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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 50% 맞추는 매칭주작/매칭시스템의 문제점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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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2010년 롤에 처음 입문해서 2014년 처음 랭크게임과 배치고사를 봤고, 실버~플레 구간에서 10여년간 서식하다 작년 드디어 완전히 롤을 접은 유저임.

내가 롤을 접은 이유가 바로 제목인 승률 50% 매칭시스템 혹은 매칭주작 때문인데, 지금와서 한번 제대로 정리해보고자함.

우선 내가 롤 랭크게임을 즐겼던 이유는, 롤을 하면서 실력을 쌓고, 티어를 올리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임. 내가 연습을 많이해서 실력이 올랐네? 뿌듯해! 더 열심히 해서 티어를 올려봐야지! 이건 비단 롤 뿐만 아니라 스포츠나 공부에서도 적용되는 내용임. 실력을 쌓고 성취감을 느끼고, 선순환이 반복되는거지.

근데 작년인가 드디어 그 사건이 터졌지. 와일드 리프트에 이은 롤의 매칭주작의혹. 라이엇은 승률 50%에 맞춰서 매칭을 한다고 코멘트했지.

이게 뭐가 문제지? 좋은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 있을 수 있는데, 내가 겪은 경험담을 잘 읽어보셈.

나는 미드 정글이 주폰데, 정글은 잭스 원챔으로 십년가까이 했음. 잭스 정글은 성능이 1티어급은 아니라 이길때도있고 질때도 있고, 하이퍼캐리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사실 매칭주작? 잘 몰랐음.

근데 대격변 패치 이후 '녹턴'을 해봤는데, 그당시 패치버젼에 발걸음분쇄기 버프랑 또 어떤게 겹쳐서 내 구간에서 말도안되는 OP챔피언이 된거임. 그당시 내 티어에는 녹턴 OP인식이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 몇판하고 플레이스타일 감 잡은뒤로 그야말로 부캐와 팀랭까지 대략 20판정도 승률90프로대로 승승장구했음.

아 이제 이걸로 드디어 골드 심해새끼들한테서 벗어나서 플레, 다이아 고수들과 게임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싱글벙글 연승하던 도중 같은편 전적을 검색해보니 3연패, 4연패, 5연패.. 아니 이런?? 혼자 죽이고 죽이고 또죽이고, 팀원들 우쭈쭈 멘탈챙기고 온갖 온몸비틀기해서 이겼다? 그다음판 아군은 더 가관임ㅋ 5연패, 7연패 팀원이랑 붙여줌ㅋㅋ 또이겼다? 무한반복임ㅋㅋ 얘들은 단지 못하는게 문제가 아니고 이미 멘탈이 터져있거나 원래 멘탈쓰레기이기때문에 통나무 들기는 점점 힘들어지는거ㅋ

결국 뭐다? 내 티어를 라이엇이 어느순간 정해주고, 그 안에서 그냥 오르락 내리락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게 만들어졌다는거지. 못올라가는 애들 핑계 아니냐고? 아니야. 구마유시선수도 실버에서 3연패했다는 얘기가있던데, 이것도 핑계일까그럼? 연승하던 bj들만봐도 그들이 잘하다가 단순히 운이없거나 멘탈이 터져서 연패하는걸까?

연승/연패구간 나도 저때 녹턴으로 처음 한건 아니야. 잭스정글로도 수십번은 해봤지만, 이전엔 매칭조작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어.

바로 내가 승리를 해서 mmr이 올라가면 상대편이 잘해지기 때문에, 내가 먹히지 않는 구간까지 올라가면 이제 실력이 안되서 졌다고 생각하는거야. 와중에 운이 좀 나빴나보다 그래 연승하면 연패할수도있지 이런 생각이 기가막히게 연막역할을 하고 있었던거라고.

근데 녹턴으로 하이퍼 캐리를 할 수 있게되다보니 이제 알게된거임. 연승한 이후 내가 실력이나 운때문에 진게 아니라는거. 온전히 '매칭 시스템' 때문에 지는거라는거.

이래저래 길게 말할것도 없어. 요점은 사실 2가지야. 1. 라이엇이 승률 50% 맞추는 매칭 시스템을 인정했다. 2. 이 시스템은 유저의 의욕을 꺾고 게임자체를 병들게하는 시스템이다.

연패하는 놈들은 야 불쌍하네 니들팀에 연승유저 넣어줄게. 연승하는 놈들은 야 이기기만 하면 재미없지? 니들팀에 트롤러 넣어줄게.

이렇게해서 승률 50%를 맞추는게 방향성이 맞다고 생각하는게 바로 라이엇의 생각인데, 상술했듯이 이건 열심히 겜하는 유저의 의욕을 꺾고 게임자체를 망하게하는 시스템인거임. 이건 마치 공산주의와 같다고봄. 열심히 해봤자 결국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랑 결과값이 동일함. 우리 학생때 뭐라고 배웠지? 그럼 망한다고 배웠지? 롤이 바로 그꼴인거임. 나도 그래서 접은거고.

프로, 챌린저, 도파 이런사람들은 사실 이거에 대해 잘 몰라. 천상계에서 비슷한 실력대에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알기가 힘들지. 나도 몰랐으니까, 하이퍼캐리가 가능하기 전까지는.

이걸 진짜 체감할 수 있는 사람들은 2부류가 아닐까. 하이퍼 캐리가 가능한 유저 혹은 그 반대편에 있는 하이퍼 트롤러.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게임할 시간이 없어서 접은것도 있지만, 정말 친구들과 재밌게 했던 게임이 이렇게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게 감정이 미묘해서 한번 글써봤음. 부디 이 글이 이슈가 돼서 라이엇이 정신차리고 다시한번 부흥해서 언젠가 나도 복귀할수 있었으면 좋겠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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