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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1R, '담원이 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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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가 어느새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LCK 1시드 담원은 강팀으로 꼽힌 중국의 JDG를 일방적으로 두들겼고, 젠지와 DRX 역시 약간의 아쉬움은 남겼지만 2승 1패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죠. 롤드컵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중국 팀들 역시 LCK와 같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유럽을 대표하는 G2는 북미의 TL에 불의의 일격을 맞으며 휘청거리고 있고요.

이제 막 전반전을 끝낸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이하 그룹 스테이지 1R)은 어떤 흐름으로 전개됐을까요? 16개 팀의 챔피언 밴픽 데이터를 라인별로 간단히 돌아보는 한편,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와 선수를 꼽아 그룹 스테이지의 전반전을 돌아봅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image 담원이 담원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1R 챔피언 밴픽: 플레이인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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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인 스테이지(이하 플레이인)에서 '압도적인 힘'을 과시한 오른은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건재합니다. 오른은 그룹 스테이지 1R 기준 7전 4승을 기록하는 한편, 14회나 밴 되며 많은 팀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죠. 반면 플레이인에서 5승 6패를 기록하며 분전했던 레넥톤은 그룹 스테이지 1R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긴 하지만(밴픽률 92%) 4승 7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글은 '니달리'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상체에 AD 챔피언을 보내 니달리와 조합하는 전략이 사장되지 않는 한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플레이인에서 좋은 성적(7승 4패)를 올린 니달리는 그룹 스테이지 1R에서도 11회 출전 12회 밴 되며 계속해서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멋진 니달리 플레이를 선보인 건 DRX의 '표식' 홍창현이었습니다. 그는 UOL과의 경기에서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를 섞는 서포터형 니달리 대신 '리치베인'과 '라바돈의 죽음 모자'를 올리는 '극딜 니달리'의 무시무시함을 많은 이에게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릴리아, 그레이브즈, 킨드레드 등 기존에 강세를 보인 정글 챔피언들이 그대로 그룹 스테이지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기존의 '니달리-릴리아-그레이브즈-킨드레드' 체제 역시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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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는 루시안, 신드라로 갈리는 흐름입니다. 미드로 활용되 4전 전승을 기록한 루시안은 회복, 텔레포트, 점화 등 다양한 스펠 활용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다만, 많은 이가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 '마나무네'에 대한 수요는 낮았습니다. 그룹 스테이지 1R 기준, 마나무네 루시안은 프나틱의 '네메시스'만 사용했습니다. 반면 젠지의 '비디디' 곽보성과 로그의 '라르센'은 모두 '정수 약탈자'를 올리는 빌드를 택했죠.

신드라는 이번 그룹 스테이지 1R에서 14회 출전, 8회 밴 되며 플레이인 내내 승리의 부적 역할을 한 오리아나(플레이인 밴픽률 87%)의 자리를 완전히 꿰찼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특이한 건, 신드라에 대한 강팀의 생각입니다. 그룹 스테이지 1R 기준, 신드라밴픽율(92%)은 니달리(96%), 레넥톤 등 이른바 '대세 챔피언'들과 맞먹을 정도로 높습니다. 

문제는 승률입니다. 오늘(7일) 기준, 신드라는 그룹 스테이지 1R 14경기에 출전, 29%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드라를 활용한 것이 대부분 '상대적 약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룹 스테이지 1R에서 신드라를 사용한 강팀은 '담원' 뿐이었습니다. 물론 북미 1시드 'TSM', PCS 1시드 '마치'도 신드라를 꺼내긴했지만, 냉정히 말해 이 두 팀을 '강팀'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특히 TES의 '나이트', 수닝의 '엔젤' 등 LPL 미드라이너의 서머 시즌 최다픽이 신드라(나이트:6전 전승, 엔젤: 11전 7승)임을 감안하면, 향후 토너먼트에서 신드라 활용도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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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딜러 포지션은 플레이인과 '다소'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플레이인을 주름잡았던 이즈리얼과 트위치가 자취를 감춘 반면 애쉬(79%), 세나(63%), 케이틀린(50%)이 밴픽률 상위 3걸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죠. 그 뒤를 쫓는 것 역시 플레이인에서 잘 나오지 않았던 칼리스타와 케이틀린입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트위치입니다. 플레이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트위치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단 한 번밖에 등장하지 못했는데요. 라인전이 약한 트위치의 특성상, 전력이 강한 팀을 상대해야 하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꺼내기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서포터의 경우, 라칸이 굳건히 자리를 지킨 가운데(7회 출전, 4회 밴), 플레이인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았던 쓰레쉬와 판테온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3전 전승을 기록한 세트도 눈에 들어오는데요. TL의 코어장전, TES의 유얀지아, 젠지의 라이프 등이 활용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image LCK 서포터들은 판테온을 활용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1R 최고의 경기: '담원 vs JDG' 쓰지 않은 스킬이 JDG를 물러나게 했다
그룹 스테이지 1R 최고의 경기는 개막일에 열린 담원과 JDG의 경기입니다. 두 팀 모두 자국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데다가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힌 만큼, 경기는 굉장히 팽팽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담원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담원은 24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고 심지어 타워나 드래곤 등 단 하나의 오브젝트도 내주지 않는 '준 퍼펙트게임'을 달성했죠. 적재적소에 몸을 던지며 싸움판을 만든 '베릴'을 포함해 담원의 모든 선수가 충실히 제 몫을 해낸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경기가 자가 격리를 막 끝낸 담원의 첫 번째 경기였다는 점, 그리고 JDG가 LPL 서머 우승팀 TES과 호각을 다툰 것을 감안하면 더할 나위 없이 호쾌한 승리였죠.

경기 중반 전령 근처에서 펼쳐진 한타는 현재 담원의 경기력이 얼마나 매서운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장면이었습니다. JDG의 선제공격으로 레오나를 잃은 담원은 니달리, 트페, 카밀 등 남은 인원으로 반격에 나섰고, JDG 역시 이에 팽팽히 맞섰는데요. 

여기서 '고스트' 장용준의 포지셔닝이 빛을 발했습니다. 블루 뒤쪽에 자리 잡은 그는 진의 궁극기 '커튼콜'을 정확히 적중시키며 JDG의 노틸러스와 볼리베어를 잡아냈습니다. 

특히 궁극기의 '4번째 총알'을 발사하지 않은 채 상대를 주시한 상황은 전투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진의 궁극기 '커튼콜'은 4발의 탄환을 발사해 대미지를 입힙니다. 특히 4번째 총알에는 치명타가 적용되어 200%의 피해를 주죠. JDG 입장에서는 고스트가 언제, 어떻게 이 총알을 사용할지 확신할 수 없었고 결국 진영을 물리게 됩니다.

image 때론 스킬을 '쓰지 않고 장전한 것'이 더 위협적일 때가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1R 최고의 선수: 여우 같은 곰? 곰 같은 여우! '캐니언' 김건부
담원은 많은 관계자와 팬으로부터 이번 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담원은 서머 시즌 그야말로 '파괴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을뿐더러, 탑부터 서포터까지 모든 선수가 캐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중에서도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는 눈부신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ESPN이 선정한 '2020 롤드컵 파워랭킹 10위(정글 포지션 2위)'에 오른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셈인데요.

JDG와의 경기에서 니달리를 고른 캐니언은 그야말로 타겟팅에 가까운 '창 투척'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유럽 3시드 로그를 상대로는 '점화 그레이브즈'를 통해 기막힌 정글링 동선으로 상대 정글을 말렸고, 깔끔한 다이브로 퍼스트 블러드까지 따내며 경기를 굴렀죠. 물론 다른 라이너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기에 가능한 플레이였지만, 확실한 마침표를 찍은 캐니언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image 로그 전에서 보여준 '퍼스트 블러드'는 너무나도 깔끔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롤드컵 첫 경기를 마친 뒤 캐니언은 '긴장감'을 이유로 현재 경기력을 70~80% 정도라고 평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담원이 풍기고 있는 포스는 지난 롤드컵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LCK 1시드라는 간판, 그리고 많은 관계자가 꼽은 우승 후보다운 '여유'마저 느껴질 정도인데요. 과연 캐니언과 담원이 돌파할 관문의 끝이 어디일지 관심이 모이네요.


3줄요약 01. 아 02. TSM은 너무나도 눈부신 성적을 기록해서 03. 언급하지 않았읍니다.. TSM! TSM! T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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