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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오브레전드 챌린저 찍고(1월 30일) - 롤 없이 두 달 살아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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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롤로 현생을 도피했다. 2. 챌린저(외국 서버)를 찍었다. 3. 현생을 살기로 결심하고 변화가 생겼다. - 인간관계: 친구가 생겼다, -헬스: (팔굽혀 펴기로 시작한 헬스, 70kg 벤치) - 축구 (축구 잘하고 싶다.) - 피아노 (언젠가 악보의 재현이 아닌, 피아노 연주를 하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4. 언젠가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5. 옵지에 쓰는 마지막 글.

초등학교 6학년부터 대학생 시절까지 약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즐겼다. 즐기는 것을 넘어서 사랑했다. 나에게는 세계였고, 현실에서 아무것도 아닌 내가 특별해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부모님이 나에게 해주신 말씀 중에,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어"라는 말이 싫었다. 포기하는 게 익숙해졌다. 좋아하는 이성 친구가 생겨도, 포기하는 것은 익숙했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몰랐던 중학생 시절의 나는 주변 어른들에게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너를 위해 서야, 좋은 대학 가야 행복해 질 수 있어, 공부할 때가 가장 행복할 때야 라는 대답이었다. '왜'를 해결하지 못한 나는 공부에 대한 흥미를 놓았다.

학원에서 숙제를 줘도, 모의고사를 풀 때도 인터넷에서 답지를 찾아 답을 베끼며 현실을 도피했다. 게임으로 도피했다.

오만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재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애매한 재능이 있었다. 1군 프로는 되지 못하지만, 현존하는 모든 프로게이머보다 실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렐킹님을 만나서 이겼다. 파카님을 만나 게임은 졌지만 솔킬을 땄다. 괴물쥐님을 만났다. 준밧드님을 만나서 펜타킬을 했다. 기인님을 만나서 솔킬을 땄다 (1랩 때 기인님 반피로 라인전 시작, 정글차이) 나보다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을 만났지만, 운 좋게 한 번 솔킬 딴 사실로 자기 위안을 하며 방패막으로 삼았다.

브론즈 5로 시작한 내 티어는 2024년 1월 30일 챌린저를 찍었다.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롤에 집착했다. 친구도 없었다,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도 없다.

꿈에 그리던 챌린저를 찍어서 (원챔 챌린저), 챌린저 분들을 상대로 라인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나보다 당연히 잘하지만, 이들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면 아주 깊은 곳에서, 조그만 목소리가 들렸다. "만약, 롤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학업, 축구, 인간관계, 피아노, 헬스에 사용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평균 이하의 남성인 내가 만약에 열심히 살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라는 질문이 내 삶을 조금씩 변화 시켰다.

12월 달 5일 기준으로 롤을 하지 않은지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롤드컵 결승전 보고 참지 못하고 게임 한 판을 했다) 챌린저를 찍은 이후 롤에 사용하는 시간이 조금씩 줄었다.

나는 최고가 되고 싶었다. 내가 될 수 있는 최고의 버전인 내가 되고 싶다. 그렇기에 롤과 내 성장을 병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친구를 사귀고 싶었기에,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었다. 하루 한 명에게 말 걸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했다.

조던 피터슨 교수님이 쓰신 12가지 인생 법칙을 4번 읽었다, 질서 너머 책을 3번 읽었다.

무릎 꿇고 팔굽혀펴기로 시작한 헬스는 벤치 70kg (1RM기준)가 되었고 몸무게는 55키로에서 65kg가 되었다. 헬스장 하루 쉬는 게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과거의 나로 돌아가는 게 너무나 두렵기에 운동을 한다.

소중한 친구들이 생겼고, 나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칭하는 친구도 만들 수 있었다. 목표일 뿐이지만, 대학교 수석 졸업을 목표로 앞으로 한 발자국, 한 걸음 나아가기를 원한다.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2학년 한 여학생 후배가 River flows in you라는 곡을 연주하는 것을 감상하게 되었는데, 심장이 뛰었다. 나도 저 곡을 치고 싶다라는 동경으로 피아노를 시작했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곡을 연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소망을 가지고 피아노를 친다.

어렸을 때부터 약했다, 짝사랑하는 여학생 앞에서 팔씨름을 지는 것은 청소년기에 나에게 있어서 좌절이었다. 만약 내가 벤치를 100kg하는 날이 온다면, 누군가의 희망이 되지 않을까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만약 내가 하루 하루 충실히 산다면,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싶다. 언젠가 나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상상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옵지에 쓰는 마지막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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