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미연시의 오랑캐 글쟁이
해당 작품은 조선인인 주인공이 중원에 들어가 여러 명문세가 자제들과 만나며 기연을 얻고, 여러 무공을 조합해 자신의 무공으로 삼으며
본인이 쓰고 싶어하는 소설을 써가며 오랑캐 신분으로 무림속에서 대성하고 명문세가의 여식들이랑 꽁냥꽁냥도 하는
소재만 들어보면 신박한 설정의 무협 소설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해당 작품은 무틀딱들이 회빙환을 걸고 넘어지기 전에 그 누구도 무협소설로 인정을 안 하는 사파무협 중 제일기수로 취급된다
그런 취급을 받는 이유로는 세계관을 구성하는 여러 설정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배운 무공에 따라 머리카락과 눈 색깔이 바뀐다(...)
무영신투의 무공을 배우면 핑발이 되고 사천당가의 독공을 배우면 보라색 머리에 녹색 눈을 가진다. 제갈세가의 무공을 배우면 백발벽안이 되고 화산파의 무공을 익히면 타오르는 듯한 붉은 색의 눈과 머리카락을 가지게 된다
애초에 주인공이 이 설정 보고 빡쳐서 화산의 화는 불 화가 아니라고오오오오!!! 하고 5700자 적어서 빙의한 거니 말 다했다.
두번째로는 음식이 있다.
무협답게 객잔에서 사건 사고들과 함께 여러 음식들이 나오는데 이게 참 골치 아프다.
대표적으로 주인공이 자신이 사천당가의 숨겨진 자식임을 증명하겠다며 먹은 음식이 파인애플 피자(...)고
어린 시절 조선에서 함께 지내던 소꿉친구와 먹었던 추억의 음식이 로제떡볶이(...)다.
관의 높으신 분들이랑 밀담을 하기 위해 들어간 객잔에서는 낙곱새(...)를 팔고 있으며
제갈세가의 폐관수련장에서는 벽곡단이 아니라 멜론(...)이 놓여있다.
주인공도 몇 년 이런 곳에서 생활하다 익숙해졌다 싶으면 한 대씩 쳐맞는지라 음식 관련으로는 최대한 기대 안 하려고 노력 중.
그래도 조선술 한 잔 달라고 했더니 프레쉬로 드릴까요?(...) 라는 점소이의 질문을 듣고는 한 동안 그로기 상태에 빠졌었다
그 외에도 제갈세가의 진법에 빠졌을 때 다양한 진수성찬을 차려주는 거 보고 환상임을 깨닫는데
진법에 담겨진 묘리가 "어떻게 눈치챘지?" 하고 묻자 "음식이 너무 무협스럽잖아. 죽엽청이랑 동파육이라니..." 라고 대답하는 등 파도파도 계속 나오는 중
셋째로는 화폐단위가 있다.
보통 무협에선 냥 은자 등을 사용하지만 이 소설은 화폐 단위가 쿠퍼, 실버, 골드다.(...)
그러면서 물가는 묘하게 무협세계관에 맞아서 더 꼴받는다고 한다.
이것 외에도 제갈세가의 젊은이들은 칠현금이라는 전통 가득한 옛것을 벌이고 겉멋만 들어서 바이올린을 연습한다고 개탄하는 제갈세가 원로라던가
마교의 무인이 상대다 물러터졌다는 말을 할 때 푸딩에 비유한다던가
여러가지로 무틀딱들을 발작하게 만드는 요소가 많다
문제는 작가는 무협지식이 완벽하다고 될 정도로 깊이 있으며 넓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고
삼국지까지 연도별로 사건 나열할 정도로 똑똑한데다 소설은 전개가 느린 것 빼고는 재미있어서 랭킹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더 드물 정도라는 것
그러니까 이놈은 본인이 무틀딱이면서 무틀딱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보면서 즐기는 중이라는 거다
세디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