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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546

좀 긴글인데 한 번 읽어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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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넨 모니터 너머의 사람에게도 막 동정심이 들어? 나는 이해가 안 감.

미리 말하지만 난 f고 싸이코패스도 아님. 아주 감성적인 사람이지. 소설도 쓴다구!



근데 나는 인터넷 너머의 사람에게 동정심이 든다는 걸 잘 모르겠어.

뉴스로 누군가 사고를 당해 죽었대. 물론 불쌍하다 한 마디 해줄 순 있지. 근데 그 사람을 위해서 모금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 난 그런 건 잘 이해가 안 돼. 피해자의 마음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돈을 넣어주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가. 너희 그 사람 알아? 그냥 뉴스에서 본 게 다잖아. 기부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이 아님. 노숙자에게 돈 한 푼 쥐어 준다거나, 낼 성탄절에 자선 냄비에 돈 지폐 한 장 넣어주는 것 정도는 나도 해. 두 번 밖에 안 하긴 했지만 헌혈도 했어.(ㅎㅎ... ㅈㅅ)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모니터 너머의 사람의 뭘 믿고 돈을 넣어주는 거야?'

노숙자가 이후에 내 돈을 받고 술 쳐먹을 수도 있고, 도박할 수도 있어. 자선 냄비에 넣은 돈이 불쌍한 사람에게 가지 않을 수도 있지. 근데 그 사람들은 결국에 현실에 있는 사람이잖아. 얼굴을 까고 받는 기부라는 거지. 본인의 힘든 점을 남들에게 까발리고 그것을 통해 받는 기부, 즉 대가라고 볼 수 있어.

근데 인터넷 상에서의 기부는 어때?

당장 건강한 내가 대충 시한부 친구의 약과 진단서를 가져와서 인증한 뒤에 저 시한부인데 모금 가능한가요... 이렇게 글 쓰면 어떡할 거야? 나는 아무것도 내놓지 않고 너희에게 돈을 모금 받는 거야.

인증하는데 뭐가 아무것도 내놓지 않고냐! 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인터넷은 현실 세계보다 조작이 쉬워. 그래서 나는 모니터 너머에서 하는 말은 전부 안 믿어.




모니터 너머의 사람은 결국 나에게 있어서 엑스트라 1이야.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든 인생을 살았고, 불쌍한지 몰라. 인터넷으로는 얼마든지 자신의 힘든 점을 부풀릴 수 있으니까. 나에게 있어서 모니터라는 벽 너머의 인간들은 모두 엑스트라야. 옵붕이들도 엑스트라야. 옵붕이가 롤로 힘들어해. 음 힘들구나. 파이팅. 시한부가 고통으로 힘들어해. 음 힘들구나 파이팅. 나에겐 그 정도야. 굳이 게임으로 예시를 든 것 뿐이지, 엑스트라의 고통의 크기를 비교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언젠가 내가 돈이 정말 넘쳐나면 모니터 너머의 사람들에게도 동정심을 품을 수 있겠지. 근데 그것도 아닌데 내가 모니터 너머의 사람들을 동정할 순 없을 것 같아.


이번 포항 모금 사태 때만 해도 그래. 그 사람들은 피해자들에게 돈을 모아줬어. 근데 어라~ 피해자 이 사람 꼴페미였네. 평소에도 남자 욕하는 꼴페미였대. 너네 그거 알았으면 돈 줬을 거야? 아니겠지? 인터넷은 조작이 쉬워. 그래서 나는 인터넷이 아니라 실제로 돈을 주는 기부를 원해. 하다 못해 신뢰할 수 있는 재단을 거쳐서 하는 기부가 좋다고 봐.


인터넷 너머의 사람을 왜 그렇게 신뢰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품는 것도 이해가 안 가.


내가 이 글을 왜 쓰냐면 최근에 누가 옵지 빌런 이야기 하면서 글을 썼는데 거기다 시한부를 팬 빌런이 조금 이해가 된다고 말했더니 병sin 소리를 들었어. 그거 때문에 쓰는 거야. 너네 보고 날 이해해달라는 게 아니야. 한 번 쯤은 생각해보라는 거지. 왜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신뢰를 보내는가. 내 생각이 완전 잘못된 생각이면 말을 해줘. 욕만 하지 말고.


혹여나 무슨 글일지 모르는 옵붕이를 위해서 어떤 옵붕이가 시한부인데 자기 전여친과 랭겜을 했대. 근데 옵붕이는 마스터 원딜러고 전 여친은 플레티넘이었다나봐. 한 마디로 혜지 올려주는 원딜러였다는 거지. 그런 옵붕이에게 다른 옵붕이가 욕을 했대. 나는 그 욕한 옵붕이의 마인드가 살짝은 이해된다고 말했고.


만약에. 그 옵붕이가 시한부가 아니었으면? 만약에 너희가 승급전인데 걔네 만나서 졌으면? 너흰 그래도 그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어?


당장에 너네가 오늘 만난 트롤러 중에서도 시한부가 있을 수 있어. 당장에 너희가 오늘 부모 욕 한 얘들 중에 진짜 부모님이 편찮으시거나 안 계신 얘들이 있을 수 있지. 너희들의 그 공감 마인드면 게임에서 욕하면 안 돼. 상대방이 무슨 사정을 가진 사람일 지 모르거든. 너희도 은근슬쩍 나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거야. 근데 상대방이 시한부를 인증했다는 이유만으로 태세를 바꾼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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