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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스는 이제 슬슬 리메이크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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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이 출시된지 벌써 십수년이 지났고, 그 사이에 스택 매커니즘을 가진 챔피언도 여럿 나왔음.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최근에 나온 스몰더의 스택 밸류를 보고 조금 현타가 와서 써봄.

난 나서스의 다른 부분들보다 근본적인 스택 시스템을 좀 손봐야 한다고 생각함.

나서스의 스택은 다른 스택 챔프들의 스택 밸류에 비해 압도적으로 성능이 구림. 스택을 쌓는 방식은 반드시 미니언, 몬스터, 챔피언을 q스킬로 처치해야만 쌓이고, 스택을 쌓아봤자 q스킬의 물리 데미지만 올라갈 뿐, 평타를 포함한 다른 스킬들은 일절 강해지지 않음.

나서스가 아닌 다른 스택 챔프들의 스택 밸류, 후반 밸류를 대략적으로 살펴보자면

1. 베이가 - 스택챔들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씹 할아버지 챔피언이지만, 스택의 밸류 자체는 상당히 높음. 스택이 쌓이면 깡 주문력이 올라가는데, 기본 공격력이 올라가지 않는 나서스와는 다르게 q,w,e,r 모든 스킬이 강해짐. 심지어 구조물에 가하는 평타 데미지도 강해지고, w 스킬은 스택당 쿨감까지 달려있음. 스택을 쌓는 방식 역시 훨씬 간편한데, 나서스처럼 막타를 쳐도 되지만 단순히 상대 챔피언에게 스킬을 맞추기만 해도 스택이 쌓임. 기본 3씩 올라가는 나서스와 비교해 쌓는 속도 자체는 느릴지 몰라도, 쌓기는 훨씬 더 쉬움.

2. 사이온 - 스택이 쌓이면 단순히 피통이 커지는게 끝이라 이 부분만 놓고보면 나서스랑 별반 다를게 없음. 어차피 원딜들 풀템 나오는 후반에는 피통이 5000이던, 8000이던 큰 의미가 없으니까. 근데 얘는 아이템 효율을 굉장히 잘 받음. 체력 계수 데미지가 달려있는 거드라에, 최근에는 피갑옷이라는 찰떡 아이템까지 만들어지면서 방마저 적당히 1코어씩 두르면 강심+피갑옷+거드라 들고 피통은 7000인데, 공격력도 400이 넘어가는 미친 브루저가 됨. 거기다 탱커답게 스킬 당 깡 데미지도 센 편이라 챔프 상성에서 에지간히 밀리지 않는 한 사이드도 좋고, 한타도 좋은 챔프가 됨.

3. 세나 - 스택이 쌓이면 깡 공격력, q스킬 사거리, 치명타율, 피흡이 올라감. 성장 공격력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단점은 있지만 딱히 그게 약점으로 작용하지는 않고, 후반으로 갈수록 서폿 주제에 캐리력이 원딜 이상 나오는 챔피언임. 아예 작정하고 탱템 위주로 두르는 탱세나도 40분 게임을 가면 죽지도 않으면서 브루저들 대가리 깨는 데미지가 나옴.

4. 아우솔 - 스택이 쌓이면 q, w, e, r 모든 스킬이 강화됨. q는 체력 퍼뎀 비율이 늘어나고, w의 이동 거리가 늘어나고, e의 처형 기준치+범위가 늘어나고, r의 범위가 늘면서 천상강림이 됨.

5. 킨드레드 - 얘도 스택이 쌓일수록 평타 사거리, 스킬 사거리, 스킬에 달린 체력퍼뎀이 모두 올라감.

6. 스몰더 - 내가 현타를 느끼고 이 글을 쓰게된 원흉. 우선 처형이라는 매커니즘 자체가 사기임. 아무리 못 커서 코어템이 남들보다 2~3개 덜 나온 스몰더도 한타에서 스킬만 묻혀놓으면 알아서 멀티킬이 들어와 그동안의 템차이를 다 좁힐 수 있음. 사실상 225 스택 쌓은 스몰더를 먼저 자르고 시작하지 않는 이상, 상대팀 입장에선 한타를 이기긴 커녕 여는 것 자체가 확률 낮고 매우 위험한 도박이 됨. 스택을 쌓는 방식 자체는 베이가와 똑같은데, 스택을 쌓을수록 q스킬 자체가 진화되서 더 쉽게, 더 많이 스택을 쌓을 수 있도록 바뀜. 그래서 에지간히 말려도 보통 25분, 많이 늦어도 30분 전후로는 225 스택을 완성함. 생각보다 말린다고 말려도 잘 말려지지도 않는 챔프임.

귀찮아서 대충 적은 챔피언들도 있고, 내 설명이 좀 부족한 챔피언들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나서스보다 스택 밸류가 떨어지는 챔피언은 아무도 없음. 스택챔들 공통 사항으로 초반이 거지같이 약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그렇다고 나서스가 쟤네들보다 초반이 강하냐? 그것도 아님. 나서스는 초반은 초반대로 약한데, 후반으로 가도 쟤네보다 영향력이 없음.

당연히 어떤 챔피언이든 무적은 아님. 위의 챔피언들도 아무리 내가 강해도 팀원들이 단체로 지랄하면 져야되는 판도 있고, 아무리 내가 약해도 팀이 적절히 운영해주고 싸워준 덕분에 내가 영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판도 있음.

10년 전에는 나서스의 왕귀를 저지할 챔피언이 많지 않기도 했고, 게임 템포도 느려서 초반에 망해도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의 나서스는 600, 700 스택 쌓고도 한타에선 cc 맞고 허둥대다 죽고, 사이드에선 미친 이동기 가진 챔피언들이 운영 돌리고, 게임은 25분~30분이면 끝나니 옛날에 비해 왕귀, 캐리하기가 훨씬 어려워짐. 스택 버프를 예전에 받긴 했지만 스택 밸류 자체가 높지 않으니 뭐...

최근 e 견제 나서스가 개뜬금없이 1티어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그건 정석적인 q파밍 농사 나서스는 도저히 써먹을 방법이 없어서(초반에 무조건 망하고 30분 전에 게임 끝나서 성장도 안 되니까) 장인들이 온몸 비틀기로 산소 호흡기 달아놓은 빌드였음. 지금은 뭐 다시 망가졌지만....아무튼그런 부분들 다 제외하고, 딱 스택의 가치로만 생각했을 때, 후반 왕귀력을 생각했을 때 나서스는 너무 구린 챔피언이 맞다고 봄.

어쨌든 얘도 리메이크 비슷한 걸 좀 받았으면 좋겠음. 역대 스택챔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표격인 챔피언인 만큼 정체성을 바꿔놓진 않되, 스택이 쌓일수록 단순히 q딜만 올라가는 지금같은 모습은 아니었으면 함.

근데 한편으로는 스택챔들 자체가 워낙 비주류 장인챔이라 조금만 건드려도 OP로 튀어오르니 굳이 필요 없겠다 싶기도 하고..."나서스 안 하면 되는거 아님?" 하는 일침엔 딱히 할말이 없는것도 맞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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