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오타쿠는 그 정체성이
애니오타쿠 하나로 설명되니까 까이는 거야.
심지어 그 정체성은 항상 결정적이지 않아
예컨데 나는 만화를 정말 많이 봤음
80년대부터 00년대 초반까지 나온 만화들
진짜 순정 거르고 장르 안 가리고 다 봤음.
뭐든 가리지 않고 보던 시절이 있었음.
센과 치히로를 시작으로 8-90년대에 자본을 꼬라박아 만든 애니들도 봤어
아키라는 영상 보고 완전히 돌아버려서 원판 만화까지 찾아 헤맸음.
근데 지 할 일 하고 농구 좋아하고 씻고 다니면
만화 본다는 건 아주 사소한 특징 중 하나일 뿐이게 됨
걍 너 만화 본댓지 할 거 없는데 추천점
그러면 어 기생수 배가본드 슬램덩크
이 정도 선이야. 만화 얘기는 여기서 끝이야.
가끔 원피스 나루토 얘기 나오면
원피스 아직도 나오냐? 사쿠라 어장년
이게 끝이고
사람들이 별 관심도 없는 작품성이 어쩌니 이딴 소리 안 해.
그 의미 없는 장광설.. 어휴
근데 애니오타쿠는 인간을 파면 애니밖에 없어.
취미 애니, 하는 일 애니 보기, 쉬는 시간에 뭐함? 애니 봄.
하는 얘기. 애니.
안 씼음. 몸 관리 안 함. 외모 관리 안 함.
운동하는 오타쿠 있댔지?
어 있어. 근데 걔낸 밖에선 오타쿠 소리 안 들을 거다.
운동 잘 하는 애지
오타쿠가 아냐. 오타쿠가 정체성을 결정지을 정도면
그건 진짜 그거 밖에 없는 놈이라 그런 거야.
그런 식으로 뒤틀리고 못 섞이고 눈치 없고 피해의식 있고 이상한 우월감도 있고
남들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는 얘기 받아준다고 계속 하는 애들은
그럼 까이지 안 까이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