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서폿충은 아니되오.
친구들 롤시킨다고 같이 돌리는데 또 똥싸는거 감당하긴 싫다고 소라카! 나미! 잔나! 이딴거 시키고 그냥 원딜 뒤에서 버프나 주고 힐이나 주라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주 몰염치하고 이기적인 분들이죠. 소라카 나미가 얼마나 센데 뒷라인 잡고 버프나 주라니...
이는 서폿충 양산으로 인해 다른 유저들이 고통 받는 것 뿐만 아니라 친구 본인도 롤 실력을 발전시키기 힘들고 이로 인해 롤에 대한 흥미를 쉽게 잃을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폿충이 왜 실력 발전이 힘든가? 일단 라인전 기본기를 연습하기 힘듭니다. cs먹기, 킬각 재기, 갱회피 등 기초적인 기본기가 돼야 자기 흥미가 생긴 다른 라인에 가서 적응도 하는데 끽해봤자 딜포터 골라서 스킬샷 연습하는 정도밖에 안됩니다. 어차피 뒷라인 잡고있으니 갱 오면 원딜 버리고 쭉 빼고... 결국 제일 잘 배우는게 하나 있긴 하네요. 정치질.
자기가 1인분 못채우는건 인지 못하고 맨날 원딜탓, 갱차이 난다고 정글탓. 적 미드 로밍온다고 미드탓. 탑텔차이난다고 탑탓. 모든 라인에게 정치질을 시전할 수 있는 라인입니다. 물론 와딩이 안됐다느니 하는 일 없는 경험치 도둑이라느니 이말 저말 패드립까지 다 들어먹겠지만요.
서폿충은 이제 그만 만듭시다.
2장. 미드의 책임은 무거워.
기본적으로 솔로라인인데다 양 옆구리에 부쉬도 있고 부쉬 뒤쪽으로 골목길까지 뚫려있으니 갱당하기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쉽습니다.
게다가 솔큐 게임에선 굉장히 높은 기여도를 가진 포지션으로 위 아래 모든 라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라인이니 우리 롤린이들이 맨날 갱에 말려서 털리다 보면 정상적인 게임 흐름에서 벗어나는 판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여러 상황들에서 해야할 판단이나 운영방식을 터득하기 힘들어집니다.
롤린이에게 미드라이너의 '고귀한' 숙명은 너무나도 무겁습니다.
3장. 정글은 너무 어려워.
정글러는 기본적인 게임 진행을 위해 배워야할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일단 정글 챔프가 각양각색이라 정글 도는 방식에서 동선 잡는것, 한타나 라인전 단계에서의 역할 등이 챔프 하나하나마다 다릅니다. 심지어 적의 동선을 파악하고 갱각이나 역갱각을 잡기 위해선 적 챔프에 대한 이해도도 있어야하니 롤린이가 처음 시작하기엔 너무 어렵고 부담스러운 포지션이죠.
재미도 보기 전에 공부를 해야한다? 진성 게이머 외에는 게임에 그런 수고 들이기 싫다는게 대다수일겁니다.
게임을 즐기게 해줍시다.
4장. 왜 하필 탑인데?
이상의 이유들로 미드, 정글, 서포터 포지션은 유입 유저에게 추천하기 어려운 포지션이라는 점을 아실거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원딜이 아닌 탑이냐? 솔직히 원딜을 해봐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경험에 따르면 탑이 좀더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탑의 경우 1대1 솔로 라인전이므로 cs획득, 딜교환 방법, 갱 대비 방법 등의 기본기를 익히기 편한데다 미드에 비해 갱에 대처하기 쉬워 카운터 챔프를 만나 아주 내다 던지지 않는 이상 기본적인 성장이 보장돼있고, 아군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연출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기 쉬운 포지션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챔프 이해도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천차만별이고 탑 라인에 흔히 '장인'이라고 하는 특정 챔프에 숙련된 사람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한타 및 운영적 측면에서 또한 원딜에 비한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텔포를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다는건 다 아실테니 생략하고 한타만 봐도 보통 탱커나 브루저를 픽하는 탑의 특성상 이니쉬에이팅 각과 적 주요딜러에 대한 포커싱, 도주기 카운팅 등을 습관화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원딜의 경우 무리해서 포커싱 하려하면 뚜까맞고 죽기 때문에 결국 가까이 오는놈 치는게 한타에서 역할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죠 하드cc를 가졌거나 베인, 트위치등의 특수한 경우는 제외하면요.
실제로 제가 그랬습니다. 롤린이 시절, 원딜을 할 땐 내가 때리고 있는 적이 어떤 챔프인지 조차 구분이 안됐어요. 빨간 피통 달고 있고 가까이 있으니까 그냥 뚜까 패는거지 얘가 누구고 무슨 스킬을 쓰든 무슨상관입니까? 비전쓰고 튀면 되는데.
그러다 서폿과의 잦은 다툼에 질려 탑으로 도피를 했습니다. 해도 꼭 정신병 걸린 트린다미어, 이렐리아같은 부루저만 했죠.
정신병에 걸려서 아군의 위치는 안보일지언정 나의 목표. 적군 딜러가 누구고 어디에 있는지는 확실히 인식이 되더군요. 적 케틀이 있으면 투망 빠지자마자 e로 들어가서 2누르고 유체화 켜고 달려가서 쾅쾅쾅 하려다 점멸로 튀는걸 허무하게 지켜보고 궁으로 겨우 숨만 붙어서 도망갔더니 케틀 궁이 와서 박히고는 하는 일도 많았습니다만... 원딜 할 때보단 한타를 할 때도 목표의식을 갖고 적의 스킬을 카운팅 하면서 하게 됐고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1줄요약 : 만약 친구에게 롤을 추천하고싶다면, 탑라인을 가르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