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나서 나는 끈 떨어진 흉내인형처럼 방 구석에 누워 있었다.
나락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한 지옥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이 두려워 숨어버린 고양이처럼 숨을 죽였다.
라디오를 켜둔 방 안에 소통이란 없다.
마법으로 빚어낸 듯 단절감이 공간을 채웠고
바닥엔 늙어 죽은 초파리의 사체만 어지러이 널부러졌다.
사람이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데, 하고 되내이면서도
아직 번데기를 벗지 못한 나비라며 포장하다 이내 자기혐오에 빠져버린다.
자리에 누운 내 몸뚱아리는 미적지근한 고깃덩이처럼 악취를 풍긴다.
차라리 튼튼한 밧줄에 체중을 맡기고 싶다는 불온한 생각,
카누로 태평양을 건너가는 듯 불안한 일상에 취한 나는
타개할 해결책도 벗어날 생각도 준비하지 않은 채 노를 젓고 있다.
파리만 날리며 썩어가는 영의 악취를 맡다보니
하늘이 어느새 어둑해지고 날은 흘러간다.
방학이라고 놀지말고 토익이라도 하자 옵쥐러들아 꺼이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