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난 양성애자임 싫어하는 사람들은 보고 빨리 나가라는 의미에서 처음부터 써둠
그냥 살아오는 동안 내가 양성애자라는 건 자연스럽게 깨달았음 문제는 내 집안이 독실한 개신교 집안이라서 동성 연애 합법화, 트젠 이런 걸로 뉴스 나오는 거 부모님께서 보시면 혀 차시면서 맨날 저렇게만 되지 말라고 하시는데
양성애자라는 걸 숨기는 게 죄인이 된 것 같으면서도 미리 말 안 해두면 나중에 큰일로 번지기라도 할까봐 말을 못하고 있었는데
사촌이 그걸 말해버림
집 안 들어왔을 때 공기 다른 거 보고 뭔갈 눈치챘어야 했는데 들어오자마자 소리 지르시더라
처음에는 좀 혼내는 듯 싶다가 갑자기 좋게좋게 말하자고 하시면서 날 막 비정상인처럼 보심 한 때 착각이고 사람은 어차피 다 이성을 좋아하게 되어있으며 그런 연애는 다 쓸모없는 시간 낭비 뭐 이런 투였던 것 같음 반 쯤 정신 나가있었어서 잘은 모르겠는데
상상 속에서는 다 반박할 수 있었는데 막상 내가 들으니까 머리가 하얘지더라 그냥 무슨 말을 듣던 대역죄인이 된 것 같아서 아무 말도 못 꺼내고 네네만 반복하다 왔음
집안 다 엎고 난리난리를 치신 건 아니고 그냥 조용히 나 앉혀다가 말씀하신 거라 그닥 드라마틱하진 않음
아 걍 글 쓰고 있는 지금도 내가 잘못된 건가 싶다 걍 이성 좋아했으면 얼마나 좋냐고 이런 말도 안 듣고 집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