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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밴픽으로 '미리본' 롤드컵 결승, 담원이 우세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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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롤드컵 결승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매체가 다양한 통계 자료를 활용한 분석과 예상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디스이즈게임은 '모의밴픽'이라는 조금 색다른 방법으로 결승전을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양 팀 코칭 스태프 입장에서 모의밴픽을 진행한 뒤, 이를 토대로 결승전 '미리보기'를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담원과 쑤닝의 결승전은 어떤 흐름으로 펼쳐질까요? 그리고 담원과 쑤닝의 코칭 스태프 역할을 맡은 기자들은 어떤 '히든카드'를 꺼냈을까요? 지표를 통해 양 팀의 롤드컵 흐름을 간단히 훑어보고, 모의밴픽을 통해 결승전을 예상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image (챔피언 사진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속도의 '담원'과 기회를 노리는 '쑤닝'
이형철 기자: 본격적인 진행에 앞서, 본인이 담당한 팀과 그 이유를 소개해달라.

김승주 객원기자(이하 주): LPL 3시드 '쑤닝'을 맡았다. 쑤닝은 기대감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징동과 TES 등 강팀을 연달아 격파하며 '자이언트 킬러'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독특한 밴픽도 매력적이고. 정글 유저라 그런지 '소프엠'의 독특한 플레이와 아이템 선택도 무척 인상 깊더라. 그래서 쑤닝을 택했다.   박성현 수습기자(이하 성): 올해 스프링 시즌 초만 해도 담원은 약점이 존재하는 팀이었는데, 서머 시즌에 들어가면서 이런 부분들이 사라졌다. 유기적인 플레이는 물론, 상체부터 하체까지 매끈하게 연결된 듯한 느낌이다. 모든 포지션이 캐리 롤을 수행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경외의 대상 같달까. LCK 팬 입장에서는 담원이 가장 '맛있는' 팀이었다.

image 담원은 쑤닝에 비해 좋은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양 팀의 지표부터 살펴보자. 먼저 경기 초반 흐름을 알 수 있는 '15분까지의 지표'다. 담원과 쑤닝 모두 경기 초반엔 꽤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데.

성: 이번 서머 시즌, 담원이 기록한 '15분까지 상대와의 골드 차이'는 3,000을 초과한다. 이는 젠지, DRX 등 상위권 팀과 비교해도 3배가 넘는 수치다. 게다가 전령 획득률은 75.6%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상체에 힘을 줘서 전령을 챙기고 이를 토대로 격차를 잘 벌린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롤드컵에서도 이어졌다. 담원이 롤드컵에서 기록한 '15분까지 상대와의 골드 차이'는 1,820으로 쑤닝(679)이나 마이너스 대에 그친 G2 등 타팀에 비해 월등히 높다. 심지어 전령 획득률(87.5%)은 서머 시즌(75.6%)보다 훨씬 향상됐다.

그렇다고 해서 바텀이 약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담원이 15분까지 획득한 평균 드래곤 개수는 1.46개로 쑤닝, TES(1.07)와 큰 차이를 보인다. 정리하자면, 탑 라인이 강한데 바텀 주도권도 있는 담원이 속칭 '대각선의 법칙'을 무시하고 마음껏 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mage 담원은 모든 라인에서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풀어간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주: 롤드컵 지표에 따르면, 쑤닝 역시 초반에 골드를 잘 벌리는 편이지만 담원보다는 낮은 편이다. 그나마 비슷한 건 '15분까지 상대와의 CS 차이'인데, 담원(15.2)과 쑤닝(15.1)은 거의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담원이 스노우볼을 확확 굴리는 반면, 쑤닝은 그렇게까지 속도를 올리는 팀은 아니다. 천천히 상대를 보기도 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판짜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결국 핵심은 쑤닝이 담원을 상대로도 특유의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image 담원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초반 수치를 보인 쑤닝 (출처: 라이엇 게임즈)


쑤닝의 강점은 무엇인가?

주: 쑤닝의 지표 중 인상적인 부분은 '퍼스트 블러드 획득률'(73.3%)이다. TES 전에서는 쉔을 활용해 게임을 터뜨리기도 했잖나. 아무래도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할 팀은 담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쑤닝 입장에서는 퍼스트 블러드라도 노려 균형을 맞춰야만 후반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번외로, 만약 쑤닝이 담원전에서 자르반 4세와 같은 픽으로 허를 찌를 수 있다면 예상과 전혀 다른 흐름이 나올 수도 있다.   

양 팀의 지표 중 가장 눈에 띄는 걸 한 가지씩 꼽아본다면 어떤 게 있나.

성: 서머 시즌, 담원은 타팀 대비 월등히 높은 '바론 획득율'을 기록했다. 타팀이 5~60%를 오갈 때, 담원은 홀로 89.7%를 기록했다. 롤드컵에서도 담원은 경기당 0.92개의 바론을 챙기며 '바론 슬레이어'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를 앞서 말씀드린 전령 획득과 연계하면 '담원은 스노우볼을 굉장히 잘 굴리는 팀'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주: 쑤닝의 시야점수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특히 쏘프엠은 높은 분당 시야점수(2.89)를 기록하며 팀적으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캐니언이 1점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인데, 아무래도 탱커 챔피언을 픽해 시야를 먹어주는 소프엠의 스타일이 수치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쑤닝의 시야점수가 전반적으로 담원에 비해 높은 이유다.

철: 이와 별개로,양 팀의 대미지 분포도 주목해볼 만하다. 담원은 서포터를 제외한 네 선수가 고르게 대미지를 넣은 반면, 쑤닝은 상대적으로 원거리 딜러에 쏠려있는 그림이다. 그간 쑤닝이 주로 탑과 원거리 딜러에게 칼을 쥐여준 것이 반영된 셈이다.

image 분명 쑤닝의 대미지 분포는 원거리 딜러에게 쏠려있다


쑤닝의 미드 라이너 '엔젤'은 화려하다기보다 조금 밋밋한 느낌이다. TES 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건 사실이지만, 쇼메이커에 비하면 임팩트가 떨어지는 듯한데.

주: 확실히 엔젤은 공격적이라기보다, 안정감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다만, 정규 시즌에 비해 롤드컵에 들어와서 기량이 향상된 느낌도 있다. TES 전에서 보여준 아칼리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지르의 슈퍼 토스도 그렇고. 물론 담원을 상대로는 쉽지 않을 거다.  

이제 양 팀의 챔피언 활용에 관해 살펴보자. 눈에 띄는 요소가 있나?

주: 쑤닝은 주로 미드에 든든한 챔피언을 뽑고 서포터는 바드와 레오나를 최우선으로 가져온다. 반면 탑과 원거리 딜러는 캐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챔피언을 쥐여준다. 특히 탑은 탱커보다 딜러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성: 아무래도 너구리에 시선이 간다. 카밀과 오른 등 탑 라인에서 강세를 보인 챔피언은 물론 '룰루'라는 히든카드를 통해 팀을 보좌하는 역할도 능숙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캐니언은 사실상 니달리가 고정 밴되는 가운데, 그레이브즈를 우선적으로 챙기는 모습이다. 실제로 캐니언은 모든 선수 중 그레이브즈를 가장 많이 플레이했고(9회),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만 놓고 보면, 담원이 '압도적'으로 강한 듯한 느낌이다.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하나씩 짚어본다면?

주: 쏘프엠과 캐니언의 정글 맞대결에 주목하면 좋을 듯하다. 특히 쏘프엠이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빈의 캐리력까지 달린 만큼, 굉장히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성: 쑤닝이 쇼메이커의 발을 묶을 수 있느냐에 많은 게 달려있다. 전령과 드래곤 싸움의 중요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베릴과 캐니언이 이런 상황을 커버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게임은 미드가 풀어줘야 한다.


image 쇼메이커와 소프엠은 경기의 키를 쥐고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모의밴픽, 담원이 우세하지만 쑤닝에게도 한 방이 있다

다음은 이번 대담에 참여한 기자들이 진행한 롤드컵 결승 '모의밴픽'입니다. 해당 밴픽은 담원이 블루 진영을 가져갔다는 전제하에 진행됐습니다. 밴픽영상 풀버전은 글 상단에 배치되어있습니다.


'모의밴픽 복기'를 통해 이번 결승전을 예상해보고자 한다. 먼저 전반적인 밴픽 컨셉부터 소개해준다면?

성: 운영 측면에서 사이드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것을 핵심으로 보고 밴픽을 준비했다. 1티어 챔피언을 가져올 수 있는 '블루 진영'의 장점을 활용해 너구리나 쇼메이커가 사용할 'OP 챔피언'을 하나 가져오고자 했다. 또한, 쑤닝의 핵심 카드 '갱플랭크'를 자르는 게 낫다고 판단해 첫 번째 밴 카드를 소비했다.

주: 보통 쑤닝은 첫 번째 밴 카드로 루시안과 신드라를 자른 뒤 상대에 맞게 밴을 진행한다. 3번째 밴을 두고 '케이틀린'과 '트페'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일단 케이틀린을 택했다. 다만, 결승 1세트는 담원이 레드 진영으로 시작하는 만큼 쑤닝이 그레이브즈를 내주고 갱킹형 정글러로 받아칠 수도 있다.

image 쑤닝은 탑 갱플랭크로 쏠쏠한 재미를 본 팀이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본격적으로 밴픽을 뜯어보자. 1차 밴 페이즈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고려한 내용은 무엇인가.

주: 루시안과 신드라는 자타공인 'OP 챔피언'인 만큼, 망설임 없이 잘랐다. 다만 신드라보다 트페를 먼저 밴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쇼메이커에게 신드라를 유도할 수 있다면 엔젤에게 오리아나를 쥐여주고 무난한 라인전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담원이 서머 결승전처럼 케이틀린을 깜짝 픽해 라인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보고 케이틀린을 잘랐다.

성: 핵심은 갱플랭크다. G2전도 그렇고, 담원은 첫 번째 밴 카드로 저격밴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갱플랭크는 빈의 주력 카드 중 하나인 데다가 상대하기엔 부담스러워서 밴 카드를 소모했다. 레넥톤을 밴한 건 쑤닝으로 하여금 카밀을 픽하게끔 유도한 것이다. '너희가 안 쓰면 우리가 카밀-트페 가져가는데 괜찮아?'라고 시위를 한 셈이다.   

얼핏 보면 담원이 좋은 챔피언을 다수 확보한 느낌이다. 물론 쑤닝의 픽도 이해는 간다. 카밀은 내줄 수 없으니 가져가야 했고, 레오나 역시 소드아트의 주력 카드니 챙겨야 했다. 다만, 선픽 그레이브즈는 다소 의문이 남는 선택인데.

주: 이번 결승전에서 '쑤닝이 그레이브즈를 먼저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를 전제로 진행했다. TES는 쑤닝을 상대로 매 세트 꾸준히 2개 이상의 정글 챔피언을 밴하며 소프엠을 견제했다. 따라서 만약 쑤닝이 결승전에서 이를 역이용, 정글에 밴 카드를 집중하고 그레이브즈를 가져오면 담원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다. 다만, 이렇게 밴픽이 진행될 경우 OP 챔피언 다수가 담원에 넘어갈 위험은 있다.

image 담원이 밴픽 과정에서 카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지켜보는 것도 포인트 (출처: 라이엇 게임즈)


2번째 밴 카드를 살펴보자. 담원은 이즈리얼과 오리아나를, 쑤닝은 킨드레드와 릴리아를 잘랐다.

성: 트페를 고른 만큼, 사이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밴을 진행하고자 했다. 따라서 미드 푸시력이 강한 오리아나를 잘랐고, 생존력 때문에 사이드에서 잘라먹기 힘든 이즈리얼도 밴 했다. 특히 카밀과 레오나가 있는 상황에서 오리아나까지 내주는 건 '슈퍼 플레이'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

주: 앞서 말씀드렸듯 정글에 밴 카드를 집중시키면 어떤 구도가 그려질지 궁금했다. 릴리아는 현재 티어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모의밴픽에 등장한 담원 조합에 더해지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잘랐다.  

마지막 픽도 흥미롭게 진행됐다. 담원은 탐 켄치를 뽑았고, 쑤닝은 아지르와 갈리오를 두고 고민한 끝에 갈리오를 뽑아 '카밀-갈리오'를 완성했다.

성: 만약 탐 켄치를 뽑으면 애쉬, 레오나, 카밀 등을 보유한 쑤닝의 플레이를 완전히 카운터 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트페와 탐켄치를 통해 아군을 커버하거나 상대를 잡아먹을 수도 있어서 판테온 대신 탐켄치를 뽑았다.

주: 모의 밴픽을 준비하다 떠오른 게 '카밀-갈리오' 조합이었다. 엔젤의 롤드컵 최다 픽이 갈리오이기도 하고. 물론 쑤닝이 리그에서 '카밀-갈리오'를 활용한 적은 없지만, 모의밴픽처럼 상황이 흘러가면 갈리오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결승전에서는 오리아나 혹은 신드라를 먼저 챙길 수도 있다.

image G2는 탐 켄치를 통해 카밀-애쉬-레오나를 훌륭히 상대한 바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결과를 정리해보자. 담원의 픽은 사이드 주도권도 탄탄하고 한타 파괴력도 괜찮아 보인다. 반면 쑤닝은 확실한 한타 조합을 구성했다.

주: 만약 저대로 경기가 진행되면 쑤닝은 미드 푸시력에서 열세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레 카밀을 키우는 것도 어려워진다. 다만, 한타까지 게임을 끌고 갈 수만 있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거다. 그레이브즈 대신 갱킹형 정글러를, 갈리오 대신 오리아나를 넣는 게 더 좋은 그림일 수도 있고.

성: 사실 담원은 탐켄치를 직접 활용하기보다 자르는 편이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플레이를 껄끄럽게 만들 수 있으니... 모의 밴픽의 핵심이 탐 켄치라는 걸 감안하면 재미있는 부분이다.  

모의 밴픽에 나오지 않은 카드 중 주목할 만한 게 있으면 소개해달라.

성: 너구리의 케넨. 특히 담원이 레드 진영으로 결승전을 시작하는 만큼, 세트를 먼저 뽑아서 심리전을 건 뒤 막픽으로 케넨을 꺼낼 수도 있다.

주: 쑤닝은 정글에서 재미있는 챔피언을 뽑지 않을까.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자르반이나 리 신은 한 번 이상 나올 것 같다.  

마지막 질문이다. 특별히 원하거나 기대되는 스킨이 있나?

성: 소드아트와 베릴 모두 레오나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팀이 우승하건 '레오나' 스킨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특히 베릴은 <프리코네> 캐릭터 컨셉의 레오나 스킨을 요구할 수도 있다. (웃음)

주: TES의 369는 4강 패자 인터뷰에서 "쑤닝이 우승하면 스킨으로 잭스를 택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쑤닝이 우승하면 이 염원을 받아 잭스 스킨이 등장할 수도 있다. 실제로 빈이 잭스를 골라 TES 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다.


3줄요약 01. 조금 길긴한데 02. 진짜 열심히 준비했으니 03. 한 번 슥 읽어주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읍니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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