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웃음) 저희 아들이 여기저기 자랑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주변에서 엄마 많이 안다고 할 때마다 저도 어깨가 올라가던데요? (웃음)
백종순 여사의 아들 역시 열성적인 LCK 팬이다 (출처: 한화생명e스포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락스 타이거즈는 한화생명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았고 여사님께서도 새로운 둥지를 맞이하셨습니다. 큰 스폰서가 들어온 만큼, 많은 게 바뀌었을 텐데 여사님께는 어떤 영향이 있었나요?
백종순 여사: 일단 시설이 엄청 좋아졌죠.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요. 식단 예산도 늘어났습니다. 이를테면 갈치 같은 걸 사도 8 만원짜리 최고급을 살 수 있게 됐어요. (웃음)
한 팀에서 쭉 일하고 계시는데 혹시 '장기근속'에 대한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요? (웃음)
백종순 여사: 특별할 것도 없어요. 그저 내 아이에게 해주듯 선수들을 챙기려 노력하고 있어요. 만약 누군가를 편애하거나 직장인과 같은 비즈니스 마인드로 임했다면 진작에 잘렸겠죠. 한화생명이니까. (웃음) 항상 열심히 요리해주고 선수들도 맛있다고 하니까... 지금껏 안 잘리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함께한 시간이 긴 만큼,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백종순 여사: 락스 타이거즈에서 한화생명으로 바뀐 뒤, 선수들이 사진 촬영을 하러 간 날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한 명 한 명 양복도 다 입히고 넥타이랑 구두끈도 매준 뒤,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상윤이가 "이모님 뿌듯하시죠?"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울컥했어요. 마치 내 자식이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는 걸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열 명 넘는 아이들이 손 흔들면서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하는데... 엄마가 자식 출근시키는 심정이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찡해요. (웃음)
마냥 밝아 보였던 이 사진엔 백종순 여사의 눈물이 담겨있었다 (출처: 한화생명)
# "성적 안 나올 때가 제일 찡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여사님께서는 지난해 말부터 '힐링식당'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셨잖아요. 처음 이 콘텐츠를 하게 된 과정과 계기가 궁금합니다.
백종순 여사: 그냥 피디님께서 하자고 하셔서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어요. 처음엔 되게 가볍게 생각했거든요. 피디님께서도 그냥 선수들에게 밥해주고 같이 먹는 걸 촬영한다고 해서 정말 가볍게 생각하고 찍었어요. 그런데 이게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웃음)
노재윤 PD: 제가 말씀드릴게요. (웃음) 콘텐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지더라고요. 아무리 편하게 하려 해도 카메라 앞에 서면 굳거나 말 그대로 '인터뷰'를 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진짜 속 이야기를 끌어내 보고자 했고 적절한 접점을 찾다 보니 이모님이 떠올랐어요. 거기에 심야식당의 컨셉도 참고했고요.
선수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서인지 힐링식당은 많은 팬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백종순 여사: 너무 기분 좋죠. 뿌듯합니다!
**노재윤 PD: '**이런저런 사람 섭외하면 재밌겠다' 정도 였는데... 일이 이렇게 커졌습니다.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힐링식당은 선수들의 속 깊은 이야기까지 다루며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출처: 한화생명e스포츠)
여사님께 힐링 식당이 지닌 의미는 무엇인가요. 선수들과의 소통을 넘어 팬들과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견도 많은 듯합니다.
백종순 여사: 깊게 생각 안 해봤는데...? (웃음) 저는 진짜 옛날 사람이에요. SNS 같은 것도 안 하는, 말 그대로 옛날 사람입니다. 그저 아이들의 밥을 해주고 챙겨주는 게 직업인 사람이죠.
(웃음) 그래도 힐링 식당에 나온 선수들은 속 깊은 이야기를 많이 털어놓는 것 같던데요?
백종순 여사: 안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속 이야기를 좀 하더라고요. 다들 밥상에서는 이야기를 잘하는 편이잖아요. 부모 자식간에도 평소엔 대화를 안 하지만, 밥 먹을 때만큼은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요. 저도 그런 편이고. 밥상이니까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내가 요리를 잘해서 그런가? (웃음)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인기를 실감하시는 편입니까?
백종순 여사: 아들 친구 어머님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저를 보셨나 봐요. 단체 카톡 방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웃음)
힐링 식당을 진행한 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촬영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하나 소개해주시죠.
백종순 여사: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촬영할 때가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치질 이야기하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웃음)
보이지 않은 곳에서 선수단을 챙기던 입장에서 무대의 중심으로 나오신 건데, 부담스럽진 않으셨나요?
백종순 여사: 일이 너무 커져가지고 부담스럽죠. 모든 게 다 부담스러워요 지금은. (웃음) 진짜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어요.
힐링식당을 하시기 전과 후,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백종순 여사: 글쎄요... 똑같은 것 같은데요. 인지도가 올라갔다고 해서 변한 건 없어요. 처음이나 지금이나 저는 항상 같은 모습으로 선수들을 대하고 있어요. 가끔은 같이 욕도 하고, 친구 역할도 하는 친한 이모처럼 말이죠.
여사님께서는 선수들의 입맛을 책임지고 계시잖아요. 승패나 상황에 따라 다른 메뉴를 구상할 때도 있습니까? 이를테면 얼마 전 한화생명e스포츠가 젠지를 잡았을 때처럼 예상치 못한 승리를 거둘 경우, 메뉴가 바뀐다거나.
백종순 여사: 그날은 한우랑 삼겹살로 메뉴를 바꿨어요. 여태껏 그런 경우가 없었으니까요. (웃음) 성적이 안 나오면 오히려 식사에 더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작년에 성적이 나쁠 땐 킹크랩이랑 랍스타를 먹이기도 했어요. 좋은 걸 먹은만큼, 성적도 잘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웃음)
이날 한화생명e스포츠 숙소에는 소고기 향이 넘쳤을 것이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그렇다면 식단을 준비함에 있어 가장 우선시하는 건 무엇인가요?
백종순 여사: 당연히 선수들의 입맛이죠. 돌아다니다 보면 선수들과 마주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오늘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고 해당 메뉴를 준비해주는 편입니다.
여태 만난 선수 중 가장 잘 먹는 선수와 너무 안 먹어서 속상했던 선수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백종순 여사: '큐베' 이성진이 진짜 잘먹었고... 구 락스 타이거즈 아이들도 다 잘 먹는 편이었어요. '보노' 김기범이 잘 안 먹는 편이었죠. 얼마 전에 기범이가 "이모님 밥이 그리워요"라고 하길래 있을 때 잘 먹지 그랬냐고 핀잔을 줬습니다. (웃음)
혹시 식사를 준비함에 있어 징크스 같은 게 있으세요? 이런 음식은 최대한 피한다거나.
백종순 여사: 특별한 징크스는 없는 것 같은데... 아 그래도 경기 있는 날에 미역국은 안끓이려고 해요. 심지어 누군가의 생일이 경기와 겹치더라도 그날은 미역국을 해주지 않으려 합니다. 미역이 미끄러우니 중요한 날에 먹으면 넘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론 미역국이 술술 넘어가는 만큼, 오히려 더 잘 풀릴 것 같은데 말이죠. (웃음)
아무래도 아들이 있는 어머님이시다 보니 자연스레 어머니의 시선으로 선수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듯한데요. 선수들을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백종순 여사: 안쓰러울 때가 많죠. 어떨 때는 경기 준비에 신경을 너무 많이 써서 잠을 못 자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내 아들은 프로 게이머 못 시키겠다 싶은 생각도 들어요. 성적 때문에 힘들고, 잠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너무 힘든 직업인 것 같아요. 그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경기 전날은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 받게 하려고 이것저것 물어보지도 않는 편이에요. 그냥 선수들 힘낼 수 있게 맛있는 거 해줘야겠다 싶은 마음뿐이죠. 먹는 거라도 잘 챙겨줘야 하니까요. 아 오늘(3일)도 소고기 먹였습니다. 내일이 경기 날이니까요!
실제로 힐링 식당을 보면 항상 어머님 같은 눈길과 말투로 선수들을 대하시더라고요. 곁에서 선수들을 지켜볼 때 가장 마음 아픈 순간은 언제입니까.
백종순 여사: 성적 안 나올때죠. 짠해. 진짜 가슴이 찡해. 성적이 안 나오면 선수들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님들의 고민이 많아져요. 곁에서 지켜보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강현종 전 감독님은 아예 잠을 못 주무시는 날도 많았어요. 제가 아침 여덟 시 반에 출근하는데, 그때까지도 밤을 새우고 있는 경우가 허다했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얼른 계란찜 해가지고 밥 먹으라고 불렀더니 괜찮다고 하길래... 먹어야 산다고 하면서 아침을 몇 번 해드린 기억이 나요.
작년에 우리 팀 성적이 안 좋을 때는 손대영 감독님께 아예 말을 걸지 않으려고도 했어요. 되도록 주무실 수 있게 내버려 둔 적도 많았습니다. 사실 제가 나이가 좀 많은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엄마 같은 마음으로 게임단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2019 서머, 한화생명e스포츠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오랜 시간 한 팀에서 지내신 만큼, 많은 선수들을 떠나보내고 맞이하셨잖아요. 이런 과정이 힘들진 않으셨습니까.
백종순 여사: 처음에는 많이 울었죠. 선수들하고 같이 사는 만큼, 한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두 번째도 힘들었고... 세 번째는 숙소하고 연습실이 떨어져 있다 보니까 그나마 덜했던 것 같아요.
작년부터는 마음을 조금 단단히 먹었습니다. 어차피 헤어질 사람이니까 내가 운다고 해서 쟤네가 알겠어? 같은 마음으로요. (웃음) 이제는 쿨하게 보내는 편이에요. 선수들이 헤어질 때 '이모님 밥이 그리울 거예요'라고 하면 '밥만 그립냐?'라고 받아치곤 합니다.
그중 가장 마음 아픈 손가락은 누구였나요.
백종순 여사: 다시 한화생명e스포츠로 돌아왔지만, '키' 김한기가 아픈 손가락이었고... '라바' 김태훈이나 '하루' 강민승도 찡했죠. 구 락스 타이거즈 애들하고는 헤어질 때 참 많이 울었어요. 누구에게나 이별은 힘든 법이니까요. 친하게 지냈던 아이들과 이별할 때는 더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 "살다 살다 한전드라는 소리도 들어보네요"
조금 분위기를 바꿔보죠. 팬들 사이에서 여사님을 두고 '한전드'(한화생명e스포츠의 레전드)라 부르고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고 계신가요?
백종순 여사: 처음에는 몰랐죠. '한전드'라길래 음식하니까 붙여준 별명인가? 싶었는데... 뜻을 알고 나니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살다 살다 한전드 소리도 다 들어보네요. (웃음)
몇몇 팬은 한화생명e스포츠와 종신 계약을 맺어달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어요. 만약 여사님께서 본인의 한화생명e스포츠 유니폼을 만든다면 백넘버와 아이디로는 어떤 걸 고르고 싶으세요?
백종순 여사: 7번. 좋아하는 숫자에요. (웃음) 아이디는 생각 안 해봤는데... 한전드 괜찮네요. (폭소)
"살다살다 한전드라는 말도 다 들어보네요" (제공: 한화생명e스포츠)
올 시즌 한화생명은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은' 출발을 끊었습니다. 연승 기록도 세웠고요. 여사님께도 이래저래 올 시즌이 남다르게 느껴지실 법합니다.
백종순 여사: 너무 좋죠. 이게 몇년 만이야 진짜. 솔직히 말씀드리면 음식할 때 힘이 불끈불끈 솟습니다. 평소에 힘들어서 못 해주던 스테이크 덮밥도 해줬어요. 5~6년째 팀과 동고동락하는데, 드디어 성적이 나니까... 어깨가 올라갑니다.
시즌 전에 어떠한 '느낌'을 받으실 때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를테면 '올 시즌은 잘되겠네' 같은 것들요.
백종순 여사: 올해 영입된 선수 중에 '전설'이 있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어요. 특히 혁규가 올스타전에서 1등을 했잖아요! 그거 보고 올해는 확실히 다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다르더라고요. 확실히 전설은 전설이야.
한화생명e스포츠의 호성적과 함께 힐링식당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듯한데요. 지금까지는 특정 인물과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됐었는데 향후엔 어떤 내용을 담고 싶으신가요?
백종순 여사: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 못 해요! 피디님한테 물어보시는 게 나을 거에요. (웃음)
노재윤 PD: (웃음) 백여사님의 출근 브이로그나 식단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등은 스팟성으로 가끔 선보일 수 있을 것 같고요. 힐링식당이라는 큰 틀은 벗어나지 않으려 합니다. 다만 저희 구단 관계자뿐만 아니라 e스포츠 전반에 관련된 분을 모시는 쪽으로 범위를 넓히는 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백종순 여사: 그렇게 크게 해? (웃음)
언젠가 한화생명이 우승하게 되면 필살기로 선보일 비장의 메뉴가 있을까요?
백종순 여사: 어떤 분께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우승하면 잔치국수 쏘냐고 하더라고요. 진짜 쏘겠습니다! 물론 비용은 구단이 내줄 거에요. (웃음) 팬분들도 초대하고 싶네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한화생명e스포츠가 높은 무대에 오르면 정말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백종순 여사: 맞아요. 우리 팀이 롤드컵 결승에 가면 내가 잔치국수 쏜다니까! 캠프원이 정말 넓고 좋아요. 마당도 널찍하고. (웃음)
최승태 매니저: 정말 올라갈 수만 있다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웃음)
마지막으로 여사님을 바라보고 계신 팬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백종순 여사: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웃음) 안녕하세요. 저는 한화생명e스포츠 이모님이에요. 팬분들이 이렇게까지 저를 생각해주시는지 꿈에도 몰랐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선수들한테 맛있는 거 많이 먹이고 잘 챙겨주는 게 곧 팬분들이 바라는 거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캠프원에서 팬들과 함께 힐링식당을 촬영할 날이 다가오길 바라본다 (출처: 한화생명e스포츠)
3줄요약
01. 인터뷰하면서 이렇게까지 웃어본 적은 처음이었네요
02.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03. 한전드.... 그저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