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리그오브레전드

온라인 530

소신발언) 상관없음 의무제 도입이 필요하다.

조회수 750댓글 1추천 -4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는 안폈지만 t1이 skt t1이었던 시절에는 게임에 라인 선택 기능이란게 존재하지 않았다.

언제서부턴가 싸가지없는 배려의 일환으로 라인을 고를 권리를 주기 시작했는데, 누군지 모르겠으나 고안한 새끼 뺨싸대기 마려운게 지금 내 심정이다.

얼마전에 어떤 유저의 호소아닌 호소문을 읽었다. 똥싸는걸 당당하게 여기는 새끼들이 많아졌다~뭐 대충 이런 글 이었는데, 필자가 이 글을 곰곰히 읽어보면서 생각을 잠시 해본 결과, '왜 우린 롤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게되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수있었다.

인류학자나 심리학자 따위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알고 계시나요? 지구촌 60억 사람들이 각자 저마다의 가치관을 갖고 있답니다~'처럼, 이 복잡미묘한 협곡에도 수십만의 악귀들이 저마다의 신념과 가치관을 갖고 있다.

이를 이해시키기 위한 프로세스가 바로 라인을 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싸가지뒤진 라이엇은 그냥 원하는 라인을 가지 못하는 유저의 불만이 커지자 라인을 선택할 권리를 도입하는(라인별 티어까지 도입했다 바로 런치고) 결단을 내렸다.

이 이전까지 롤 유저는 픽순이라는 암묵적인 서열에 순응하며 승리를 위해 포지션을 반강제로(사실 강제임) 다양하게 수행해야만 했고, 결과적으로 타 역할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났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유저들이 싸울 때는 그냥 순수 실력적 비난과 패드립(평범한 인사)으로 다퉜을 뿐이지 타 라인에 대한 무지에서 나오는 무논리식 비방은 없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 군대가 추억이 되어버리듯, 과거 시즌에 대한 필자의 기억 또한 미화된 것일 수 있으나 하여튼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비단 게임이 아닐지라도, 사람이 어떤 일을 하게 되면 잘할 때도 못할 때도 있는 법이다. 컨디션에 따라, 업무의 난도에 따라 등등 온갖 변수에 의해 에이스라도 실패할 일이 생기고만다.

저 원시인들을 보라. 어떻게해서든 범인찾기를 하며 모자란 실력을 합리화하는, 자위중독자들을 상대하고 있노라면 스트레스를 안받을래야 안받을수가 없다. 먼저싸기와 더불어 먼저까기를 실력보다 일찍 습득한 우리 젊은이들의 혈기를 이 늙은 몸으론 도저히 견뎌낼 수가 없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럼 채팅을 끄셈 병진아 ㅋㅋ"

지금 그런 얘기를 하는게 아니잖아 모자란 친구아; 팀게임에서 소통을 단절할 거라면 대체 왜 롤을 하는가? 단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피지컬을 확인할 뿐이라면 더 좋은 선택지 또한 차고 널렸다. 우린 오직 여기서 밖에 얻을 수 없는 쾌락을 잊지 못해 떠도는 악귀일 뿐이다.

저 악귀들이 나와 같은 인간의 탈을 쓰고 있는 이상 교화의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어르고 달래봐도 이미 피맛을 본 사냥개들이 달라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고, 개중 깨어난 인류로 발돋움하는 친구들은 극소수일 뿐이다.

라인 선택권 압수라는 개념이 당장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순 있어도 롤 악귀들에게 '개념'을 주입시킬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라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정말 반드시 기필코 라인을 정해서 가고 싶다 하면 사람을 모아 자유랭크를 하면 될 일이다. 친구가 없어 슬픈가? 세상이 좋아져 이젠 디코방 하나만 들어가도 하루에 수십개의 파티를 볼 수 있다. 이 사람들은 단발성 관계가 아닌지라 서로의 발언에 신경쓰기에 불화로 인해 큰 일이 날 걱정도 적다.(남4여1만 아니라면)

너무나도 삭막한 사회다. 건조하다 못해 메말라 쩍쩍 갈라지는 사막같다. 이해와 공감이 결여된 악귀는 그저 여기저기 떠돌며 먹이를 찾는다. 길을 잘못 든 아이를 구원해야 할 협곡의 오은영 박사인, 공신력있는 유튜버들은 애들에게 공감과 협력을 가르치기보단 남 탓 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자극적인 영상은 효과적인 조회수를 뽑아내지만 돌이켜보면 배울 점은 하나 없다.

시즌3부터 랭크를 조금씩 해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랭크에서 손을 뗐다. 그동안은 타버린 열정의 잔재를 붙들고 숨을 불어넣고 있었으나, 이젠 그럴 생각마저 들지 않는다.

갈등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질 테고(더 이상 심해질 것도 남아있지 않지만) 신규 유입은 갈수록 적어질 것이다. 정말 망해가는 왕조를 보는 신하의 기분이라 참으로 착잡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