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나의 아주 오래된 생각이다.
5년 전 당시, 나는 우연찮게 괜찮은 성적으로 플레 1을 찍게 되었고, 곧 다이아를 찍기 위해 고군분투를 한다. 우여곡절 끝에 다이아를 찍은 나는 바로 직후 36승 106패 라는 아주 처참한 성적으로 플레 4 0점까지 곤두박질 친다. 슬럼프의 중간 즈음 까지는 내가 기록한 kda 를 잘 방어 했으나 이후엔 감당 못 할 정도로 곤두박질 쳤다. (모스트는 오리아나, 갈리오, 피즈, 럼블 이었고 대충 5.5~4.2 였던 걸로 기억 한다)
나는 당시 엄청난 연패의 늪에서 마음속으로 우리 팀원들을 욕했다. (kda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할 무렵 부터는 채팅도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이 팀원을 욕하는 행동이 진정 철학적 의미에서 그들의 인권을 넘어 영혼까지 무시하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들을 욕하는 것은 나에 대한 스스로의 존엄성까지 파괴하는 것 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라이엇이 실시하는 솔랭시스템 으로 부터 출발한다.
나의 생각은 이러하다. 이제는 아주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지만, 라이엇은 팀원 매칭을 통해 유저의 승률을 고의적으로 조작한다. 우리는 게임을 즐기고 스스로를 증명하여 랭크를 올리기 위해 시간을 투자한다. 이 반드시 숭고해야만 할 승부의 시간은 라이엇의 고의적 승부조작으로 의미가 없어져 버렸는데, 나 이외의 다른 미상의 팀원들은 바로 나의 점수를 내리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라이엇이 매칭시킨 사람들이라는 것 이다.
이 조작 시스템은 운영하는 입장에서 아주 간편하고 합리적이다. 가령 유저의 연패를 깨고 싶으면 연승하고 있는 폼이 좋은 유저와 한 팀을 잡아준다. 동시에 그 연승중이던 유저의 통나무는 한층 더 무거워지는 것 이다. 조금 더 노골적인 방식은 주로 예티구간에서 자주 일어나는데, 그건 바로 전시즌 플딱이 우리팀 원딜 ㅡ 전시즌 다2 이상의 상대 원딜 현상이다.
아무튼, 여기까지는 모두들 알고 있는 그저 그런 흔한 이야기 이겠지만, 그 승부조작의 재료에는 우리들 역시 포함된다는 것 이다. 이미 솔랭에 절여진 우리들은 점수에 혈안이 되어 팀원들을 더 이상 인격체로 보지 않는데, 사실 우리들도 누군가의 승률 박살내기 위해 라이엇이 고의로 선정한 저승사자였던 적이 있다. 나 스스로도 나는 언제나 잘 했다고 위안을 삼고 싶지만 사실은 솔직히 매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라이엇에 의해 승부조작의 재료로써 남용되어왔다. 그리고 더 이상 솔랭은 시즌 2~3때 처럼 자신을 증명하고 쟁취하는 승부의 차원이 아닌, 기만으로 점철된 추악한 용광로에 물과하지.
이 생각을 한 순간부터 나는 더 이상 팀원을 욕하지 않게 되었다. 다만 나의 승률을 깎아먹는 저 불쌍한 인격체들을 플레가 아닌 에메랄드로 승격시킨 라이엇에 역겨움을 느낄 뿐 이다. 그리고 나 역시도 저들과 다르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