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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붕이 공장 안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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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하루종일 전화하고 너무 걱정하면서 극대노 하면서

회사 일하는 곳도 알게 되어서 회사에도 조만간 찾아올 거 같아서

방금 출근 준비하면서 계속 생각하다가 앞으로 회사에도 피해 더 줄 것 같고 엄마도 걱정이 너무 심하고 해서 방금 못가겠다고 말했다

엄마가 애초에 내가 공장에 들어갈 거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던 거 같음

회사에 빨리 말하는 게 수습도 빠를 것 같아서 출근하기 전에 바로 말했음 아침 6시쯤에

그리고 나도 생각해봤는데 안 가는 게 맞는 거 같다

출근 8시 30분에 하라고 해서 면접도 봤는데 막상 일하는 거 확정 나니까 8시 15분까지 나와서 회의 준비하라고 하더라

공고에 적힌거랑 다른 거 보고 여긴 발 깊게 들이면 코꿰이기 십상이겠다 싶어서

차라리 빨리 나오는 게 나은 거 같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그렇게 됐다고 하니까 여전히 대책 없이 통신판매를 하자면서 뭐 팔지 정해 두지도 않는

머리가 꽃밭인 엄마지만 그래도 걱정 너무 심하게 드리는 것보다는 낫다

엄마 솔직히 말하면 결혼 일찍해서 사회감각이 거의 거의 없어서 그렇다

아버지가 억대 연봉 사장님하고 재산도 몇십억이라 더욱 금전감각이 떨어진 상태다

그래서 일주일정도 시간을 두고 엄마가 걱정 안 하는 선에서 이야기 해보고

내 기준에 엄마가 여전히 머리가 꽃밭이다 이야기가 안 통한다 싶으면

내가 따둔 커피 자격증5개랑 카페경력 살려서 알바든 뭐든 조금 더 안전한 거 찾으려고 한다

솔직히 살면서 엄마가 저렇게 화내는 거 처음봤다

그리고 아빠한테도 공장간다고 말했었는데 다시 백수됐으니까 내가 일자리 구하면서 돈 쪼들리게 되면 조금 신세좀 지겠다고 하니까

웃으면서 그래 좀 더 안전한 직장을 찾으라고 아빠가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진짜 아니긴함) 하더라

그래서 어제부터 집안이든 옵지든 난리났는데 오늘 다시 수습됐다

집안도 솔직히 걱정 많이 했었나보다

옵지도 응원 많이 해줬는데 그래도 나도 좀 더 안전한 직장을 찾는 게 나을 거 같다

그리고 사소한 거지만 회사에서 처음부터 약속을 한 거를 어긴 것도 문제가 됐던 거 같다

15분에 나오라고 할 거였으면 모집할 때 15분이라고 적어 놨어야지 본인들 생각에도 15분에 출근이면 모집이 안 될까봐 30분이라고 적어든 것 아닌가

작은 거짓말을 시작으로 앞으로 나에게 얼마나 거짓말을 할지 상상이 가서 안가는 게 낫다고 봤음

엄마아빠도 걱정하는 거 보니까... 참 그렇더라

그래서 결론은 뭐냐

먼저 마마가 몇 년 전부터 명장하고 무형문화재분들, 강남에서 배운 디저트나 간식들을 만들어서 통신판매로 판다는 선택지랑

내가 카페나 다른 좀 더 안전한 곳을 알바든 정규직이든 찾아서 서서히 정착한다는 선택지가 있게 됐음

은수저 집안인데 나는 안전하게 살아야 하는 운명인가보다

옵붕이들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

오늘부터 다시 유머글에 댓글쓴다

응애 아빠엄마 나 당분간 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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