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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 유황 열차의 그림자 (하이 눈 고딕)

자유13시간 전작은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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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편 황야에 곧게 선 철도가 있다. 뜨거운 태양에 철도는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었다. 루시안은 발걸음을 땅에 내디뎠다. 앞에 보이는 열차는 이미 만신창이였다. 남아 있는 열차 칸은 오로지 5칸 뿐인 머리밖에 남지 않은 열차였다.  ​  루시안은 철도 위 멈춰 있는 마지막 열차 칸에 몸을 실었다. 루시안의 발걸음이 열차 칸의 계단에 올라섰다. 그리고 다음발이 열차 칸의 카펫에 맞닿았다.  ​  천장이 벗겨져 있고 열차의 몸통 구석구석이 총알구멍이 송송이 뚫려 있었다. 루시안은 그 구멍을 유심히 본 후 주위를 둘러봤다.  ​  루시안 내면의 그림자가 말했다.  ​  “근처에 있다. 그 녀석은.” ​  루시안은 끄덕이지 않았다. 그저 말을 듣기만 하였다. 루시안은 천천히 앞으로 발걸음을 옮겨갔다. 유황 냄새는 모래바람과 섞여 코를 스쳐 갔다. 깨져 버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모래바람을 통과한 루시안은 다음 열차 칸으로 넘어갔다.  ​  루시안은 생각했다.  ​  ‘이번 게 3번째 칸이겠지. 확인하는 데까지는 2칸 남았군.’ ​  루시안은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적막함이 열차 전체를 메웠다. ​  유황의 냄새와 적막은 점점 달아오르고 있었다. 붉은 태양은 지평선으로 향해 점점 고개를 숙여가고 있었다. 루시안 여전히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  루시안이 걸어갈 동안 그림자가 루시안의 왼팔을 잠식했다. 불길과 까만 가시가 그의 어깨부터 손까지 둘렸다. 타닥타닥, 적막함 속에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  루시안은 앞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마지막 한 칸 남았다. 루시안의 손은 허리 줌에 차 있던 총으로 움직였다.  ​  입구가 달린 벽에 가려져 안이 보이지 않는 마지막 칸을 보며 루시안은 짐작했다.  ​  손은 두 총을 집었다. 루시안은 왼손의 검은 총과 오른손의 백색 총을 모아 잡았다. 검은 총의 줄무늬처럼 패인 구멍에서 검은 불길이 튀어나왔다. 백색 총의 무늬에서 푸른 빛이 세어나왔다. 그러자 두 총은 하나의 검은 빛줄기를 뿜어냈다.  ​  한순간에 칸을 나누던 벽은 허물어져 버렸다. 벽이 박살 나며 연기가 열차를 덮었다. 유황 냄새가 차츰 가라앉을 무렵 연기 또한 열차의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연기가 걷힐 그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  ​  “후후…숙녀에게 무례를 보이는 거 아닌가요?” ​  루시안의 정면을 바라보고 있던 이는 레오나였다. ​  레오나의 방패 정중앙의 구멍에서 검은 불빛이 가라앉았다.  ​  “당신이 왜 여길 왔는지 궁금한데요? 그림자 사나이….” ​  루시안은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  “당신…근처에 있겠지.” ​  레오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어 보였다.  ​  “촉이 좋으신데요?” ​  그 순간 그림자가 외쳤다.  ​  “뒤에!” ​  루시안은 뒤를 돌아봤다. 빠른 속도로 기다란 혓바닥이 루시안을 향해 다가왔다. 루시안은 옆으로 몸을 던져 혓바닥을 피했다.  ​  루시안이 몸을 던진 곳은 좌석이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좌석과 그사이에 간단히 놓인 식탁은 루시안이 일어나기를 버겁게 만들고 있었다. 좁은 열차 안에서 몸을 던졌으니 그 종착점은 뻔하디뻔한 것이었다.  ​  레오나는 검을 뻗었다. 단순한 길이의 검은 빠른 속도로 연장하더니 앞 좌석을 뚫은 채 루시안의 어깨를 스쳐 뒷좌석에 박혔다.  ​  루시안은 검이 좌석에 박힌 틈을 타 몸을 일으키며 좌석에서 나왔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탐켄치를 향해 양손에 쥐고 있던 방아쇠를 당겼다.  ​  하나는 총알이 하나는 검은 불덩이가 탐켄치를 향했고 두툼한 손으로 애써 가려보려 했던 탐켄치의 얼굴에 두방이 명중했다.  ​  그 사이 루시안이 옆으로 보자 좌석에 박혔던 검이 다시 빠져나와 있었고 이내 루시안은 뒤돌아 다시 레오나를 향해 양손의 방아쇠를 당겼다.  ​  또 한 번 두 총알은 레오나를 향했다. 레오나는 방패로 몸을 가리며 총알을 막아낸 후 다시금 한번 칼을 뻗었다.  ​  루시안은 다리를 수그리며 상체를 숙였고 검은 길게 연장되어 탐켄치의 팔에 박혔다.  ​  “레오나…!” ​  “어머…실수했군요.” ​  루시안은 다시 탐켄치를 돌아본 후 양손의 총을 모아 잡았다.  ​  탐켄치의 눈동자가 커졌고 곧 양손의 총은 검은 빛줄기를 내뿜었다. 열차위 벽이 허물며 연기가 루시안과 탐켄치 사이를 덮었다.  ​  레오나는 검을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곤 루시안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루시안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곤 달려오는 레오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  “이미 늦었어.” ​  루시안의 몸을 악마가 뒤덮었다. 오직 왼팔에만 그 자리를 차지하던 그림자가 루시안의 전신을 감쌌다. 루시안의 몸 구석구석 불길이 서서히 타오르는 악마가 나타났다.  ​  악마는 호탕하게 웃으며 양손의 총을 들어 올렸다.  ​  레오나는 달리던 것을 멈추고 잘못됨을 깨달으며 천천히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  악마와 루시안이 동시에 외쳤다.  ​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  루시안의 양손의 총에서 거대한 불줄기의 총알이 튀어나왔다. 마치 비가 떨어지듯 총알들은 레오나를 향해 끝없이 나아갔다.  ​  레오나는 방패를 치켜세웠다. 방패 정중앙의 구멍에서 불줄기가 여전히 솟아 나왔으나 저 많은 총알을 모두 받아내기란 무리라고 생각했다. 레오나는 왼발을 차 열차 밖으로 몸을 던졌다.  ​  열차에서 빠져나온 레오나는 금방 다가온 백마에 올라탔다. 루시안은 창문 너머로 말에 올라타 도망치는 레오나를 흘겨봤다.  ​  그 후 루시안은 다시 한번 뒤를 돌았다.  ​  쓰러져서 자신을 바라보는 탐켄치를 응시하며 루시안은 조용히 숨을 내뱉었다.  ​  “쓰래쉬는 어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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