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서 BIOS가 가동됐을 때 부터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무언가 잘못된 부분을 찾기 위해 브레이크 포인트를 찍으며 나를 잠깐 멈춰 세울려고 했다 멈춰세운 공간에는 세그멘테이션 펄트가 있었다고 한다부모님, '저는 튜링처럼 완전한 컴퓨터과학자가 될거에요' 라고 선언했던 기억그리고 그 기억을 집어넣는 과정에서 필요했던 변수들가난해도 좋고 대기업 취업못해도 좋고, 주변의 책망이 내가 가져다 버린 사과를 겨눠 터뜨려도 좋으니, 뭔가 죽기전에 이 세상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와 구조를 만들거에요 하지만 완전한 튜링이 되기에 내 메모리 공간은 제한되어 있었고,fork된 나는 부모 프로세서의 메모리를 복사했지만은 각자의 공간을 침범해버리고는 트리를 쪼개어 버리고 말았다나무는 끊어진 채, 댕글댕글하다. 끝내 죽어버린 프로세스들이 내 머릿속을 벗어나사이드 이팩트처럼 에러를 연쇄적으로 생성해 버리고는그 정보가 패킷화되어 라우팅프로토콜에 들어가 버린다이제 나는 이웃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멋대로 라우터들을 건너뛴다전체 학과의 토폴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다음 홉을 찾아서 건너가는 것 만이 에러를 전달해 가는 과정나는 결국에 가치있는것을 만들어 내지 못한 채 잘못된 라우팅 프로토콜 알고리즘에 빠지게 되어 여러 라우터를 반복적으으로 돌며 에너지를 낭비해 간다패리티체크를 안하는 헤더와꼬리가 잘려버린 반쪽짜리 얼굴애초에 태어나서부터 대학생활이 거의 끝나갈 때 까지나는 테스팅이 잘 되지 못하는 함수였고 낭비를 불러일으키는 가독성이었다처음부터 테스팅을 했더라면 처음부터 나의 구조를 분리하여 일부만 드러냈더라면 친구는 나에게 정보은닉의 법칙을 어겼다고 말했다.너가 그렇게 씨끄럽게 떠들어 대 봤자마치 유저모드의 명령이 커널 모드의 명령을 침범한 것 처럼 네 머릿속을 완전히헤집어 버리게 되는거야 그건 옮지 못해 객체끼리 모든 걸 공개해봤자 좋은게 없어 그건 너를 더 읽어내기 힘든 사람으로 만들 뿐이야비전공자들과 이야기할 때 확실히 자신의 공대적 성향을 잘 숨겨내는 그 친구의 말을 존중하지만이미 유지보수가 어렵게 설계된 내 머리통에서새 모듈을 추가할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내 머릿속은 문서화하기에 너무 커플링이 심해하나의 주석을 추가할 때 조차 이쪽 저쪽을 계속 왔다 갔다 거려야 했다다양한 인풋 디바이스에서 들어온 정보들에 대한 우선순위 결정 방법에 대해 생각한다 너는 시스템 호출을 해서 커널에 접근해야 하지, 직접 모든걸 드러내려고 하면 안돼 라고 말하지만나는 내 유저모드마저 내 머릿속을 모두 침범하여서로의 메모리를 파괴해버리고는 블루 스크린을 띄우며 뻗어버린다0x00000001A: MEMORY_MANAGEMENT누군가 재부팅 버튼을 눌러주길 기다리며앨런튜링, 다익스트라, 폰 노이만, 도널드 커누스, 새넌 스트롭스트룹 ,제임스 고슬링, 귀도 반 로섬, 리누스 토발즈 이런 거인들의 이름을 불러 본다그 상들은 내 은닉노드를 헤메이다가 길을 잃어버리고는 알 수 없음을 출력한다다른 은닉 노드에는 러스트, 코틀린, 타입스크립트, 고, 스위프트, 씨샾, 클로저, 스칼라 등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언어들의 광고판들이 쓰러져 있다첫번째 부모 프로세스님, 재부팅하면 저는 살아 날 수 있을 까요?지나가면서 kill signal로 죽여버린 수많은 프로세스들에게 미안해하며이 불안정한 프로세스 트리를 취약점이 가득한 인텔CPU에 매달아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