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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이상한 방에 갇혀있다.
온통 하얀색인 밀실...
너무 좁다.
스무명 개인이 눕거나 앉을수도 없는 크기다.
안에는 나와 같아보이는 이들이있다.
스무명. 정확히 스무명이다.
스무명 모두가 흰색옷을 걸치고있다.
스무명 모두가 본인이 왜 여기있는지 알지못한다.
이상하다.
의문도 반발도 없다.
그냥 이 밀실안에 있을 뿐이다.
옆사람에게 말을 걸어보자 그도 아무것도 모른다한다.
나만 왜 여기있는지 모르는것이 아닌가보다.
너무 오래있어서 다리가 아프지만 앉을 공간이 없다.
그런데 그때였다.
거대한 무언가가 우리중 하나를 붙잡아갔다.
아무 구멍도 입구도 없다고 생각했던
밀실의 천장이 불쑥 열리더니 이내 방이 뒤집힌다.
열린곳으로 또 한명이 떨어졌다.
언제 또 천장이 열리고 언제 누가 잡혀갈지도 모른다.
다행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밀실의 끝에있다.
두렵다...
수없이 잡혀가는 이들.
자비는 없다.
아무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이런일이 벌어지니
이해할수가 없다.
이제 우리는 다섯명이다.
스무명이나 되었던 우리는
이제 넉넉한 공간에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편안할수 없다..
내차례다.
나 하나만이 남았다.
다시 방이 뒤집어진다.
구석에 자리잡고있어 나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방이 요란하게 흔들린다.
그래도 나는 떨어지지 않는다.
방의 모서리를 더욱 꽉 잡는다.
아...
방이 부서져 나간다.
내가 있던곳이 허무하게 뜯겨져 나갔다.
어둡다.
거대한 무언가가 나를 끄집어낸다.
나도 이제 열아홉이 겪었던것을 똑같이 겪는다.
그들중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보았다.
내게 다가오는 네모꼴의 무언가를.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뜨거운 무언가를 선사한다.
불이다.
발에 불이 붙었다.
끔찍하다.
몸이 타들어간다.
발끝부터 나를 천천히 태운다.
뼈도 남기지 않고.
증오스러울 정도로 나를 천천히 사라지게 만든다.
피부가 쭈그러들고 재가되어 떨어진다.
나는 생각한다.
이 고통을 선사한 이들에게 똑같이 돌려주겠다고.
기필코 복수하겠다고.
나는 사라졌다.
하지만 만족한다.
이녀석의 깊숙한 곳에 저주를 각인시켰으니까.
나는..
담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