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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게임이다.

자유6개월 전hyv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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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할게. 한국섭 아이디는 3개 다 한달 혹은 보름 정지중이고 일본서버 아이디로 들어가서 하다가 빡쳐서 안하고있다. 그런데 이게임 생각할수록 문제가 심각하다.

롤을 왜 하는지 생각해보면, 어쩌다 한번씩 가능한 스머프(양학에 가까운 압승), 그리고 5:5 시스템 안에서 패배하더라도 어떻게든 남탓을 할수 있는 기묘한 구조, 또한 한국의 특수성으로 거의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다 할줄 아는 표준적인 위치(이때문에 가능한 원활한 매치메이킹)라고 생각하는데, 마지막만 빼고 이제는 전부 의미없다.

가만보면 롤 랭크매치는 더이상 게임이 아니라 도박인거같다. 팀운이 너무 많은걸 결정한다.

일반인의 실력으로 할수 있는 일반적인 기대값은 팀이 정상적인 플레이를 통해 기본적으로 역할을 수행할것으로 기대되는 범위가 있고 내가 그 역할속 기대값보다 더 많은것을 수행해서 팀의 승리 확률을 높여주는 뭐 그런정도를 올라갈 실력이라면 보여준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롤은 나의 한계 내에서 아무리 잘해도 이길수 없는 게임이 너무 많다.

예를들어 후반까지 바라보는 챔피언으로 정글이 10분간 5킬 1데스를 했다고 치자. 그정도면 나쁘지 않은 실력이라고 볼수 있겠지. 그런데 그 와중에 팀이 솔킬을 10분간 25데스를 박아버리면? 아무리 내 플레이를 자책하려고 해도 피드백이 안된다. 왜냐면 그게 '정상적인 이치'인지부터가 납득이 안되니까. 내가 그 포지션에서 그렇게 할때는 그렇게 안되거든. 그리고 개선할 방법이 없다. 다음에 만나는 친구들은 똑같은 실수를 무한히 반복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어쩌다 한두판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게임의 거의 60%를 차지한다는거다.

그래서 실력도 없는게 계속 남탓만 할꺼냐, 라는 비웃음을 살수 있겠지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그런게 아니다. 내 실력을 올리려는 노력은 수없이 했었다.

하지만 실력을 올리려는 노력은 굉장한 스트레스를 요하고, 실력이 올랐음에도 점수가 떨어지는 시간이 오면 점수와 내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것에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다. 오피지지에서 항상 지는 팀 에이스 띄우면 뭐하겠니. 게임은 계속 나와 상관없이 패배한다.

이런 시점에서 현명한 사람이라면 '게임 실력에 목숨걸지 말라'는 이야기로 방어하려고 할것이다. 하지만, 막상 점수를 다 박고 아이언4에 도착해버리면 플레이 동기부여가 없어질건 뻔하다.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는건 랭크매치를 하는 이유가 없다는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즐겜 마인드를 가지면,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팀의 헌신이라던지, 크고 작은 게임 내 지식에 집착하는 프로게임에 기반한 배움이라던지 이런거를 할 이유가 또 없어진다. 그건 곧 내가 더이상 e스포츠로서 롤을 대하지 않는것이고, 그말인 즉슨 나는 트롤 취급을 받거나 정지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양학을 하려면 심해구간으로 들어가야하므로 일반적인 실력을 가지고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패작을 무조건 해야한다. 결국 나의 즐거움을 위해 어뷰징이라는 부정행위를 해야만 가능하다는것.

그리고 놀랍게도 게임을 정말 많이 하고 능력도 있어서 다이아, 혹은 마스터까지 올라간다고 치자. 일반인이 거기서 즐거움을 얻을수 있을까? 방송을 통해 돈을 번다던지 사람들에게 게임 잘한다고 대접받는게 아니라면 올라가도 결과를 보는 그 순간만 자부심을 느낄뿐 곧이어 랭크가 올라가는 속도가 더뎌지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하거나 초조해할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에 평화로운 해결방법은 없다. 잘하려 해도 스트레스만 늘어나며, 어지간히 잘해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고, 결과가 주는 행복 또한 별로 없지만 그것과 별개로 항상 내 기분을 잡치려는 빌런들이 즐비하고, 그들과 상관없이 항상 즐거움을 얻으려면 내가 나쁜놈이 되어야한다.

그래서 롤은 걍 안하는게 맞는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접의 푸념이나 징징이라고 생각하면 니 말이 맞는거같다. 근데 사회에서 대접받는 사람들이라면 전부 이런 롤의 심연을 보고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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