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이전에 방송을 준비했었고 플4찍고 롤 접은 필자다. 혹시 롤을 접고 싶은데 못 접는다거나, 아니면 너무 롤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우선 내 소개를 잠깐 하자면 1600판 쳐박고 브론즈에서 빠져나오고, 900판 쳐박고 실버에서 빠져나오고, 500판 박고 골드에서 빠져오고, 50판을 박고 플레를 탈출한 (전)롤창앰생19세였다. ( 판수 적은 건 양해 좀 해줘라 )
각설하고, 우선 내 스토리를 잠깐 풀까 한다.
롤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게 있다. 누군가는 친구랑 같이하려고, 누군가는 재밌어보여서 등등이 있을 것이다.
나는 롤을 누군가를 동경하면서 빠져들었다. 끝까지 멘탈이 터져도 꿋꿋히 캐리하는 그런 모습은 나의 롤모델이였다. 비록 게임이였다고는 하나, 역전영상은 나에게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고 바로 롤을 다운받아 플레이했다.
( 힐 유체화 든 마이를 플레이하며 불가능에 도전하는 병신 칭호를 획득했습니다 )
아무튼 그런 시절들이 지나가고서 노력한 만큼 티어가 올라가는 게 제일 좋았다. 그리고 나의 목적은
그 유튜버가 있는 자리까지 올라가서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여서 실버까지 올라갔을 때의 쾌감은 어루 이대로만 올라가면 되는 줄 알았다. 이대로만 쭉... 갔었다면
점점 롤에 빠져들면 들수록 정신 상태가 상당히 헤이해져만 갔다. 그게 어느정도였냐면
전에는 밖으로 놀러가는 걸 좋아하고 활발하며 착했던 아이가 이기적이고 추악한 인간 쓰레기 말종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니까.
어쩌면 방어기제였다. 이전에 왕따를 당한 기억이 있는데 그걸 롤에서 수백판 수천판을 듣다보니 실생활에서 들리는 나에 대한 충고가
나를 까내리기 위해서 던지는 모난 말이라는 말로 치부시켰다.
물론 그 사이에 사건이 좀 큰 게 있었어서 피해망상에 걸린 게 좀 컸다곤 생각한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과거에 성추행이라던가. 폭행이라던가 그런 걸 좀 많이 당했을 때도 얘네가 반성하고 사회에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선처를 중2때까지 반복했던 걸 생각한다면 좀 많이 달라지긴 했다.
티어가 올라가면 갈수록 성취감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허무감은 늘어만 갔다. 허무감은 스트레스로, 스트레스는 내 소중한 사람에게 화풀이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있었던 사건을 들자면
선2렙 못 잡아서 겜 졌다고 절교선언까지 하며 며칠동안 연락 한 마디도 안했던 걸 생각하면 진짜 쓰레기 그 자체였다.
별로 심하게 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뒤에 이런 걸 수식하면 어떻겠는가?
'내가 좋다고 아무 조건 없이 100만원을 선큼 내주며 방송을 도와주는 사람 '
존나 쳐맞아야겠지? 어딜 싸가지 없게 주인님이라고 부르면서 개처럼 짖어도 모자를판에 뭐요..? 니탓이야..?
아무튼 점점 롤이 멘탈을 좀먹어가고 있을 때 동경은 점점 희미해져가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 나는 저 사람을 보기 위해서 미친듯이 달려왔는데 티어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내가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이 ㅈ망겜을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길이라고 굳게 믿었기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라는 생각으로 억지로 버텨갔다.
틀린 건 아니라면서 끝까지 스스로에게 변명해가며 플레를 찍었을 땐 모든 게 다 허무했고
내 미래는 검은 파스텔로 깜깜해지고 나락의 구덩텅이로 빠져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근데 그렇다고 공부를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였다.
최근 11월 모의고사 국3, 수4, 영4, 사문5, 생윤1
이다. 사실 지 꼴리는 과목만 공부했다.
( 철학과 가끔씩 학교에서 견학 있으면 들으러 갔었는데 그때마다 교수님들이 대학 와서 대학원생 할 생각 없냐고 많이들 물었다 )
수학이 진짜 아무리 노력해도 답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논술 준비를 하고 있던 와중, 논술 선생님이 수능 국어 관련해서 오리진테이션을 하신다고 하셔서 들으러 갔었다.
그때 들은 이야기는 아직도 잊지를 못한다 수능 35211을 찍고서 동국대 추합도 아니고 최초합이라는 소리를 듣고
어? 나도 할만한데...? 수능 한번 공부해볼까...?
라고 생각하며 첫 스타트로 2024 수능 국어 문학 쪽을 풀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풀면서 느끼는 건 좀 많이 색다른 자극이였다. 김종길의 <문>, 정끝별의 <가지가 담을 넘을 때>를 읽고서 오르가즘이 느껴졌다.
감동이나 그런 것보단 진짜 꼴림이였다. 설명을 자세하게 하면 정지각이기에 내가 절정을 찍었던 지문을 가져와볼테니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느껴봐라.
-그립던 깃발이 눈뿌리에 사무치는 푸른 하늘이였다.
( 했냐고 묻지마라 상당히 수치스럽다. 근데 저 마지막 부분은 진짜 꼴리지 않냐. )
아무튼 그 후로 난 시와 글들을 좀 자주 읽었다. 혹시 저 글만 꼴릿함이 느껴지는 건가 싶어서 다른 것도 많이 봤는데 똑같더라.
추천하자면 윤동주의 수필인 <별똥 떨어진 데> 도 괜찮다. 그냥 보면 살짝 밋밋할 수 있는데 윤동주의 어린시절을 본다면 이것만큼 자극적인 술이 따로 없다. 윤동주 시는 대부분 다 꼴린다.
그래서 난 소설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롤 캐릭터에 관한 서사도 적어봤고 너희가 원하는 그런 것도 꽤나 많이 썼다. 근데 시만큼은 꼴리지 않더라. 내가 써서 그런가.
시는 아직 세월의 풍파를 안 맞아본 햇병아리인 나에겐 너무나 과분한 거라 한 20대 후반에 적어볼까 한다.
아무튼 내가 도전하는 것들을 위해서 내가 앞으로 가기 위해 벌린 걸음을 버리고자 한다. 그 버린 걸음들은 전부 나에겐 소중한 시간이였고 앞으로 내 길의 거름이 될테니 그리 그립지만은 않을테니까.
우선 뭐... 그 사람을 만나긴 포기했냐라고 물어볼 수는 있는데 그대로 냅둘거다. 내 인생의 롤모델이였는데 어떻게 포기해.
다만 그와는 조금 다르게 걸어가고 싶다. 똑같은 길을 고집하면서 부셔지려는 나뭇가지가 아니라,깊숙히 파고들어가 꿋꿋히 버티는 뿌리가 되고 싶다. 나뭇잎이 아름답다고 해서 뿌리가 더럽다고 생각하면 안되듯 다른 길 마저도 인정해야할 순간이 온다.
아마 내가 처음 내는 작품은 별의 정령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먼치킨물은 아니고 왕도물이다. 대학을 다니며 3년동안은 아마 그 작품을 좀 더 세련되게 다듬고 여러분들께 선사할 듯 싶다.
네이버 가던 아님 그냥 각잡고 일본가는 것도 고려중이긴 하다. 목표는 단순히 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서.
웹소설, 애니메이션, 인터넷 방송, 웹툰, 영화의 최정점의 회사를 만들어서 시청자들에겐 재미를 종사자 분들에겐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드리고 싶다.
그리고.. 노벨 문학상에 버금가는 상을 만드는 게 목표다. 정치적인 색을 전부 빼고서 아름답게 지어진 작품이 선정되지 않을까 싶다.
아 걔가 옵지에 이런 글을 싸질렀었지 ! 하면서 즐겁게 봐주면 좋을 듯 싶다.
뭐 그래서 내 꿈을 위해서 롤을 접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방송을 위해서 돈을 준 친구한테 갚으려고 했으나... 보시다시피 답장은 저렇지만 말이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롤이 접기 힘들다. 라고 하면 너가 진심으로 원하는 길을 찾아봤으면 좋겠다. 어쩌면 너의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방송...은 수능 끝나고 대학 입학하면 시작할 듯 싶다. 이전에 도와주신다고 했던 분들 팔로워 해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사실 이 말이 제일 하고싶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웠다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뮤이자 친절한 사람들이 많았었고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사람들이라고.
이상이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라